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보니
이주형 지음 / 다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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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때, 졸업한 선배가 가끔씩 동아리방을 찾아왔었다.

졸업한 선배가 동아리방에 올 때마다 '어른'이다,라며 머리에 강하게 인식되었다.
내가 생각했던 어른에 걸맞은 성숙함과 회사에 다니며 돈을 번다는 사실이 막 20살이 된 내게는 꽤 성장한 '어른'처럼 보였다.
멀게만 보였던 그 선배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아직도 내가 어른 같지 않은데 왜 그 시절의 선배는 어른처럼 보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어느 책에서 그 시절의 어른과 지금의 어른이 다른 건 청춘이 길어진 탓이다,라는 문구를 보고 무릎을 탁 쳤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청춘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며

그때부터 어른이라는 단어를 반찬투정하듯 테이블 가장자리로 밀어둔 것 같다.

 

그리고 서른이 되었다. 그리고 퇴사를 했다. 퇴사를 고민했던 순간부터 내가 어른이라는 문턱을 밟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퇴사를 만류했지만 가족들은 모두들 찬성하며 그동안 수고했음에 중점을 두었다.
아마 그때 가족들이 반대하며 잔소리를 했다면 나는 성장하지 못한 막내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를 지켜봐왔던 가족들에게 지난 20대를 인정받은 것 같아 나도 지난 나를 뒤돌아보며 조금 성장할 수 있었다.

 

'어른이 되어보니'를 읽다 보면 가정과 사회에서의 작가의 역할을 알 수 있었는데,

역할마다 어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기에 이 분은 정말 어른이구나, 싶었다.
결혼한 지 1만 일이 되는 날에 아내에게 나와 함께 해줬음에 고마워하며 프러포즈 할 거라는 남편,
아들과 딸의 모든 대화를 사랑스럽게 적은 아빠,

미안하다 괜찮다는 말을 계속하시는 부모님에게 죄스러운 마음을 가지는 아들,
노래방에 가자는 제안을 거절했다가 못내 마음에 걸려 노래 몇 곡을 흥얼거린 후

며칠 뒤에 그 사람에게 노래방 가야지요?라면서 말 건네는 사람,
이 모든 역할을 하는 어른이 바로 이 책을 쓴 작가였다.
어른이란 그런 것일까. 어른이 되면 나도 이럴 수 있을까.

언젠가 스스로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지금의 나와는 무엇이 달라져있을까?
어른이 되고 있는 내게 어른 지침서 같은 '어른이 되어보니'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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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고 싶은 날 다른그림찾기 - 다른그림을 찾아 떠나는 세계 여행 40코스
김용오 지음 / 조선앤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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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논다는 말보다 혼자 있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요즘.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가지만 시간을 그냥 보내기에는 아깝고,

책 읽기나 영화 보기 등 보는 활동은 많이 해서 쉬고 싶고, 나가는 건 귀찮고.
회색빛이 도는 듯한 혼자만의 일상에 색을 칠하고 싶어서 이 책을 꺼냈다.

 

다른 그림 찾기가 수월할 줄 알고 하루 만에 다 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수월한 건 어디에도 없었다.
수월하지 않았기에 오늘 하루뿐만 아니라 내일도, 다음 주도 이 책과 놀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내심 다행이다 싶었다.
놀이북이라는 말에 조카들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이 떠올라 멈칫했지만 어느덧 한 장 한 장 흥미롭게 넘기며
다른 그림 찾기 할 때는 스티커를 붙이며 즐거워하고, 컬러링 페이지에 색을 칠하며 즐거워하는 나를 보고

즐거운 놀이북에는 나이는 상관없음을 깨달았다.

