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를 훔치다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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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한국문학 전집 시리즈 같은 것을 통해서

한국 단편 소설들을 제법 자주(라고 함은 같은 것을 반복적으로 읽은 것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읽었다.

그리고 의식이 생겨서 소설을 찾아 접하던 고등학생 때에도
이상 문학상 수상집, 올해의 문제 소설 등
단편 소설들을 위주로 읽고
부산에 소재한 고등학교의 '도서부'로 활동하는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과 소설에 대해 묻고 답하는 토론을 자주 하곤 했다.

때문에 단편에 대한 '인상'이 각인이 되다시피 굳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손현주 작가의 일곱 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작가는 등단작이 <엄마의 알바>라는 단편이다.

이 소설집에도 실린 소설이라 가장 처음 손이 갔다.

읽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대화체에 강하다'였다, 특히 주인공 소녀의 입말에 딱 맞게.


의아한 생각이 들어서 작가의 경력을 봤더니

<불량 가족 레시피>라는 청소년 문학으로 크게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아, 유명한 그 작품?)


그리고 이 책에 실린 다른 소설들을 무작위로 읽어보았다.

주인공들은 대게 여성이었고, 절박한 세상에 갇혀 있었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할 극한의 상황 속에서 무작정 가라앉기보단

나름의 몸부림으로 일탈을 꾀하다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완전 '새로운' 국면이 아니라는 것이 나름의 아이러니.^^)




소재들은 현실에 가까우면서도 신선하다.

단편소설에 대해 내가 갖고 있던 '생각'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좀 더 결말이 명확하고, 이지러지고 구부러지는 굴곡이 분명하다.

당황스럽기도 했다. 

작가님이 청소년 문학을 자주 다루어서 그런가, 

아님 내가 가진 단편 소설에 대한 편견이 너무 심한가.


뒤에 실린 해설을 보니

작가 손현주는 단편보다 중/단편에 강한 자신감을 가진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작가 손현주'에 대해 이 단편 소설 일곱 개만으로 판단한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자신감을 내비친 장편을 구해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전까진 이 소설집에 대한 명확한 평가의 한마디는 아껴두는 것으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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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76호 - 2013.가을
문학동네 편집부 엮음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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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학 계간지는 정말 오랜만이다.
그것도 선물로 만나게 되다니!

^-^ 어떤 분께서 한 권이 더 왔다며 기꺼이 나눔을 해주신 것.
한권 더 왔더라고 출판사에 말씀드렸더니 가까운 분께 선물하라고 답한 출판사도 굉장하고
처음 만나는 일반 회원분에게 기꺼이 -착불도 아니하시고. 어머나!- 보내주시다니 참 따뜻한 분.

게다가 저 인디언핑크빛의 자석 책갈피도 함께 보내주셨다.+_+센스쟁이님이셔.






소설도 꽉꽉 차있고 작가님들의 대담(?) 같은 것도 가득.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지극히 개인적인 게으름 때문에;;ㅋ)
배수아 작가님, 은희경 작가님, 천명관 작가님.. 
지난 번에 어떤 분께 선물로 책을 보내느라 유심히 보게 된 W. G. 제발트까지.

속이 꽉 차 있어요.ㅎㅎㅎ



(해당카페 직원분께서 올리신 사진 퍼왔습니다. 출처: 문학동네 카페 든든 님 글.)




무엇보다 황유원 시인의 시에 놀랐다죠.



저렇게 븅 븅 거리는 것은 무얼까요. 
(다른 곳에도 게시했지만....아직 맞추신 분이 없었어요.)
저같은 사람은 아, 발전소구나 효율적이던가- 이랬을 지도 모를 녀석인데 말예요.

같은 사물도 남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남다른 표현을 쓸 수 있다는 것..

시인이신 분들이 부럽고 우러러 보게 되는 현상이예요. +_+감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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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세계 - 백전백승을 만드는 경쟁의 과학
포 브론슨 & 애쉴리 메리먼 지음, 서진희 옮김 / 물푸레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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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지원서를 작성하는 시기다. 학점이 늘어선 성적표를 떼어보는 순간, 기분이 묘하다. 이 과목은 정말 자신이 있었는데. 시험 치기 직전까지 내용을 완벽히 이해해서 친한 친구에게 설명까지 했었는데. 심지어는 내가 설명한 덕분에 그 옆 친구는 그 문제를 맞췄다고 했는데. 학점이 왜 이러지? 

