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열두 달 환경 달력 ㅣ 너랑 나랑 더불어학교 5
임정은 글, 문종인 그림 / 길벗스쿨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약간 복고적인 느낌이 나는 표지가 인상깊어 펼쳐든 <열두 달 환경달력>.
환경과 관련한 기념일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주위에서 크게 기억에 남을만한 행사가 진행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늘 무심하게 지나쳤었다. 표지에 제시된 환경 기념일들을 가만히 소리내어 읽어보니 달력에서 작은 글씨들로 쓰여졌던 걸 봤던 기억이 난다. 이런 날들이 왜 만들어졌고 우리가 돌이켜봐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그 답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봐야겠지?
매일 쏟아져나오는 쓰레기들은 다 어디로 갈까 궁금했던 적이 있다. 각 가정에서야 쓰레기를 밖으로 내놓으면 그만이지만, 그 다음은? 그 쓰레기들이 수증기처럼 사라지는 일은 없을테니 다른 어딘가에 그 쓰레기가 그대로 쌓이게 된다면 언젠가 지구가 쓰레기로 뒤덮이지 않을까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자라면서 그런 전지구적인(?) 일까지 생각할만큼의 여유를 부릴 틈이 없다며 바쁘게 살게 되었지만, 가끔 자꾸 베어지는 나무와 조금씩 무너지는 산, 혼탁해져가는 강, 자연 환경보다는 인문 환경 속에 침잠해버린 우리 삶을 생각하면 한없이 슬퍼지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어린 시절은 '초록빛'이었다. 하천과 산, 꽃과 풀이 늘 주위에 잔뜩 있었다. 지금은 집 거실에 놓아둔 화분 몇 개와 단정하게 정돈된 주변의 잔디, 나무 몇 그루로만 자연을 만난다.
집 근처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고, 문밖을 나서면 보이던 앞산에 올라 '야호'를 외치며 유쾌하게 웃었던 그 시절의 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처럼 현재의 아이들, 미래의 아이들이 여전히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 환경을 누리며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고 이 책을 읽어봤다.
1월 : 지구를 생각하는 달력
2월 : 갯벌과 늪, 생명의 고리 _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
얼마전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두루미 사진 찍기 미션이 있었던 게 기억난다. 두루미의 보금자리인 습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단다. 화학 비료로 범벅이 된 논에선 많은 생물들이 병들고 죽어가고 있다. 새들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들이 살기 위해선 습지를 보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갯벌 생태계를 지키는 일은 인간의 건강한 삶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3월 : 지구는 목이 타 _3월 22일 세계 물의 날
물이 사라진다면? 실제로 물이 부족한 나라, 물이 오염된 나라의 사람들의 삶은 매우 비참하다. 물을 물쓰듯 하는 우리의 습관이 얼마나 지구에 많은 부담을 주는지... 이 부분을 읽으면 자세히 알 수 있다.
4월 : 덕분에 나무가 살았어 _4월 4일 종이 안 쓰는 날
종이는 나무로 만든다. 주위를 둘러보면 종이로 된 많은 물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종이가 만들어지까지 얼마나 많은 나무가 베어졌을까? 내가 쓰는 종이들이 숲과 맞바꿔진걸 알게 된다면 더이상 종이를 낭비하거나 쉽게 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종이를 쓰기 위해 10년 이상 자란 나무, 그 나무에서 살았던 새와 곤충들을 생각해보자. 베어낸 나무만큼 나무를 심는다해도 스스로 자라는 나무가 아닌 억지로 자라게 하는 나무는 더이상 다른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숲을 구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을 우린 안다.
5월 : 촘촘할수록 아름다운 생명 그물 _5월 22일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
세상에 우리가 싫어하는 모든 생물이 사라지고 우리가 좋아하는 생물만 살아 남는 일이 가능하다면 사라졌으면 좋겠을 모든 생물과 식물을 죽여도 되는걸까? 인간에겐 해충과 잡초지만, 그 생물들에겐 어쩌면 인간이 해충이자 잡초는 아닐까? 매년 많은 생물들이 사라져가고 있단다. 과거에 우리가 볼 수 있었던 아름답고 소중한 식물과 동물들이 점점 사라지고, 이제는 더이상 볼 수 없는 생물들도 있는데...
진짜 건강한 생태계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보자.
6월 : 사막이 넓어져 _6월 17일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
봄만 되면 황사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사막화 현상과 황사 현상이 관련이 있다고 한다. 숲을 훼손하고, 물과 하천을 잘못 관리하여 딱딱해진 땅에선 식물도, 동물도, 사람도 살 수 없다. 그러니 사막이 점점 더 늘지 않게 하려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7월 : 지구가 붐빈다 _7월 11일 세계 인구의 날
2011년 10월, 세계 인구 70억명. 식구가 많아지면 큰 집으로 이사를 가면 된다지만, 지구의 전 식구가 많아지면 어떻해야 하는 걸까? 한정된 자원을 아껴 쓰는 것, 아직 깨끗한 자연 환경을 보호하는 것, 모두가 함께 평화롭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습관을 길러야겠지?
8월 : 달궈진 지구를 식히는 착한 에너지 _8월 22일 에너지의 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면서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문제점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도 다루어지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은 누구나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아끼고 덜 쓰는 것.
9월 : 오존층 우산에 구멍이 났어 _9월 16일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
지구온난화가 가져오는 재앙을 알아보고 오존층 보호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자는 세계 여러 나라의 약속드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부분이다.
10월 : 짜장면만 먹으면 졸려? _10월 16일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
화학조미료가 든 음식을 먹으면 졸립다고 한다. 또한 속이 안거나 심장이 빨리 뛰거나 아토피가 심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음식을 안전하다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맛 우유, 과자 등에 들어가는 화학 첨가물 등도 면역 체계에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몸에 좋지 않은 음식들을 멀리하고 집에서 먹는 소박한 음식(slow food)을 감사하며 먹자는 것이 이 장의 주제~
11월 : 안 사고는 못 배길걸 _11월 26일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인간은 소비의 동물이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던데... 우린 정말 필요한 것만 사는 걸까? 그것들을 사지 않으면 살 수 없는걸까? 테드 아저씨라는 사람이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을 정했다고 한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어색한 하루'지만 지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날이다.
12월 : 산 좋아 숲 좋아 _12월 11일 세계 산의 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일이라고 한다.
많은 나무가 있는 산, 이 산을 지키는 일은 물을 지키고, 기후 문제를 예방하는 일이다.
산이 우리에게 주는 많은 것들을 생각한다면 산에게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들 터.
당장 떠올릴 수 있는 초등학교에서의 환경 교육은 교내외 쓰레기 줍기, 교실 청소하기, 쓰레기 분리배출 등 일상생활 습관과 관련된 활동과 경제 교육 및 과학 교육과 관련하여 낭비하지 않기나 환경 오염, 생물 다양성 보존 등의 개념을 익히고 실생활에 적용해보는 활동 정도다. 그래서인지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나름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재생종이로 만든 책이라 그런지 종이가 차디찬 하얀 색이 아니어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간간이 담겨있던 그림들은 본문의 이해를 돕는데 효과적이다.
책의 뒷부분에는 매월의 환경 기념일들이 정리되어 있는데, 달력에 미리 새겨있지 않은 날들도 있으니 아이들과 달력에 옮겨보는 활동을 해도 유익하겠다.
작가의 글투(?)가 조곤조곤 상냥하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지루함 없이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환경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실천을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매 달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알겠다~ ^^
201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