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자막없이 즐겨라 - 로맨스 & 코미디
안병규 지음 / 로그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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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는 거죠?'
'우리가 했던 말이 이 책에 다 있군요! 정말 훌륭해요!'
'제 말이 빠르다고요? 미드속도로 녹음한 CD로 연습하셔야겠군요!'



재미있게 구성된 표지 디자인과 이 책의 내용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미드 등장인물들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머리말에 밝힌 저자의 '영어 공부에 미드를 강추하는 이유'는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wives>, <고스트 앤 크라임 Medium>, <Lost>, <Friends>, <Ally McBeal>, <CSI NY/Miami/Lasvegas> 등등, 정말 매회 흥미진진한 줄거리로 마음을 사로잡는 미드, 또렷하고 깨끗한 발음의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허물없는 사이에서 주고받는 slang들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미드를 보고 있노라면 진부한 구조로 여전히 우리 안방을 공략하는 한국 드라마들과는 색다른 즐거움에 빠져 든다.

부록 CD의 mp3파일을 플레이어에 옮겨 들으며 책을 찬찬히 훑어보기도 하고, 표현 하나하나를 소리내어 읽으며 전에 봤던 미드 장면 하나하나를 떠올려도 봤다.
이 책의 장점은 일단 재밌다는 것이다. 15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여러 미드 속에서 실생활에 적용할만한 표현들을 건져내어 각 상황을 설명한다. 그와 유사한 다른 표현들도 소개하고, 지루하지 않은 본문 구성과 각 에피소드별로 마지막 장을 점검의 장으로 할애하는 것까지 책을 읽는 내내 공부한다는 느낌보다는 즐겨보던 미드 시청의 연장선에 선 느낌이다.
CD와 수강쿠폰도 매우 유익하다. 학습으로 치자면 그다지 부담이 되지 않는 분량이다.
책장 몇칸을 차지하고 있는 숱한 영어 학습서적들, 솔직히 한권을 제대로 본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그리고 여러번 읽는 것이 전혀 부담없는 책이라 하겠다. 어려운 영어 단어가 많지도 않고, 미드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표현들을 많이 담고 있다. 자투리 시간이나, 공부하다 쉬는 중간중간 몇 번씩 읽고 있었는데 하루에 한 편에서 두 편 정도의 미드를 시청하면서 책에 나온 표현들의 빈번한 출현을 확인할 때마다 흡족함을 감출 수가 없다.
물론 체계적인 영어 학습서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마뜩찮겠지만, 회화를 위해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려는 학습자들에게는 이 책을 읽는 것이 꽤나 즐거운 일이 되리라 본다.
미드, 자막의 도움없이도 정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는 책, 한 번 즐겨보자~
모두들, Hang in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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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금메달리스트에게 Art of Mentoring 5
나디아 코마네치 지음, 강혜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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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듣던 만점신화의 주인공 나디아 코마네치의 경기를 TV로나마 본 것이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작고 가녀린 체구의 한 여자아이가 마치 본래 인간이 아니었던 것처럼 가벼운 몸짓으로 날아오르는 장면을 보고 절로 숨을 죽였던 것만 기억난다. 한동안 그녀는 대단한 이슈였지만, 이슈 그 자체 이상으로 그녀에 대해 아는 바는 없었더랬다. 그녀가 작성한 본 책의 편지글에서 지적하듯 나역시 그녀가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렸으리라고 믿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된 때에도 나는 한참 어렸던지라, 그녀의 성과 뒤에 감추어진 피나는 노력을 짐작할만한큼 속깊지는 못했었던 것이다.