남의 일 같지가 않은가. 혹시 고개를 끄덕이는 당신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은 아니던가. 그렇다면 혹시 아는가, 그건 유전자가 결정지어놓은 당신의 약점인 것을. 몸 속의 29만 4,831개의 유전자(p.100)중에서 어느 작은 부분의 효소 속, 그 끝에 발린이 있는지 메티오닌이 있는지에 따라 당신이 결정된다는 것을?

이 황당하고도 기분 나쁜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효소가 당신의 얼굴에 ‘긴장하면 실패함’이라는 낙인을 찍어놓은 것은 아니니 당황하지 말자. 무슨 이야기인지, 이 책을 조금 들여다 볼까?



 

책의 도입부분에 쓰인 예를 빌어 다시 묻겠다. 스카이 다이빙과 볼륨댄스 어떤 것이 더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줄까? 목숨을 걸고 수직낙하하는 사람들과 음악에 맞춰 발바닥을 비비는 사람들을 비교한다는 것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스트레스의 본질을 꿰뚫기 위해 이런 비교가 실제로 이루어졌다.

스카이 다이버들에게 솜을 주고, 입안에 넣고 있다가 뛰어내리기 직전에 뱉게 했다. 그리고 이것을 반복하게 했다. 또 다른 실험은 볼륨댄스 대회장에서 이루어졌다. 대회를 거듭해서 겪게 되는 실험자들에게 홀(볼륨댄스를 추는 넓은 공간)에 나가기 전까지 솜을 물고 있게 했다. 이 두 실험군의 사람들에게서 얻어진 타액은 놀라운 결과를 말해준다. 볼륨댄스의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고! (끈 하나만 잘못되면 목숨이 날아가는 스카이 다이빙이 스트레스를 덜 유발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물론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뉴스에 보도되는 춤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말이 아니다. 실험군의 사람들은 그가 아무리 베테랑이었다 하여도 ‘판정’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서 스트레스를 느꼈던 것이다.

 

우리는 순응적인 경쟁과 비순응적인 경쟁을 명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순응적인 경쟁에는 어려움에 맞서려는 각오와 끈기, 규칙을 존중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이것은 지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는 능력이다. 순응적인 경쟁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모든 것에서 반드시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p.23)

사실 경쟁은 악의 축이 아니다. 승부라는 것이 피비린내를 연상시키는 것 같다는 것 역시 본질과는 다르다. 경쟁은 긍정적이며 건설적인 개념이다. 참여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규칙이 있고 상호협력이 있으며 결과에 따라 서로를 분발하게 만든다. 경쟁은 동기를 유발시키고 추진력을 불어넣어 창조석이라는 아웃풋을 더욱 촉진시킨다.(p.34) 물론 경쟁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삐뚤어져 있다면 문제가 다를 것이다.

만약 경쟁자들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임한다면, 정말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한다면, 상금의 격차 같은 것은 상관없을 수 있다. 만약 경쟁에 참여한 사람들이 상을 받기 위해 속임수까지 쓴다면 상금의 격차가 너무 큰 것일 수 있다. 만약 경쟁에 참여한 선수들이 힘을 아끼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상금의 액수나 상금의 격차를 더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p.89)

 

 

문제는 그 긴장이 능률을 올려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는 부류의 사람이 있는 반면 긴장이 발목을 잡아 평소보다 못한 결과를 얻는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두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어느 것이 더 좋고 더 나쁘다,는 흑백논리로 말을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열심히 일하고 항상 바쁘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게으르고 느리게 일하는 사람도 있(p.105) 는 것처럼 다양한 사람의 살아가는 것이 사실, 세상이니까.

빠른 효소를 가진 사람들은 정상 도파민 수치가 계속 낮다. 그 말은 연소실에 기름이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들은 전전두엽은 활동은 하고 있지만 긍정적이지 못한 상태가 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의 경우 정신활동이 긍정적인 상태에 이르려면 스트레스가 필요하다(그리고 도파민이 필요하다). 그들이 최고의 역량을 펼치려면 마감날짜, 경쟁, 위험도 높은 테스트 같은 새로운 스트레스가 필요한 것이다.

