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웹기획자
흡혈마녀늑대 지음, 요물공쥬 그림 / 아무책방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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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붕어빵과 타코야끼를 사 먹기 위해 가슴 속에 이천 원을 품고 다니고, 직장인은 1년 365일 가슴 속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는 말이 있다. 당연하게도 가슴 속에 사직서를 품지 않고 다니는 직장인은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와 회사는 우리에게 언제나 타오르는 열정과 끊임없는 혁신을 원하지만, 그것도 사회초년생일 때만 가능한 일이다. 일에 익숙해지고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자리를 지키며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 느낀다.

퇴사하고 싶은데 내가 사장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들은 말 중에서 제일 재밌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어느 회사에 소속된 게 아닌 1인 기업을 운영하는 내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늙은 웹기획자>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내가 고민하고 있던 현재의 내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웃음이 났다. 내가 종사하고 있는 분야는 패션 및 악세사리 공예인데 패션과 악세사리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유행이 빨리 지나간다. 또한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도 많고 같은 기간에 여러 가지의 유행이 몰릴 때도 있다.

항상 마음 속에 불안감을 가지고 산다. 점점 톡톡 튀는 개성과 독특한 감각을 가진 어리고 젊은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내가 이 직업으로 얼마나 더 오래 일할 수 있을까? 차라리 오랜 전통과 역사를 추구하는 N년 전통의 국밥집이라면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았을 텐데 싶다.

그래도 일단 버텨 보기로 했다. 존버는 승리한다는 말이 있듯 일단 내가 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뿌리내리고 있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이 혼란함을 즐기다 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무엇이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 삶은 누구보다 행복할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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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 - 사지 않아도 얻고, 버리지 않아도 비우는 제로웨이스트 비건의 삶
이은재 지음 / 클랩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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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 챌린지'는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천 주머니, 에코백, 다회용기 등에 식재료나 음식을 포장해 오는 운동이다. 텀블러에 음료를 주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배달 음식과 디저트까지 다회용기에 포장해서 먹곤 한다. 처음에는 남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는 시선을 걱정했다. 하지만 남의 시선보다 식재료와 음식을 다르게 포장하는 것만으로도 포장 용도로 낭비되는 비닐,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를 크게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에 더 가깝다는 걸 깨달았다.

'제로 웨이스트'는 폐기물 배출량을 줄여서 0(제로)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는 생활 방식을 말한다. 지구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각종 포장재와 일회용품, 끝없이 쏟아지는 신상품에 둘러싸여 풍요로운 삶을 사는 현대인들이 도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별일 아닌데 뿌듯합니다>를 읽으면서 더운 여름 잠시 느슨해졌던 제로웨이스트 생활에 다시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처음에 용기를 내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다음에 한 번 용기를 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자극이 되는 삶을 사는 건 생각보다 더욱 짜릿하다.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부터가 제로 웨이스트의 시작이다. 한번 시작해 보면 정말 별거 아닌 일이며,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제로 웨이스트라는 틀 안에 나를 완벽하게 구겨 넣으려고 함이 아닐까. 완벽이 대한 강박을 버리면 제로 웨이스트가 조금은 쉽게 느껴질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꾸준하게 가치를 실천하는 태도가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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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공감의 기술 아우름 55
권수영 지음 / 샘터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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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위에서 당당하게 '난 공감 능력이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람들은 양심이 없거나 공감 능력이 없다는 건 쉽게 드러내지만, 지능이 낮다는 걸 보여 주고 싶지 않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공감과 양심, 배려가 지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타인의 감정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을 공감이라고 한다.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면 타인의 감정 또한 잘 읽을 수 있다. <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에서는 '가짜 공감'이라는 것이 나온다. 가짜 공감은 타인의 의견에 공감하거나 위로의 말을 건네기 위해, 마음을 잘 안다고 이해하는 뜻에서 하는 행위지만 알고 보면 상대의 마음을 무시한 채 나의 의견만 내비치는 행위일 수 있다. 처음 가짜 공감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해 왔던 공감들이 가짜 공감이었고, 내가 받아왔던 공감 또한 마찬가지였다니.

진정한 공감의 기술을 배우려면 타인의 감정을 일반화시키고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 대신 감정 자체를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공감이라는 것은 타고나는 것이 아닌 꾸준한 노력과 연습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감정적 문맹 시대를 사는 우리들, 앞으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공감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시작은 반이고 포기하지 않는 것 또한 나머지 반이다. 자꾸 좋은 사람인 척하면 정말 좋은 사람이 된다는 말처럼 차근차근 진짜 공감에 대해 연습하면 된다. 노력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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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섬, 그곳에서 캠핑
소재성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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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장기화는 사회, 경제 등 전 분야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가 활동에도 다양한 제약과 변화를 초래하였다. 방학만 되면 사람들로 가득했던 공항이 한산해지고, 감염을 우려해 사람이 많은 곳 대신 프라이빗한 공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각종 통계자료를 종합해보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며 여가 향유의 기회는 축소된 반면, 건강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했다. 사람들은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심신의 피로를 해소할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중 하나로 캠핑을 선택하고 있다.

이 시국 캠핑의 매력은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낯선 사람들이 붐비는 국내 관광지에서의 불안한 여행보다 가족, 지인이 모여 자연을 벗 삼아 위로와 행복을 찾고자 함이 아닐까.

<아일랜드>는 초보 캠퍼와 백패킹 입문자, 섬 캠핑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한 캠핑 지침서로, 섬 캠핑이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섬 캠핑에 대해 알려주고, 각박한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섬이 주는 위안과 치유를 전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제한된 생활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공간에서 일상을 누리고 싶은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캠핑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책 아일랜드에서는 단순히 섬 캠핑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잔잔한 글과 그에 걸맞은 청량한 사진까지 함께 수록되어 읽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집에서 먹고 자는 일상은 지루하지만, 섬에서의 캠핑과 먹고 자는 것은 잊지 못할 하나의 추억이 된다. 무더운 여름, 오랜 시간이 걸려 도착한 섬과 열심히 친 텐트 안에서의 휴식은 나만의 작은 유토피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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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안시내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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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의 안시내 작가와 나이가 비슷한 탓일까, 책을 읽으면서 어딘가 공허한 기분이 들어, 내 마음을 한참이나 돌아봤다. 요즘 애매한 어른이 되어버린 듯한 기분이 자꾸 든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지구 반대편에 있을 수도 있고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지금의 일상 속에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도 든다. 그것들은 정말 그곳에 있었던 것일까, 사실은 어디에도 없었던 것은 아닐까.

가끔 생각한다.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하는 곳으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고. 삶에도 이정표나 표지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내 간사한 마음을 아무도 몰랐으면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날은 누군가 발견해 줬으면 한다. 내 마음이 간사한 건지 내가 간사한 건지 그 경계가 희미해지는 날이 많아진다는 건 무슨 징조인 걸까.

우리는 이미 태어난 생에서도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내가 겪는 이 모든 우울이 안간힘을 써서 다시 태어나려고 겪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나를 다시 일어나게 한다. 끝이 없을 것 같은 터널 속에서 출구를 찾는 누군가가 있다면 내가 출구를 마구 두드리고 있을 테니 그 소리를 따라와 주기를 바란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우리를 응원하고 있다. 그러니 나는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날들을 맞이하고 싶다. 그리고 말해 주고 싶다. 20대의 여정을 지나는 길은 여행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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