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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평점 :
그냥 자본론도 아니고, 지적자본론이라니 생소하다. 더구나 자본론은 말도못하게 두꺼운데다가 어려워서 쉽게 읽을 수 없는 책인데, 이 책은 그저 작고 얇다. 제목 때문에 망설여 지지만, 무심코 넘긴 페이지에 땡기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집었다. 사실 저자인 “마스다 무네아키”라는 사람이 누군지 몰랐다. 일본인이구나 하는 생각만 했었다. 그러다 이 양반이 저 유명한 “츠타야서점”을 만든 사람인 것을 알고, 미친듯이 읽어버렸다. 이해하기 쉽게 씌였다. 이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마치 내가 투자자가 되어, 사업설명을 듣고 있는 기분이다.
지금 시대는 소위 "Third stage"라고 정의했다. 기능에 충실한 물건을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첫번째, 큰 회사가 매장을 만들고 판매하던 두번째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지금의 세번째. 일본에 가 본 적은 있지만, 이 츠타야에 가 볼 생각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츠타야 때문에라도 일본에 가보고 싶어졌다. 어떻게 이런생각을 30년전에 할 수 있지. 츠타야 서점은 83년에 처음 생겼다. 그리고 이 곳에서 책과 영상물(이때는 비디오테이프)과 음반(테이프와 레코드)을 함께 취급했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는 서점 따로, 레코드가게 따로, 비디오 대여점 따로 있던 시절이었는데 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이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 개념을 만들어 시작했다. 책을 읽다보면, 그 안에 나오는 음악이 듣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으니까. 책을 상품이 아니라, 기획물로 보았다. 제안 덩어리. 하긴 책을 만들 때, 작가와 기획자, 편집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했을까. 책을 읽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책을 읽었으니까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그 일을 도와주는 역할로 자리매김했다. 영리한 생각이고, 아이디어다. 사장인 마스다 무네아키는 계속 이런생각을 한다. 시장이 불황이거나 말거나, 도시 한복판에 임대료가 그렇게 비싼대도 그 넓은 땅을 만들어 서점을 차렸다. 인터넷이 뜨고, 이커머스가 시장의 중심으로 들어와도 사람과의 접점과 오프라인의 즉시성을 생각했다. 그리고 세월이 바뀌어도 사람은 그 가치를 찾을 거라는 믿음으로 운영했다. 책을 읽다보니 감탄을 넘어 존경스럽다.
몇 년전에는 시립도서관까지 운영을 맡았다. 다케오 시의 시장이 몸소 찾아와, 사람들이 찾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면서 기획과 운영을 이 마스다 무네아키에게 맡겼다. 부사장을 만나기로 했지만, 서점 바깥에서 서점을 바라보는 사장을 알아보고 그 자리에서 이야기해서 결론을 냈다. 그리고 1년여만에 도서관은 다시 개장했고, 5만명에 불과한 이 시의 도서관은 13개월만에 100만명이 찾는 곳으로 바뀌었다. 도서관은 서점과 같이 개괄식으로 바뀌었고, 1층에는 관련 서적을 판매하기도 하며, 스타벅스 매장이 있어서 커피를 즐길 수도 있다. 도서관의 장서들은 어렵고 복잡한 분류기호 대신 관련 있는 책을 꼼꼼하게 분류해서 한데 묶었다. 여행이라면, 여행소설, 가이드, 관련 어학서적을 묶었다. 이리저리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책 한권을 뽑으면, 그 옆에 같은 주제의 흥미로운 책들이 굴비 엮듯이 줄줄이 나오는 모습이다. 이런 도서관이라면, 아무리 멀어도 찾아가보고 싶다. 저 시장도, 사장도 참 대단하다.
다케오 시립 도서관 http://www.ccc.co.jp/en/showcase/sc_004407.html?cat=life
CCC http://www.ccc.co.jp/en/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