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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의 술 12 - 완결
오제 아키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6월
평점 :
절판
명가의 술 1부는 주인공 나츠코가 오빠의 뒤를 이어 다츠니시키라는 환상의 쌀로 최고의 음양주를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음양주라 함은 일본 전통주로써 쌀을 60% 이상 정미해서 저온장기 발효 시켜 만드는 술로써 독특한 과실향이 나는 술이라고 합니다.
나츠코는 도쿄의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고 있는 카피라이터였습니다. 집안의 대를 이어 술 만드는 일을 하던 오빠가 일찍 죽게 되는 일을 계기로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이 직접 술 만드는 일을 하게 되죠. 오빠는 죽기전에 다츠니시키라는 환상의 쌀로 음양주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오빠는 오직 12줄기 1350알의 다츠니시키 볍씨만 남기고 죽게 되죠.
같이 이 만화를 본 주변 사람들과 우스개소리로 명가의 술이 아니라 명가의 쌀이라고 제목을 바꿔야 한다고 할 정도로 쌀과 농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오빠가 남기고 간 이 다츠니시키라는 쌀이 술 만드는데 환상의 쌀이기는 하지만 키우기가 무지 까다로운 쌀이거든요. 오직 유기농업으로 제대로 키워야만 하는.
전통주의 재료가 쌀과 물이다 보니 근본이 되는 쌀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할 수 밖에요. 게다가 이미 농업이라는 것이 화학비료, 농약과 기계를 이용하지 않고는 말이 안되는 상황이니 다츠니시키를 제대로 재배하기 위해 유기농업을 시도하는 것은 여러모로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다츠니시키 재배회를 만들고 지역에서 농약 공중살포를 중지시키고 진정 유기농업으로 다츠니시키를 재배하려는 나츠코의 노력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유기농법, 무농약... 그거 막연히 좋은거 아닌가.. 라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 만화를 보면서 지금 현실에서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농업이라는 것이 돌아가야 할 곳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구요....
나츠코의 어려움은 제대로 다츠니시키를 재배해내는 것만이 아닙니다. 전통주의 방식이 아니라 과량의 알코올을 첨가하고 대량생산해내는 술들과의 경쟁. 그리고 힘들게 재배한 다츠니시키로 제대로 된 술을 만들어 내는 것. 멋모르고 의지에 불타 술 만들기에 뛰어든 나츠코가 주변의 여러 어려움들을 하나씩 극복해가면서 결국 새로운 술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정말 감동적입니다. ㅠㅠ 나츠코 뿐 아니라 쿠사카베, 고다 씨,야마다 공장장, 사에코, 진기치 등등 주변의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이구요.
누룩을 만드는 과정이나 술을 발효시키는 과정등 음양주 빚는 과정에 대한 세세한 묘사와 술에 대한 설명 등 만화를 꽉 채우고 있는 드라마 못지 않게 정보도 장난이 아니죠. 지금까지 세번을 읽었는데 읽을 때 마다 감동받고 있습니다. ;;;
1부 마지막쯤에 보면 오리를 논에 풀어놓고 벌레 잡아먹게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유기농법으로 벼를 재배하는 곳 중에 오리농법을 쓰는 곳이 있다고 하더군요. 한번 견학을 가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