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린다
모치즈키 토모미 감독 / 대원디지털엔터테인먼트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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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때마다 느낌이 새로울 것 같아서, 시간이 조금 지나서 다시 보고 싶다. 보는 내내 이게 뭔가 싶으면서도 끝나고 나면 달콤 씁쓸함이 입안을 맴돈달까.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작품을 보고 자신이 만들지 못한 젊은 감성과 표현들에 상당히 질투하고 자극을 받아서 '귀를 기울이면'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매우 기대하며 영화를 찾아보았다.

 

사실 여자 주인공이 마음에 안 들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느꼈지만 왠지 모르게 엄청난 여운을 남겨준다. 

 

뭐 하나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하고 때로는 시작한지도 몰랐던, 어쩔 수 없이 서툴러서 또 때로는 내 맘을 나조차 이해하지 못해서 시시하게 끝나버린 미약했던 그 시절 우리의 관계, 감정, 사랑. '순수하지만 솔직하지 못했던, 표현할 줄 몰랐던'이라는 맥락의 영화 댓글을 보고 나만의 서툴렀던 지난날들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물론 감성에 젖어버려 너무 미화시킬 수 있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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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에도 날 위해 "욕조에서 자는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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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영화는 백예린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를 떠올리게 한다.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불안한 마음은 어디에서 태어나 우리에게까지 온 건지. 

 

나도 모르는 새에 피어나 

우리 사이에 큰 상처로 자라도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그러니 우리 손을 잡아야 해, 바다에 빠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눈을 맞춰야 해, 

가끔은 너무 익숙해져 버린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나도 모르는 새에 피어나 

우리 사이에 자주 아픔을 줘도 

그건 아마 우리를 더 크게 해 줄 거야. 

 

익숙해진 아픈 마음들, 자꾸 너와 날 놓아주지 않아. 

우린 행복할 수 있을까 

 

그러니 우린 손을 잡아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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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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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통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안내서로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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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았던 말 : '무거운 짐에 짓눌리면서도 한 발 더 나아가고, 엄청난 두려움에 떨면서도 잠시 마음 놓고 쉬며, 결국엔 스스로의 눈물을 비웃게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찰스 브코스키의 말이 생각났다 : "어려움쯤은 웃어넘겨 가며 인생을 심히 잘 살기 위해 우린 태어났다, 음이 우리를 감히 데려가기 무서워 떨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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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신경 쓰고 신경질 부린다는 것은 본인 인생에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라는 말에 명치를 얻어맞은 기분으로 띙, 하고 나 스스로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원서로 읽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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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문제는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게 아니다. 문제는 ‘뭘 포기해야 하는지‘ 모르는 거다.

단언컨대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고통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애쓰지마.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면 결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신경질 부리는 사람들의 문제는 이거다.신경질 부리기보다 가치 있는 일이 있어야 거기에 신경을 기울일 텐데, 이들에게는 그런게 없다.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신경이 쓰인다면, 당신 인생에는 신경 쓸 가치가 있는 그럴듯한 일이 없는 거다.

우리가 느끼는 아픔과 괴로움은 인간 진화의 ‘오류‘가 아니라 ‘특징‘.

아픔은 어떤 형태든 우리 몸이 스스로를 자극하고 행동하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고통은 우리가 어리고 부주의한 시기에 무엇에 주의를 기울여아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감정이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니다. 감정은 단지 길잡이일뿐이다.

신경생물학이 우리에게 전하는 제안일 뿐 명령은 아니다. 그러므로 감정을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된다. 감정을 의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평범한 존재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어떤 평가나 거창한 기대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이루게 될 거다.또한 삶이 근본이 되는 경험을 깊이 음미하게 될 것이다. 소소함의 즐거움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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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 한 호흡 한 호흡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일상 회복 에세이
이아림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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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틈틈히 읽기 좋은 책. 카카오 브런치에서 연재 시작하시던, 금상 수상작. 



작가는 이 에세이를 '삶의 수많은 가능성에 압도당하는 누군가에게' 바친다.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그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지만 책을 덮으면서 작가가 무엇을 말해주고 싶었는지 음미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매우 고마웠다. 


나 또한 알게 모르게 스스로 '모든 가능성을 가능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강박적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었다. 이뤄내야 할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무수히 많은 가운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하며 헤매고 있었다. 내가 의식하고 있는 나의 가능성으로부터 쫓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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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내게 이 책은 숨쉬는 법부터 다시 배우라고 한다. 왜? '숨'에조차 양질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어깨에 힘을 빼라고 한다. 나도 모르게 움츠려들어버린 삶을 향한 나의 자세를 '자꾸 알아차리고' 바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겸허함에 대해 알려준다. 인내를 가지고 단계를 밟아야 하니까, 시간을 쌓아가라고, 멀리 오래 돌아가는 길도 괜찮으니까. 


