이제 나는 우리가 다른 미래에 도달하는 상상을 한다. 그 미래는 건강하고 독립적인 존재들만의 세계가 아니라 아프고 노화하고 취약한 존재들의 자리가 마련된 시공간이다. 그리고 서로의불완전함, 서로의 연약함, 서로의 의존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는세계이다. 그곳에서는 삐걱대는 로봇도, 허술한 기계 부품을 드러낸 사이보그도 완전한 타자가 아닐 것이다. 그들은 이미 미래의 일부일 것이다. - P283
도무지 생각지 못했던 어떤 세계와 정체성으로 우리를 이동시키는 이 ‘타자‘들은 확고하다고 믿었던 지식과 기술, 사상, 정치적 신념과 지혜의 매끄러운질서에 오류로서 등장한다. 돌봄의 공동체는 그런 오류를 배제하고, 몰아세우고, 깔끔히 치료하고 쓸어버리는 대신 오류가 열어둔 이음새 사이에서 새로운 탐사를 시작한다. 타자를 돕고, 타자로서 돕고, 타자를 돕는 일을 도우며, 미래-타자의 출현에 열린 지식과 기술은 어떤 얼굴일까. - P307
호혜성의 도덕적 언약은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 우리가 받은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 이제 우리 차례다. 이제서야. 어머니 대지님을 위해 베풂을 열자. 그녀를 위해 담요를 펴고우리가 손수 만든 선물을 높이 쌓자. 책, 그림, 시, 기발한 기계, 공감의 행위, 초월적 생각, 완벽한 연장을 상상하라. 주어진 모든 것을 치열하게 지켜내라. 마음, 손, 심장, 목소리, 환상의 선물이 모두 대지를위해 차려진다. 선물이 무엇이든 우리는 내어줘야 하며 세상을 다시새롭게 하기 위해 춤을 춰야 한다.숨이라는 특권의 대가로. - P563
과거에, 또한 상상된 미래에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순간에서 포착되는 의미다.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가졌다면 어디론가 가는 일이 아니라 지금 있는 곳에 그대로 머무르는 일에 그 시간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기지개를 켜고 눈을 감고 빗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 P434
내가 숲에서 배운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무작위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은 온갖 의미로 충만하며 온갖 관계로 다채롭다. - P436
당사자의 목소리는 각자에게 고유한 진실을 알린다. 그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장애인들이 장애를경험하지 않거나 덜 경험하는 집을 살펴보는 일은 공간에 대한 사회적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다. 장애가 손상에 따르는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공간에 따라 재규정될 수 있는 개념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P194
정답은 없었지만, 나는 학생들의 창의력에 경탄했다. 그들이 부들에게 돌려주는 선물은 부들에게 받은 것만큼이나 다채롭다. 이것이 우리의 임무다.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 이것이 교육의 목적아닐까? 나 자신의 선물이 지닌 성질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기 위해 이 선물을 쓰는 법을 배우는 것. - P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