 
내게는 열 가지 삶의 원칙이 있습니다.  내 과거와 현재의 산물이며,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희망이지요.    1. 기본을 완벽하게 익혀라.  2. 부분에 집중하라  3. 어려움을 예상하라 - 성공은 결코 쉽지 않다.  4. 실수를 인정하고 그로부터 배워라.  5. 자신의 언어로 성공을 규정하라.  6. 준비가 전부다 - 과정을 즐겨라.  7. 남이 요구한 것 이상을 하라.  8. 독창적으로 행동하라 -고유의 색채로 영향력을 행사하라.  9. 기꺼이 희생할 각오를 하라 - 성공이 더욱 달콤해진다.  10.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져라
 

Art of Mentoring 시리즈, 다섯번째 권인 그녀의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 책을 읽기로 한 것에 대해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 시리즈의 다른 권들도 다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발간 취지가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프로페셔널로서 가장 값진 금메달을 쥐기 위한 여정이라 함은 누구에게도 쉬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녀의 조국이었던 루마니아. 어쩌면 그녀가 살았던 시간의 루마니아가 그녀로 하여금 체조를 운명처럼 선택하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간절히 원하고, 그것을 이뤄내는 아이. 목표 달성을 위한 자기통제를 기꺼이 감수하는 아이, 도전을 즐기던 아이, 결국 날아오른 아이. 그 아이가 바로 나디아 코마네치다. 자신의 눈빛이 그저 공허한 것만은 아니라고, 내 안에 갈망이 있어서, 그래서 남들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하는 것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이 된다고 고백하는 그녀. 그녀의 의지 가득한 삶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펼쳐진다. 그녀는 인간의 육체 표현 능력 한계만을 넘어선 것이 아니었다. 모험을 통해 희망으로,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꿈을 향해 날개를 펼치는 그녀의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앞으로의 삶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않겠다. 직접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이야기에 함께 하게 되길 바란다.

  

최고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을 넘어서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한다는 의미입니다. 주변 모든 사람이 할 수 없다고 말할 때도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것입니다. 내리막이라고요?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나는 다시 정상에 섰고, 거기서 내려오느냐는 자발적인 선택과 결단의 문제일 뿐입니다.
 

출판사 리뷰에서도 밝히고 있듯, -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꿈꾸는 청소년과 대학생, 진로 지도에 고심하는 선생님과 학부모들에게 진정한 직업정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줄 것이다]라고 - 이 책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극복해야 할 역경 앞에서 용기를 낸 멘토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무엇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지침서가 되리라고 본다. 책의 마지막장을 덮자마자 가족들에게 꼭 이 책을 읽기를 신신당부했다. 내일이면 우리는 분명 '무엇을 꿈꾸든 가능한' 삶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대도 나디아 코마네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림출처 : http://www.nytimes.com/packages/html/sports/year_in_sports/07.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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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다이어리 - 뉴욕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
제환정 지음 / 시공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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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낀 소감은 대략 이렇다.

 

편집 및 구성-  감성적인 표지와 본문 중간중간 삽입된 잘 찍어낸 다채로운 뉴욕 풍경, 하늘거리는 종이 간지까지 꽤 인상적이다. 내용편집, 제목 폰트, 읽기를 수월하게 해주는 적당한 들여쓰기, 좀 더 선명하게 의도를 전하는 붉은 글자 처리 등 멋지게 만든 책이다.