이 밖에도 좋은 내용이 많으니 숨을 고르고 싶으시다면 읽어보시길. 읽어봤다면 다시 한번, '읽기 전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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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허함 :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태도가 있다. 

관조 : 참다운 지혜의 힘으로, 낱낱의 사물이나 그 이법을 분명하게 통찰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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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마음에 들었던 표현 : 눈치를 본다는 표현은 항상 부정적으로 다가온다만, '조심조심 몸의 눈치를 봐가며' 늘리고 조이고 비튼다는 작가의 표현이 마음에 무척 들었다. 


소중한 내 몸인데 한 번도 몸의 눈치를 봐준 적이 없다. 피곤해도 늦게까지 안자고, 배부른데도 더 먹고, 허리가 아프다는 데도 바로 앉지 않으며 계속 무시했다. 


상사 눈치, 부모님 눈치 말고 몸의 눈치를 봐가며 산다면 분명히 이 책이 말하는 것처럼 가뿐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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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에조차 양질의 차이가 있음에 주목했다. 숨은 마음의 투영이다. 초조함에 숨이 가쁘고, 다급함에 숨 넘어간다. 쫓기는 마음에 숨이 막히고 놀란 마음에 숨이 멎는다. 그리고 구원된 마음에야 비로소 숨이 트이는 것이다.

요가가 가르쳐주는 것, 그것은 이 한숨, 한숨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다시 이렇게 숨 쉬는 법부터 배우고 있다.

매 숨이 연습이다.

우리의 태도에 따라 과거는 짐이 되기도 하고 발판이 되기도 한다.

요가를 통해 깨달은 것, 그것은 어떤 몸이든 오랜 수련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모든 건 과정 속에 있다.

그러므로 내 몸을 부끄러워할 필요도, 타인의 몸을 부러워할 필요도 없다.

조심조심 몸의 눈치를 봐가며 늘리고 조이고 비틀고 그러다 보면 다시 가뿐해지는 것이다.

나만이 느끼는 내밀한 기쁨, 열정, 두려움, 환희를 허투루 흘려 보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한결같이 ‘절대로 엄마처럼 안 살거야‘라고 생각했고, 어머니는 당신의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딸이 멀어져가는 것을 원망했다. 한 많은 어머니의 인생은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어머니를 나는 싫어했다.

내 앞가림도 벅찬 나날 속에서 나는 우리의 어긋난 틈을 애써 외면해왔다.

나는 또 엄마의 고생을 외면하면서 푸념하고 미워하고 그리워하는 것이다.

아빠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돼야지 생각한다. 고요한 방, 홀로 매트 위에서.

노력은 쌓인다. 오리무중에 빠질수록 자신이 쌓아온 그 결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답은 불현듯 찾아올 테니까.

문제는 이겨먹고 싶은 마음의 함정이다. 정말 쓸데없는 것들에까지 경쟁심을 느낀다. 뭘 이겨먹고 싶은 걸까.

"당신은 대답할 의무가 없다"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낄 때 이야기해주자. 이해란 원래 시키는 게 아니라 (잘못한 쪽에서) 하는 것이다. 혼자 애쓰고 바보가 되지 말자. 그래서 나는 입을 다물었다.

즐기지 못하면 손해다.

독서의 묘미.

오로지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읽고, 읽고, 또 읽고. 고독하게 더듬으며 읽어가야 한다. 완전히 새로워지기 위해, 읽기 전으론 돌아가지 않기 위해.

suhka dukha

산스크리트어로 각각 좋은 공간과 나쁜 공간을 의미하는 데, 전통 요가는 수카보다 두카를 우선한다고 했다. 둑을 터서 물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흐르게 하는 농부처럼 허약하거나 경직된 부분(두카)를 발견해 해소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그럼 우리의 심신은 자연히 수카 상태에 이르게 된다.

더하지 않고 빼는 것, 취하지 않고 버리는 것, 만들지 않고 비우는 것, 그러면서 자유롭고 새로워지는 것. 이것은 삶의 이치와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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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와 데이브는 데이트 상대가 필요해
제이크 시맨스키 감독, 오브리 플라자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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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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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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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랑 절대 보지 마세요. 일반 코미디인 줄 알고 엄마랑 봤다가 여러 번 당황스러웠습니다. 정말 정말 더티한 코미디 좋아하신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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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iggest fear is not being the husband you deserve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너에게 마땅한 남편이 되지 못할까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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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데는 단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
주얼 D. 테일러 지음, 서수정 옮김 / 도솔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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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없이는 생각의 감옥에서 탈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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