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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제인 오스틴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평점 :


고전소설이라고 하면 그 내용을 듣기도 전에 어렵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눈도 마음도 호기심을 거두었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 생각한다. 철학을 담은 듯한 제목에 책을 읽기도 전에 어려울 거라 생각하여 책을 보지 않았고
읽고 싶은 소설이 아니라 읽어야 되는 소설로 각인되었던 지난날들의 국어시간으로 인해
고전소설은 교육의 일환으로 생각되어 기피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서야 달콤한 사탕 같은 그림의 유혹에 빠져 오만과 편견을 읽었다.
오만과 편견은 오만한 남자와 편견을 가진 여자의 얽히고설킨 사랑을 담은 이야기이다.
시대 배경은 18-19세기. 돈이 많은 남자가 독신으로 이웃에 산다는 건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집안에 딸이 있다면 그와 결혼시키고 싶은 마음을 표출하는 시대.
베넷 가(家)에는 5명의 딸들이 있고 근처에 재산가라고 알려진 늠름한 청년 빙리와 함께 그의 친구 다아시가 이사 온다.
빙리는 베넷 가의 딸들 중 첫째인 제인에게 한눈에 반하고,
제인 또한 빙리에게 마음을 뺏기지만 내색을 하지 않아 서로의 마음을 확신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낯선 이에게 말을 아끼며 신분을 내세우는 듯한 다아시의 모습에 오만하다고 편견을 가지는 둘째 엘리자베스.
하지만 다아시는 재치 있고 활발한 엘리자베스에게 마음을 뺏기고 만다.
남자의 오만과 여자의 편견 속에서 그들은 사랑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고전소설은 어렵다고 피해왔던 지난날이 아쉬울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건 작가가 자연스레 적은 한 사람을 일컫는 다양한 이름이었다.
베넷 양, 엘리자베스, 리지. 이 이름이 모두 베넷 가의 둘째 딸을 일컫는 말이라는 건 책장을 여러 장 넘겼을 때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각각 다른 사람인 줄 알고 헤맸지만
나중에는 같은 페이지라도 한 사람을 일컫는 다양한 지칭에 마치 작가가 장난을 치는 것 같아 재밌었다.
고전소설을 읽으며 작가의 말장난 같다며 재밌어하는 나라니. 고전소설에 대한 편견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아쉬웠던 건 그들의 사랑이 오만과 편견을 가졌던 시간에 비해 무척이나 짧았던 점이다.
시대가 달랐기에 결혼을 하는 적령기가 지금에 비해 10~15년 정도 빠르다는 건 익숙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었지만
베넷 가의 둘째 엘리자베스의 마음이 편견을 거둬낸 이후에 사랑에 빠지는 건
지금까지 읽었던 엘리자베스의 모습에 비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지금 시대에 일컫는 썸이라는 단계가 너무나 짧아서 이대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보내기 싫었을지도.
고전소설을 피해왔던 나에게, 눈을 사로잡는 그림으로 유혹해서 재밌는 글을 건네준 오만과 편견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