 

놀아볼까?라며 스스로에게 내뱉으며 한 손에는 다른 그림 찾기 책을, 다른 한 손에는 색연필을 들고 자리에 앉으면 곧 즐거워진다.
혼자 놀아도 즐거운 놀이북 '다른 그림 찾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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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준열 외 8인 창비청소년문학 85
이은용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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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에 이사 왔을 때만 해도 막내였던 맹가네 셋째 맹준열.
그래서 준열이네라고 자연스레 불렸건만

그 이후 동생이 4명이나 더 생기며 시대를 역행하는 가족이 되었어도 여전히 준열이네라고 불린다.
외동으로 외롭게 자랐기에 나중에 가족을 꾸리면 자식을 많이 낳고 싶었다는 엄마와 아빠.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형제가 많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잖아!
어딜 가든 타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맹준열 외 8인. 2박 3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제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이 와중에 '맹준열 외 8인'이 아닌 '오로지 맹준열'이 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준열이가 있다.

 

책 속에서 준열이가 본인의 가족을 설명하는 수식어가 재밌었다. 시대를 역행하는, 농경사회를 방불케 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까지 등장한 스마트 시대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이 가족의 시대를 10~20년 전으로 여겼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대가족이라는 건, 어른인 나에게도 더 어른의 이야기이거나 명절에만 접할 수 있는 가족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열이가 싫어하겠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준열이네를 평범하지 않게 보고 말았다.

 

'오로지 맹준열'. 준열이는 이제껏 살펴보지 못했던 자신의 성향을 들여다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대가족의 소란스러움과 타인의 이목에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오로지 맹준열'을 찾는다고 생각했는데,
몇 번이고 읽었던 데미안의 한 구절을 읽고선 자신 안에 있지만 한 번도 보살핀 적 없었던 자신의 성향에 대해 생각한다던가
혼자인 순간에 '괜찮은 맹준열'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 '맹준열'이 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었다.

 

익숙하지 않기에 재밌었던 대가족의 이야기와 '오로지 맹준열'이 되기 위한 준열이의 눈치싸움이 재미있었던 맹준열 외 8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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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제인 오스틴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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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이라고 하면 그 내용을 듣기도 전에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눈도 마음도 호기심을 거두었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 생각한다. 철학을 담은 듯한 제목에 책을 읽기도 전에 어려울 거라 생각하여 책을 보지 않았고
읽고 싶은 소설이 아니라 읽어야 되는 소설로 각인되었던 지난날들의 국어시간으로 인해

고전소설은 교육의 일환으로 생각되어 기피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서야 달콤한 사탕 같은 그림의 유혹에 빠져 오만과 편견을 읽었다.

 

오만과 편견은 오만한 남자와 편견을 가진 여자의 얽히고설킨 사랑을 담은 이야기이다.
시대 배경은 18-19세기. 돈이 많은 남자가 독신으로 이웃에 산다는 건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집안에 딸이 있다면 그와 결혼시키고 싶은 마음을 표출하는 시대.
베넷 가(家)에는 5명의 딸들이 있고 근처에 재산가라고 알려진 늠름한 청년 빙리와 함께 그의 친구 다아시가 이사 온다.
빙리는 베넷 가의 딸들 중 첫째인 제인에게 한눈에 반하고,

제인 또한 빙리에게 마음을 뺏기지만 내색을 하지 않아 서로의 마음을 확신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낯선 이에게 말을 아끼며 신분을 내세우는 듯한 다아시의 모습에 오만하다고 편견을 가지는 둘째 엘리자베스.
하지만 다아시는 재치 있고 활발한 엘리자베스에게 마음을 뺏기고 만다.