느린 효소는 일을 빠르게 수행하지 않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에 있지 않는 한 오히려 사람에게 좋게 작용할 수가 있다. 도파민 양이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게 되니까 전전두엽에는 기름이 가득하면서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느끼고 행동하게 된다. 그러므로 일상적인 날에는 느린 COMT 효소가 좋지만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느껴서 도파민의 양이 크게 늘어나면 이상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p.107~108)

비록 유전자가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할지라도 그것을 다루는 것은 본인 자신이니까. 아니, 어쩌면 우리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문제인 건 아닐까. 육체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원리는 다르지만 그 결과는 똑같이 ‘스트레스’니까.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나중에 읽은 지혜로운 글이 학생들의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낮춰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량은 더 높아졌다. 그러나 그것은 스트레스에 대한 그들의 인식과 해석을 바꾸어 놓았다. 스트레스를 역이용해서 월등한 집중력과 더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p.239) 지혜의 말에 담긴 교훈을 마음에 받아들여 실제 GRE 시험에서도 다른 그룹보다 65점이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p.240)

 



뇌과학에 대한 책을 읽다가 『승부의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양육’에 대한 책들을 줄곧 써온 저자들이 ‘승부’에 대하여 논한다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아니 사실 의아함이 컸다. 귀여운 아기들을 보듬어야 할 것 같은 분들이 전쟁터를 연상케하는 승부에서 무슨 말을 할 거라고?) 그리고 나를 자극했던 것이 또 하나 있다. 책의 표지에 적힌 문구, ‘이 책을 읽으면 지고 싶어도 이기게 된다’!


다른 뇌과학에 대한 책보다 훨씬 흥미있게 빠져들었다. 사사로운 이슈들을 나열하는 형식이 아니고 무작정 ‘개인 관리’에 대한 이야기만을 거론하지 않는다. 개인에게 어떻게 접근할지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따라는 또 어떻게 하며, 만일 팀을 이룬 집단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현상을 실험을 그리고 이론을 풀어간다. 저자들의 전문성이 묻어나는 ‘양육’에 대한 조언도 제법 유용해보인다. (나는 먼 미래의 내 아이들을 떠올리며 Chapter 5와 6에서 제일 자주 줄을 그었다.) 말했다시피 남자와 여자가 왜 승부에 대한 접근이 다른지 또 관리법이 달라야 하는지도 사회학적으로 무겁지 않게 접근했다. (남녀 공학 학교가 많긴 해도, 남학생과 여학생이 승부를 관리하는 스타일은 다르므로 학생들을 관리하는 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장 마지막 파트에서는 ‘집단 승부를 위한 경쟁의 과학’이란 부분이 나온다. 팀을 이뤄 생활해야 하는 사람에게도 꽤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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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스팡 수난기 - 루이 14세에게 아내를 빼앗긴 한 남자의 이야기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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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

제 몸 하나 되는 대로 굴리느라 남편의 팔팔한 인생 독수공방하게 만든 아내에 대해 특별히 만족할 처지가 아니기에, 나는 그저 사바텔이 그린 내 대형 초상화를 유증하는 것에 그치고자 한다. 왕이 들어오지 않을 때를 틈타, 그녀가 이 그림을 침실에 걸어주길 바란다. 당탱 후작은 비록 제 어미를 놀랄 만큼 닮았지만, 나는 그 아이를 내 자식으로 생각하는데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그 아이 앞으로 맏이로서 가져야 할 나의 재산을 온전히 물려준다. 아울러, 왕족의 일원이신 뒤맨 공작과 툴루즈 백작, 낭트 공주와 블루아 공주(다들 나와 아내의 결혼 생활이 유효한 가운데 아내 몸을 통해 태어난 자들이라 결국 내 딸과 딸로 간주함)에 대해서는, 파르다이양이라는 가문의 성을 취할 권리를 물려준다. 마지막으로 왕에게는 나의 본퐁 성을 넘기되, 부디 그곳에다 갱생을 다짐한 여성들의 공동체를 세워, 내 아내를 그곳의 초대 관리자 겸 수녀원장으로 삼아주기를 간곡히 청하는 바이다.

