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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딥러닝 - 인공지능이 불러올 산업 구조의 변화와 혁신
마쓰오 유타카 지음, 박기원 옮김, 엄태웅 감수 / 동아엠앤비 / 2015년 12월
평점 :
얼마전에 들춰본 “특이점이 온다”와 알파고 이슈 덕분에 관심이 생긴 주제다.
약간 주춤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대세인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거기에 딥러닝까지 어우러지니 사실 적잖이 걱정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정말 특이점이 올지..
인공지능에 적잖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살아온 저자의 정성어린 내용이 돋보이는 책이다. 앞서 첫 장에서 이 책은 학술용어와 개념들이 들어있어서,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다고 했는데, 과연 그렇다. 현재까지 겪은 두번의 인공지능 파도, 그리고 지금의 세번째 인공지능 붐에 대해 대단히 분석적으로 썼다. 예전에는 어떤 주제와 분석기법을 이용해서 구현했는지, 그래서 어떤 문제가 있었고, 다음 세대에서는 어떤 이슈로 일어났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인공지능이 좀 더 발달하면, 인간사회는 좀 더 나아질까 혹은 파국으로 치닫을 수도 있을까를 논의하는 부분에서는 흥미로웠다. 좀 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 줄수도 있었지만, 글을 읽는 내내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가 일본사람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일본이 다시 세계무대로 나아 갈 수 있을까 하는 자세에서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롭다. 사실 그 부분은 한국으로 바꿔서 읽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술은 흥미롭지만, 그걸 사용하는 사람은 사실 흥미롭지 않은 게 사실이다. 생각해야할 문제가 많다. 얼마전에 읽은 “드론의 미래”에서도 느낀 거지만, 사람은 그 생물학적 한계 때문에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는 데는 더딜 수 밖에 없다. 인간이 인간을 지키기 위해,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찌보면, 윤리적인 저항도 같은 맥락이다. 인공지능이 그 기술적 특이점을 넘는 순간은 더 이상 인간의 윤리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할 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운 점은 그 내용에 대해 내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았다. 분명히 한국말로 써 있는데, 일본사람이 일본말로 이야기 하는 것만 같다. 한글을 다시 해석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다시 그 내용의 맥락을 이해하려니 여간 피곤하지 않았다. 이 책은 학술서인가 교양서인가 혼란스럽다. 그 무엇이 되어도, 책은 독자를 납득시킬 목적이 있다. 문장그대로 해석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책을 쓴 사람도 번역 한 사람도 전문가들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