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에세이 1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6월
품절



갈수록 삶은 힘든것이다. '다만 늘 가면을 쓰고 다니는 것'만이
우리를 희극(제삼자 눈에)에서 해방시켜 줄 것이다.

이를 악물고 마스크를 쓰고 고독을 내보이지 않는것, 그것뿐이다.- -쪽


현대인, 전제주의의 희생자. 발음이나 개념의 정의에 있어서의 뚜렷하지 못한것, 모호한 것은 악보다도 더 싫다. 개성이나 뚜렷한 자아의 길이 없는 인간은 무엇에 있어서 뛰어나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시골에서 학교를 나오고, 서울서 대학을 나온 사람들에게는 일생 소시민 근성이 따라 다닌다. 도덕, 개성, 발음, 행동 전부가 어중간하다. 선에도, 악에도 불철저하고 다만 얼치기, 얼절이, 엉터리다. 무섭게 강한 것은 칭찬과 명예욕뿐...
- -쪽


부부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이미 고전으로 되어 있는 것이지만
타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화났을 때 타인에게 그걸 옮겨서는 안 되는 것처럼!

부부 사이에서도 그래서는 안 된다. 타인이라고 생각하는데서 예의도,
감사도 우러나오는 것이다.- -쪽


격정적으로 사는 것 - 지치도록 일하고 노력하고 열기 있게 생활하고 많이 사랑하고, 아무튼 뜨겁게 사는것, 그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산다는 일은 그렇게도 끔찍한 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만큼 나는 생을 사랑한다. 집착한다. 여자는 체계화된 생, 또는 이성적!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재능을 일상 회화 속에다 낭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 남에게 보여서 부끄러운 사랑은 마약 밀매상적인 요소가 있다.
그것은 없느니만 못하다.
- -쪽


그러나 운명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우리를 데리고 간다.

우리 의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자유롭지는 않다.

우리가 생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생이 우리를 형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기치 않았던, 때로는 소망치 않는 방향과 형식 속에 생이 형성해 놓는다.- -쪽


모든 순수한 것은 순간속에 있다.
이것을 지속하고 응결하려는 것이 진실로 산다는 것이다!
- -쪽


우정이나 사랑은 그것의 본질에 있어서 파악될 수 있는것이 아니라
그러한 방향으로 나의 의식을 나날이 선택하는 나의 태도,
즉 나의 의식의 의도에 의해서만 그러한 것들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 -쪽


뭔헨에서 1956년 1월 27일 전혜린.

장미는 온실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고, 외국에 대한 열을 무시하도록.
'장미'라는 사실이 중요하지 '온실'인가 '산'인가는 아무 것도 아니다.
너는 좋은 소질을 가진 인간이니까 그것을 키워서 꽃 피워줘.

지상 목표를 인식(선과 미)에 두고 매일의 생활을 노력의 과정이라고 보고 결과를 생각하지 말고 그 과정 과정에 충실한 넘친 생을 누려줘.

자아와의 끊임 없는 대화!를 끊지 말고 자기를 미칠 듯이 사랑하고 아끼되, 자기의 추나 악을 바라보는 지성의 눈동자도 눈 감지 말아줘..-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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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핑크 2006-04-1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몇년이 지났네. 책을 읽은지도,
기억하고 싶어 적어두었던 글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