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모든 순간이 언제나 명장면이기를 바랬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들이 더 많았다. 영화 같은 전개, 영화 같은 사랑, 영화 같은 이야기. 이런 영화 같은 낭만을 바라고 원했지만, 오히려 현실은 낡아빠져 끼긱 소리를 내며 간신히 돌아가는 단편 필름에 가까웠다. 그럴 때면 내 세상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책의 차례를 훑어보던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있는 걸 발견했다. 여름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잔잔하지만 뜨겁게 타오른다. 여름이라는 계절 때문에 뜨거운 걸까, 사랑에 빠져서 뜨거운 걸까. 내 청춘과 사랑 또한 여름이었다. 엉망이면서 서툴고 어색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면서도 민망해진다. 어리고 미성숙한 청춘은 쏟아지면 흘러내리는 순간들로 가득했고, 저물어 가는 여름밤처럼 황홀했지만 가혹했다. 올리버가 떠나고 온통 여백뿐인 청춘으로 남은 엘리오처럼.작가님의 말처럼 삶이 영화이기에, 때로는 어떤 영화는 삶이 되기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모두 아름다워서 슬프고, 슬퍼서 아름다웠다. 내 삶 또한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닮았기에 슬프지만 그렇게 행복하고 벅차던 순간들이 있었다는 걸 기억한다. 마냥 사탕처럼 달지 않은 삶이라도 결국 끝까지 묵묵하게 살아내는 게 삶이라는 것도.삶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희미해진 흑백영화라 하더라도 내가 살아갈 날들은 늘 밝게 빛나고 있다. 누군가 컷을 외치지 않아도 어두운 곳에서 밝게 보이는 행복을 향해 계속 살아가야지. 삶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니까.
나의 세계는 언제나 흔들렸고, 위태로웠으며, 금방이라도 무너질 파도 앞 모래성 같았다. 손에 닿지 않을 먼 곳에 낙원이 있다고 믿었고, 그곳에 가지 못한 나를 책망했다.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억지로 붙잡는다고, 밀쳐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슬프지만 그렇게 행복하고 벅차던 순간들을 기억하기로 했다. 슬픔 속에 나 혼자 둘 수 없기에 그곳에 내 마음까지 두고 와야지. (111p 인용)나는 이제 나의 불안까지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다. 때로는 내가 짊어진 것들이 너무 무거워 휘청거리며 걷는다고 해도 어두운 곳에서 밝게 보이는 작은 행복을 향해 끊임없이 걸어갈 것이다. 내가 앞으로 살아갈 모든 순간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내 찬란한 청춘이 무사하기를.
잊으면 그만인 것들을 잊지 못하는 밤. 내 감정을 내가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수시로 격양되고 때로는 너무나도 쉽게 무너진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일까, 잘 살고 있는 걸까,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닐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질 때면 지금 이 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서 괴로웠다. 기다리는 슬픔을 맞이하는 것이 내 삶이라고 믿었다. 절망으로 잠들 줄 모르던 밤이 너무나도 길었고, 깊숙한 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진 마음은 매일 일렁거렸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을 읽으면서 이제 과거의 기억과 지난 일에 대한 후회로 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사랑이 필요한 모든 순간, 그 사랑을 꺼내 보며 메마른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사람이 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17p 인용)나는 사랑을 구원이라고 믿는다는 말을 좋아한다. 어쩌면 나를 구원하는 것은 특별하고 대단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향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 믿음 같은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인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해 보면 슬프지만 행복하고 벅차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 기억으로 오늘도 내 이름을 부르며 하루를 또 살아간다.
우리 모두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과학의 발전으로 수명과 생활 조건이 개선되어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도, 현재가 가장 평화로운 시기라고 생각해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또한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가 마주한 기후변화는 자연 생태계와 시민사회를 위협할 뿐 아니라 화폐와 금융의 안정성까지 흔들어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그린 스완>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여러 부분들이 새롭게 바뀌어야 하고, 바뀌는 과정에서 금융이 많은 역할을 해야만 한다. 또한 현재의 우리가 미래를 위해 참여해야 한다.기업의 경우 보여주기식 사회 공헌 활동, 이벤트성, 일회성 등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한 이슈라는 것을 이제는 진정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불을 끄려면 불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 것처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자리걸음이 아닌 앞으로의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우리 자신과 조직 경제를 재창조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와 더 넓은 환경을 지켜내고 장기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우리는 더 넓은 세상으로 연결될 것이고, 그린 스완은 자연, 경제, 사회 등의 발전을 위해 큰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우리는 그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세상을 잊고 우리의 세상을 살아간다. 우리 눈에 보이는 한 사회의 모습은 정말 작은 단면에 불과하다. <세계의 악당으로부터 나를 구하는 법>에서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주제들을 시니컬한 문체로 풀어낸다.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의 부조리한 모습을 날카롭게 꼬집어 주기도 하지만, 소외된 이들에게는 따뜻한 손을 건네기도 한다. 세상의 어떤 부분은 시간의 흐름만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사회의 잘못된 점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무섭고 두렵다면, 사회의 잘못된 점을 깨닫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변해 나가면 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내딛는 발걸음이 폭풍우를 부른다고 해도, 함께 편견에 맞서 연대할 사람들이 있으니까 괜찮다. 지금 우리가 세상을 바꿔 놓지 않으면 수백 년이 지나도 이 세상은 그대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