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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을까? ㅣ 사계절 그림책
이희은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평점 :
너와 나는 같고도 다른 사람이다. 같아서 좋고 달라서 또 좋은 관계이다.
쨍한 별색으로 그려진 동그라미 쌍둥이가 서로의 다름을 마주한다. 정말 똑같을까? 큰 물음 아래 성향, 시선, 취향, 상상, 문제해결방식, 지향, 꿈 등 많은 다름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다르기만 할까? 함께라 좋고 공감하고 공유하는 것 또한 적지 않다. 다시 같음을 확인함으로써 안도하고 내일 새로 또다른 다름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이 확인하고 수용하는 고리가 관계의 순환, 삶의 의미가 아닐까. 쌍둥이 간 다름도 다름이지만 읽는 내내 난 어떤지 물으며 내 다름을 본다. 누군가와 함께 읽으면 또 다른 다름을 볼 것이다.
다름은 나쁘고 좋고 문제가 아니다. 그저 그대로 다른 것일 뿐이다. 그림책 속에선 재미난 놀이같기만 하고 이리 평화로운데 현실 속 다름은 어떤가. 다름은 하나되기를 미덕으로 여기는 집단에서 배척, 배제해도 된다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고 교육하지만 다름은 위험한 현실이다. 저마다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이 있고 제 속도가 있는데 그걸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다. 쌍둥이도 같지 않고 세대 안에서도, 같은 지역, 직업군, 나라, 성별 등등 분류되어 묶이는 모든 범주 안에서 정형화되는 것들에 부당함을 느낄 정도로 우린 다 다르다. 우리가 같은 건 다 귀한 생명이라는 것뿐이다. 천진하게 읽다가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아무튼 다름은 다를 뿐이라는 인지는 다양한 변주로 세뇌하듯 끊임없이 스며들고 저며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