남자의 오만과 여자의 편견 속에서 그들은 사랑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고전소설은 어렵다고 피해왔던 지난날이 아쉬울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건 작가가 자연스레 적은 한 사람을 일컫는 다양한 이름이었다.
베넷 양, 엘리자베스, 리지. 이 이름이 모두 베넷 가의 둘째 딸을 일컫는 말이라는 건 책장을 여러 장 넘겼을 때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각각 다른 사람인 줄 알고 헤맸지만

나중에는 같은 페이지라도 한 사람을 일컫는 다양한 지칭에 마치 작가가 장난을 치는 것 같아 재밌었다.
고전소설을 읽으며 작가의 말장난 같다며 재밌어하는 나라니. 고전소설에 대한 편견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아쉬웠던 건 그들의 사랑이 오만과 편견을 가졌던 시간에 비해 무척이나 짧았던 점이다.
시대가 달랐기에 결혼을 하는 적령기가 지금에 비해 10~15년 정도 빠르다는 건 익숙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었지만
베넷 가의 둘째 엘리자베스의 마음이 편견을 거둬낸 이후에 사랑에 빠지는 건

지금까지 읽었던 엘리자베스의 모습에 비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지금 시대에 일컫는 썸이라는 단계가 너무나 짧아서 이대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보내기 싫었을지도.

고전소설을 피해왔던 나에게, 눈을 사로잡는 그림으로 유혹해서 재밌는 글을 건네준 오만과 편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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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아이들 1 - 신비한 물약과 비밀의 섬
최승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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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판타지 소설을 처음 읽으면서 느꼈던 건,

내가 책 속의 아이들과 같은 나이였을 때부터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울걸, 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해리 포터라는 소설이 유행을 했으나 한 번도 읽지 않았고,

그 소설이 영화화되었음에도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않았다.
친구들의 이야기에 동참하려면 그 책을 읽고, 영화를 봐야 했지만

기나긴 시간을 투자해야 된다는 생각에 보기도 전에 절레절레했었다.
아마 그때부터 판타지 소설은 수고스러움이 필요하다고 각인되어 지금까지 피하기만 했었나 보다.
여하튼 그 덕에 책을 읽으면서 글에 적힌 판타지적 요소들을 상상하는 데에 꽤나 고생을 했다.
내 머릿속에서 고안해낼 수 있는 건 초가집이 다인데,

글에 적힌 건 63빌딩이니 내 머릿속 스튜디오는 3층까지 그리다가 정전이 되어버렸다.
다분한 판타지 요소에 머리가 따라가지 못해 참 많이 헤매서 아쉬웠다.

이래서 어릴 때부터 장르 구분 없이 책을 읽어야 되나 보다.

 

빛의 아이들 1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보려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의 등장이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기척도 없이 나타나서 많이 헷갈렸다.
주인공이 많은 한국소설은 오랜만이라 그런지 이름 때문에 몇 번이고 왼손에 넘겼던 책장을 다시 오른손으로 넘겨야 했다.
그러다가 점차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아이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그때부터는 아이들의 이름을 헷갈리지 않고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혜성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파트 12부터 14까지는 온전히 혜성이에게만 집중하며 읽을 수 있어서

책 안에서 같이 움직이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건 크게 3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앞서 얘기했듯이 다분한 판타지 요소에 내 머리가 따라가지 못해 완전한 상상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
이 부분이 제일 아쉬웠기에 이번을 계기로 판타지 소설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점차 가까워지려고 한다.
두 번째는 책 속의 아이들과 같이 긴장하면서 느껴야 할 학교 주변의 모습이나 학교 안의 구조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그림이라도 있었으면 쉬어감 없이 계속 긴장감을 이어갔을 텐데,

내가 겪었던 초중고 구조를 모두 떠올려도 결국 구조가 맞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아 아쉬웠다.
세 번째는 주어+동사의 형태가 온전하지 않아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이 간혹 있었던 것.
글에 대해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습관적으로 주어와 동사를 먼저 읽고 나머지를 읽는다.
그런데 이 책에서 주어가 불확실한 구조의 문장이 있어서 읽는 데 꽤 애를 먹었다.

그런 부분은 몇 번 읽다가 넘기긴 했지만 혹여 중요한 요소일까 싶어 아쉬웠다.

 

아쉬움도 있고 판타지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책 속의 모든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 건 아니지만 분명한 건,

책 속에 아이들이 있고 아이들을 찾아야 된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을 찾는 과정을 다룰 다음 권도 읽을 거라는 것이다.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2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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