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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LG, 그들의 전쟁은 계속된다
박승엽.박원규 지음 / 미래의창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의 경제사는 사실상 재벌의 경제사다. 그리고 우리 재벌의 역사는 사실 삼성과 현대 LG의 삼국전투기다. 현대가 사분오열되어 몰락한 지금 삼성과 LG는 곳곳에서 아직까지도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저자는 폭넓은 자료를 바탕으로 각 분야에서 벌어졌던 두 거대기업의 발자취를 쫓는다. 책은 도발적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두 기업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래서인지 끝까지 흥미진진하다. 특히 첫 장 '브랜드'편은 삼성과 LG의 관계를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두 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 꼭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여러 가지 뒷이야기들을 많이 알 수 있다. 많이들 알고 있는 것이겠지만 삼성 창업주와 LG의 창업주가 같은 진주 출신의 사돈관계였고, 매우 돈독한 관계였다는 것이나 IMF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삼성, 현대, LG를 불러 빅딜을 집요하게 강요했던 뒷이야기, LG카드사태로 인해 구본무회장이 경영권을 위협받기까지 했던 이야기가 소설처럼 펼쳐진다. 이런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통해 정부와 두 기업의 관계가 어떠했으며, 두 기업의 성장사는 어떠했는지, 두 기업이 경쟁관계로 돌입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떠한 관계에 있는지를 살펴볼수 있었으니 그 점에 대해서 저자에게 고마워해야할 것 같다.
삼성과 LG의 전쟁은 아직도 계속중이다. 재벌체제를 옹호하는 사람이건 반대하는 사람이건 분명히 알아두어야할 것은 그 체제가 긍정적 역할을 해온 부분이 있다는 것과, 아직도 공고한 영향력을 갖춘 제국의 모습으로 현존한다는 것, 그리고 이 체제의 미래를 그려보기 위해서는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쯤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