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그들은 누구인가
가토 히로시 지음, 남규형 외 옮김 / 고도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중,고등학교 때 배운 세계사에서 이슬람을 대표하는 문구는 항상 '한 손에는 칼, 다른 손에는 코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문구는 실제 이슬람 세계의 강령이 아니라, 유럽인들이 이슬람 세계를 배척하기 위해 만들어낸 구호라고 하지요. 이처럼 우리가 이슬람을 보는 시각은 실제의 모습은 모른채, 한 다리 건너 있는 서구의 영향을 받아 왜곡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인인 저자 가토 히로시는 자신이 살아온 사회를 비추는 거울로서 이슬람 세계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쉽게 단정하거나 결론 짓지 않고 열린 자세로 그들을 바라봅니다. 이슬람 세계의 사람들이라고 해서 오로지 '이슬람교'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며, 또 그것만으로 설명될 수도 없다는 전제 하에, 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해 이슬람 세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그들이 따르는 말씀은 어떤 것이며, 하루에 예배를 몇 번 지내고.. 하는 이런 식의 전개가 아니라, 모스크의 분위기, 전통 시장의 모습, 상거래의 규칙, 가옥의 구조, 가족관계등 실제적으로 이슬람 사람들이 서로 관계맺고 살아가는 모습이 주가 됩니다. (아, 물론 기본적인 지식에 관련된 사항이 아예 없는 건 아니구요, 주요한 부분들은 '이슬람 속으로-'라는 책속의 책 형식으로 짧고 간략하게 정리를 하고 넘어갑니다.)

저자가 실제 이집트에서 연구를 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조사한 일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이라 어렵지 않고 흥미롭게 낯선 세계 - 이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가벼운 것은 아니구요.)

책 속의 이야기들이 주로 작가가 생활했던 이집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이 책이 이슬람 세계로 우리를 초대해주는 초대장의 역할을 한다고 봤을 때 이것이 단점이 되지는 않는거 같군요. 그 초대를 받아들이고 더 깊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일은 이제 이 책을 읽은 독자의 몫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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