내용 - 말그래도 솔직한 이야기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뉴욕생활을 통해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뉴욕 판타지의 실체를 밝힌다. 또한 감칠맛나는 글솜씨로 다양한 주제와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독자로 하여금 지루하다는 생각없이 책을 읽을 수 있게 한다. 뉴욕의 극과 극, 판타지 대 치열한 현실을 조금씩 알아가다 보면 어느새 책의 마지막쪽에 다다른다. 삭막하면서 치열한, 이방인에게는 결코 너그럽지 않은 뉴욕의 일상마저도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을 뉴욕의 판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솔직하게 말하기 - 그렇다. 지루하지는 않다. 다만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쓴 글처럼 가볍고 서툴다는 느낌도 든다. 간혹 튀어나오는 영어단어나 억지스럽게 여겨지는 군더더기 표현이 읽기의 흐름을 방해한다. 중간중간 사진이 많아 눈은 즐겁다. 이 컬러풀한 본문 사진으로 인해 책값이 더 높게 책정되었으라고 본다.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유익했다. 하지만 책을 읽기도 전에 이미 미디어를 통해 뉴욕의 일상을 많이 접해서였을까, 개인적으로는 진작에 알아챈 내용들이 꽤 중복되어 있던 터라 내용만 보았을 때에는 소장의 가치까지는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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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노엘 샤틀레 지음, 정미애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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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전히 어쩌면 영원히 익숙해질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작은 책, 부담없이 펼쳤다. 하지만 다 읽어내기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읽다가 멈추기를 여러 차례, 이런 작품은 처음이다. 르노도상을 수상했다더니 그 수상이 당연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다분히 실험적이라 하겠다.
딸은, 죽음을 선택하고 가족이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하게 때로는 그마저도 따뜻하게 바라보는 어머니를, 회고한다. 생명의 탄생을 돕는 일을 해서였을까,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끊겠다는 -딸로서는 당연하지 않은 선택을 - 통보를 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어이가 없다할 만큼 자애롭다.
잔인하다. 이 세상의 어떤 딸이 엄마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엄마의 마지막 수업이 저자에게 어느 정도 치유와 수용으로 자리매김하였으리라는 믿음도 어쩌면 억지스러울 지경이다.
엄마의 죽음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저자의 감성이 얼마나 학대받았을지는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었다. 기분과 감정의 굴곡을 여실히 드러내는 저자의 서술 기법이 어렵게 느껴져서였는지, 아니면 딸이 처한 현실을 독자의 입장에서 함께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 힘겨워서였는지 공감과 반감의 기복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슬프거나 화가 났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나는 죽음을 준비하는 엄마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개인적인 감정을 자제하지 못한 탓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내내 불편하게 여겨졌던 것 같다.
책장을 덮은 지 며칠이 지난 오늘 다시 이 책을 펼쳐 본다. 죽음을 길들일 수 있다던 책 속의 어머니, 지금은 샤워를 마치고 선택한 곳으로 여행을 떠났을 터다. 삶의 끝을 애써 외면하며 사는 삶이 과연 이보다 더 행복할까? 아무도 정답을 이야기해주지 않을 것이다.
작가에게도 이 작업은 결코 수월하지 않았으리라. 떠나는 엄마에게 그녀가 여전히 엄마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장면이 애잔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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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
릭 게코스키 지음, 차익종 옮김 / 르네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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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재.미.있.다.

스무명의 작가와 그들의 책에 얽힌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책의 상세정보에 어느 정도 소개가 되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람)

희귀본이 거래되는 시장, 수집가들의 끊이지 않는 책탐.

책의 처음페이지에 실린 -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희귀본의 - 책 겉표지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빠르게 뛴다.

책에 대한 책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최근 독서목록 중 이것을 최고로 꼽고 싶을 정도로 읽는 내내 저자의 삶과 그의 책들 -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그의 손을 거쳐가는 책들 -에 한껏 빠져 들었다. 헌사, 보존상태, 유통상황 등 다양한 변수가 희귀본의 가치를 가감하는 가운데서도 로렌스의 글을 보고 부끄러움을 고백하는 게코스키의 솔직한 면모도 인상적이다. 최고의 작품, 최고의 고전을 감별해내는 그의 능력에 질투난다.

희귀본을 갖출 형편은 못되지만 적어도 이 책에 언급된 작품들을 모두 읽어보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표지 뒷면의 서평, '유쾌한 책', 백배공감한다.

 

 

덧. 얼마전 <퀴즈쇼> 첫페이지에 작가(김영하)의 서명을 받았던 것이 더없는 기쁨으로 떠오른다.


인상깊은 구절


  • 책 수집이 소유와 투자의 울타리에만 갇혀 있을 까닭이 없다. 거기에는 특유의 감식윤리(connoisseurship)가 요구된다. 수집가 자신과 타인 모두를 사로잡는 품목을 학자의 마음으로 창의적이고 실용적으로 모아놓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더 공부해야 하며, 감별능력을 곱게 닦아야 한다. 가치의 희귀성, 오늘날 요구되는 바가 이것이다. -----본문 199쪽 중에서

  • "나에게 책이란 허공의 목소리처럼 실체없는 존재이다. ...... 초판본이든 최종본이든 무슨 상관인가? 나는 출판된 내 작품을 한 번도 떠들어본 일이 없다. 내게 책이란 출간 시점도 없고 제본이 어떤가도 중요치 않다"--본문 214쪽 중에서, D.H.로렌스 작품목록집 서문에서(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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