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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준열 외 8인 ㅣ 창비청소년문학 85
이은용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평점 :


이 동네에 이사 왔을 때만 해도 막내였던 맹가네 셋째 맹준열.
그래서 준열이네라고 자연스레 불렸건만
그 이후 동생이 4명이나 더 생기며 시대를 역행하는 가족이 되었어도 여전히 준열이네라고 불린다.
외동으로 외롭게 자랐기에 나중에 가족을 꾸리면 자식을 많이 낳고 싶었다는 엄마와 아빠.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형제가 많다는 게 어떤 건지 모르잖아!
어딜 가든 타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맹준열 외 8인. 2박 3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제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이 와중에 '맹준열 외 8인'이 아닌 '오로지 맹준열'이 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준열이가 있다.
책 속에서 준열이가 본인의 가족을 설명하는 수식어가 재밌었다. 시대를 역행하는, 농경사회를 방불케 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까지 등장한 스마트 시대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나 또한 이 가족의 시대를 10~20년 전으로 여겼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대가족이라는 건, 어른인 나에게도 더 어른의 이야기이거나 명절에만 접할 수 있는 가족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열이가 싫어하겠지만 나도 마찬가지로 준열이네를 평범하지 않게 보고 말았다.
'오로지 맹준열'. 준열이는 이제껏 살펴보지 못했던 자신의 성향을 들여다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대가족의 소란스러움과 타인의 이목에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오로지 맹준열'을 찾는다고 생각했는데,
몇 번이고 읽었던 데미안의 한 구절을 읽고선 자신 안에 있지만 한 번도 보살핀 적 없었던 자신의 성향에 대해 생각한다던가
혼자인 순간에 '괜찮은 맹준열'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부분에서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 '맹준열'이 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었다.
익숙하지 않기에 재밌었던 대가족의 이야기와 '오로지 맹준열'이 되기 위한 준열이의 눈치싸움이 재미있었던 맹준열 외 8인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