헤어질 수 없음에도 헤어지고 만 남편

몽테스팡 후작, 루이 앙리 드 파르다이양 (p.364)

 

 

그가 처음으로 휘갈겨 쓴 유언장.

그리고 또 다른 유언장을 쓰기까지...그는 참 많은 질곡을 겪었다.

 

 

참. 그리고 '사랑'을 묘사하는 것에 있어 좀 질척한 소설.

(너무 솔직한 설명, 난감해하시는 분은 안 읽는 게 나아요.

저도 거부감이 좀 들긴 하였으나 얼른 다른 소설로 힐링(!)하였습니다.)

 

먼저 <중력의 법칙>을 읽고 다음으로 읽었다.

아직 다 확인하지 못한 작가의 화법과 유머가 궁금하다.

그 다음은 <파리의 자살가게>로 방향을 잡았다. 문제는... 소설보다 앞서 영화부터 봤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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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의 리더 시너지스트 - 팀을 예측 가능한 성공으로 인도하는 방법!!
레스 맥케온 지음, 공민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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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는 작은 병원에 다녔다.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실에 앉아 멀뚱히 벽을 바라보기가 심심해 관찰 아닌 관찰을 시작했는데 대기실에 앉아있는 환자들보다 적은 수의 병원 구성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환자를 맞이하는 것은 간호사 선생님 두 사람과 의사 선생님 한 사람 뿐이었기 때문이다. 일손이 부족하지 않을까, 별 탈 없이 잘 굴러갈까? 여러 날에 걸쳐 병원에 다녀보니 세 사람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조금 권위적으로 환자를 대하며 또 어떤 사람은 날래게 행동한다. 막상 환자를 맞이하는 의사는 지나치게 사근사근하다. 신기하게도 각기 다른 사람들이 삐그덕거리지 않고 잘 움직인다. (구성원의 손발이 맞지 않는 병원이었다면 내가 찾아갈 때까지 잘 운영이 되었을 리가 없겠지.^^;)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서 세 사람을 조화롭게 조작하고 있는 걸까? 서로 다른 사람들을 어우러지게 하는 건 뭘까? 이 작은 관찰에서부터 나는 『시너지스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여럿이 모여 일을 진행할 때 -하다 못해 어린 시절, 학교에서 ‘모둠 활동’에서 조차- 너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힘든 경우를 혹은 너무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서 진전이 없는 경우를 겪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경험이 많은데, ‘함께’하는 일을 통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비교적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라 구성원들끼리의 의견 조율이 잘 안되거나 독불장군식으로 일을 진행하는 리더가 있으면 일의 효율이 떨어지다가도 타협이 잘 이루어져 단계별 목표가 명확할 경우(혹은 내게 특정 부분의 일을 일임할 경우)엔 또 다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이렇듯 경우마다 구성원들끼리 삐그덕 거릴 수도 있고, 자신 개인의 일처리 방식이 때때로 달라질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런 각기 다른 경우들을 잘 이끌어서 ‘성공’으로 가닿을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크게 셋으로 분류하며 시작한다. 비저너리는 창의적인 생각에 익숙한 사람이다, 흥미에 따라 일에 접근하고 때론 포기도 빠르다. 오퍼레이터는 실현가능한 ‘접근’을 시도하는 사람들이다. 자기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하며 주어진 일을 ‘끝내는 것’에 의미를 둔다. 프로세서는 위험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안정’을 위해 일의 과정을 때로는 그 절차 하나하나를 감시하고 기록하고 수정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분류할 수도 있다는 게 신기한가, 그런데 이런 분류가 칼로 자르듯이 딱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눈치챘는가. 사람은 누구나 여러 면을 갖추고 있어서 한 가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이 분류에 의하면 나는 비저너리와 프로세서가 서로 다른 비율로(시시때때로 변하기도 한다) 섞여 있다. 모두 하나같이 제각각인 사람들이 팀을 이루어 일을 진행한다면 얼마나 아수라장이 될까. 서로 다른 동기에 의해 움직이고 언어와 접근 방식 또한 다르다. 누군가는 회의를 피하고 싶어하고 누군가는 일을 마무리 짓고 싶어하며 누군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만 자꾸 쏟아낸다. 이런 혼돈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 ‘시너지스트’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시너지스트는 새로운 ‘관리자의 투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누구나 책에서 제시하는 아홉가지의 기술을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다가가면(‘헌신’하면) 훌륭한 시너지스트가 될 수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아홉가지의 기술은 다음과 같다.

