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면 그만인 것들을 잊지 못하는 밤. 내 감정을 내가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수시로 격양되고 때로는 너무나도 쉽게 무너진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일까, 잘 살고 있는 걸까,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닐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질 때면 지금 이 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서 괴로웠다. 기다리는 슬픔을 맞이하는 것이 내 삶이라고 믿었다. 절망으로 잠들 줄 모르던 밤이 너무나도 길었고, 깊숙한 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진 마음은 매일 일렁거렸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을 읽으면서 이제 과거의 기억과 지난 일에 대한 후회로 나 스스로를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사랑이 필요한 모든 순간, 그 사랑을 꺼내 보며 메마른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사람이 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117p 인용)나는 사랑을 구원이라고 믿는다는 말을 좋아한다. 어쩌면 나를 구원하는 것은 특별하고 대단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향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 믿음 같은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인지도 모른다. 다시 생각해 보면 슬프지만 행복하고 벅차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 기억으로 오늘도 내 이름을 부르며 하루를 또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