[표 8-1] 시너지스트의 아홉 가지 기술

개인적 생산성

팀워크

시간 관리

갈등 관리

우선순위 관리

곤란한 대화

위기 관리

의사소통 기술

위임

포괄

 

책임

(p.248)

이런 자잘한 기술을 알되 “팀이나 그룹 환경에서 일할 때 개인적 관심사보다 기업의 관심사를 우위에 두어라.”(p.244)라는 말을 꼭 명심하고 행동하자. 이것이 시너지스트의 핵심이론이니까.

 

 

 

책의 내용들은 알차다. 팀 구성원 중에 있을 법한 사람들을 잘 분류해주었고 서로 다른 그 사람들이 서로 함께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굉장히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이해하기 쉽게 항목별로 설명해 둔 줄글을 깔끔한 표로 정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비교적 다양한 조합/경우의 수에 대해 예시를 잘 들어주었다. 게다가 부분의 설명이 끝난 후에 ‘Chapter 요약’이 약 두 페이지 정도로 등장해준다.

그러나 단점이라면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책의 내용이 아닌 편집에서 거슬리는 부분이 조금 있다. 첫째, 띄운 줄이 너무 많다. Part 2와 Part 3에서 본격적인 활용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제목/소제목/항목 구분을 늘어놓으면서 지나치게 띄워쓴 줄이 많다. 물론 임의대로 내용을 첫째, 둘째로 손꼽는다거나 번호를 매겨 늘어주는 친절은 감사하나 한 부분을 펼쳤을 때, 한 눈에 파악하기가 쉽지 않아 아쉬웠다. 강조하기 위해 쓴 주황색 굵은 글씨와, 단락의 중요 내용을 표시해주는 굵은 글씨가 ‘너무’ 빈번히 등장해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띄워쓰기가 많다는 것은 다른 이에게는 장점으로 파악될 수 있다. 시간이 넉넉지 못한 독자에겐 편집자의 구분을 따라 뼈대를 파악해 가면 되니까 감사할 일이란 게 맞겠다.) 둘째, ‘용어’의 문제. 제목으로 쓰인 ‘시너지스트‘라는 말에서 알아챘겠지만 이 책은 영어에서 나온 용어들을 소리나는 그대로 한글로 표기했다. 나는 ’전문적인 단어‘를 마구잡이로 늘어 쓰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한글로 순화시키지 않은 단어‘들에 굉장한 거부감마저 있다. 이 책은 ’비저너리‘, ’프로세서‘, ’오퍼레이터‘ 그리고 ’시너지스트‘라는 단어를 비롯한 외국어가 날 것 그대로 너무 자주 등장한다. 딱딱한 한자어와 날것을 소리나는 대로 써놓은 외국어 표기- 데이터, 두뇌 배터리, 보디 랭귀지,캐스팅 보트 등등의 외국어가 의역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등장한다-를 만날 때마다 좀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저자의 ’단어 선택‘이 너무 탁월해서 번역가가 ’감히‘ 손댈 수 없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앞서 밝혔다시피 병원을 오고가면서 책을 읽었다. 전문적인 용어들에 집중하기에 부족해서 약간의 단점이 거슬렸을 수도 있다. 실제적인 상황을 관찰하면서 호기심이 일었고 과거에 내가 이끌어왔던 구성원들과의 작업을 생각해보니 어떤 사람이었는지 왜 그때는 이해를 못했는지 후회가 자꾸 밀려왔다. 더 큰 성공을 일구기 위해서라도 본문을 여러번 읽고 작은 기술들, 그리고 일을 하는 동안 예측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미리 알고 준비해야겠다. 시너지스트로서의 지혜가 체득이 되면 ‘우리 팀’ 모두는 행복하게 협동할 수 있겠지?

 

역동적인 ‘팀’을 위해 살아숨쉬는 ‘우리들’을 위해 더 강력한 시너지스트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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