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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7 만력 15년 아무일도 없었던 해
레이 황 지음, 김한식 외 옮김 / 새물결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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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별 다섯 개 주고 싶을 정도로 좋다. 하지만 뒷부분에 첨부글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는 저자의 대역사관은 공감하지 못하겠기에 별 하나 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책값이 너무 비싸다. 이 정도 가격을 받을 분량과 장정이 아니라서 별을 하나 더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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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철학사 민음사 인문사회과학 총서 7
길희성 지음 / 민음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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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철학과, 종교학과 등에서 인도철학을 강의하는 교재로 만들어진 책이라 생각된다. 전체 분량은 319페이지이지만, 목차, 부록, 색인을 제외한 본문의 양은 250페이지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 본문은 2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의 분량은 10페이지 정도다.


얇다면 얇은 두께이지만 두께만 보고 비전문가가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적은 분량으로 시기별, 학파별 핵심을 압축적으로 기술한 책이라서, 근래 많이 보이는 대중적 철학서적의 친절한 설명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그리고 건조하기 이를 데 없는 전형적인 학술서적의 문체라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꽤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다.


그 뿐이 아니다. 학파, 인명, 철학용어에 대해 산스크리트어를 음차, 훈차한 한자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한글 병기를 하지 않아 독음조차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한 각 장의 말미에 실린 참고문헌에는 한글 문헌은 단 하나도 없다.


이런 이유로 나같은 비전문가가 읽기에는 참 불편한 책이지만, 잘 만들어진 학술서적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방대한 분량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기술한 것을 봐도 그렇고, 책 말미에 붙은 40여 페이지의 꼼꼼한 색인을 봐도 그렇다.


이 책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잘 만들어진 소축적지도 같다. 즉, 어떤 나라를 여행하기 전에 먼저 구해보는 전도와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가고 싶은 곳이 자세히 나오는 친절한 가이드북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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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그 禪의 물결
감산덕청 지음, 심재원 옮김 / 정우서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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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날 장자라고 알려진 책은 내편, 외편, 잡편으로 나닌다. 그 중 외편과 잡편은 후세 사람이 덧붙인 것이고, 내편 7편 중에서도 소요유, 제물론, 덕충부, 대종사 4편만이 가장 장자의 사상이 순수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이 책 <장자, 그 선의 물결>은 명나라때 스님인 감산덕청이 장자의 내편에 대해 주석과 해설을 단 <장자내편주>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의 전부를, 다시 말해 내편은 물론이고 외편과 잡편까지 모두 읽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장자내편주>에 대한 번역은 이전에 <감산의 장자풀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적이 있다.


<장자, 그 선의 물결>은 장자 내편의 각 부분을 장자 본문 번역, 장자 본문과 감산덕청 주석의 원문(한자), 감산덕청 주석 번역, 감산덕청 해설 번역, 역자의 해설의 다섯 체계로 설명하고 있으며, 추가로 인물이나 용어에 대해서는 역자가 별도의 각주를 붙여두고 있다. 


학술적으로 본다면 매우 엄밀한 구성이기는 하지만 가독성이 좋지는 않다. 특히 감산덕청의 주석(해석)을 기반으로 장자 본문을 번역하였는데, 본문의 내용이 긴 경우 본문 번역과 감산덕청의 주석을 함께 읽으려면 책장을 앞뒤로 계속 뒤집어야만 해서 읽기가 매우 번거롭다.


그럼에도 장자의 사상(엄밀하게 본다면 장자에 대한 감산덕청의 해석)을 이해하기에 매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감산덕청의 주해가 매우 일관성이 있고, 역자의 번역 역시 그 일관성을 해치지 않는다. 기존 장자 번역서의 아전인수 격의 해설을 피하고 감산덕청의 주해를 충실히 반영하려고 역자가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만 이런 노력이 과하였는지 감산덕청의 주해와 역자의 해설에 같은 내용이 반복되다 보니 책의 뒷부분에서는 지루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이 책의 큰 흠이라면 역자의 해설이 아닌가 싶다. 감산덕청의 주해를 정밀하게 설명하는 부분은 참으로 좋았지만 장자의 사상을 지금 상황에 적용한 부분(예를 들면 사대강사업 반대 등)은 없느니만 못했다. 개정판에서는 역자의 해설이 절반으로 줄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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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도덕경, 그 선의 향기
노자 지음, 감산덕청 주석, 심재원 옮김 / 정우서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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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덕경은 쉽지 않다. 예전 도덕경에 대한 왕필의 주해를 번역하고 해석한 <노자 도덕경과 왕필의 주>를 읽은 바 있으나 전혀 남는 게 없었다. 쉽게 읽히고 쉽게 이해되는 유가경전과 달리 도덕경은 본문 번역, 주해 번역, 역자의 해설을 모두 읽어봐도 그 의미가 알쏭달쏭했다. 한 문장, 한 문장은 겨우 알 듯하더라도 도덕경을 관통하는 노자의 사상을 이해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읽기는 했으되 이해는 안되는 찝찝함으로 인해 다른 도덕경 번역본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일관성이다. 부족한 식견으로 짐작하건대 일관성을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감산덕청의 주해 자체가 일관적이었기 때문이다. 역자의 해설에 따르면 감산덕청은 노자의 도(道)를 실체와 작용의 이원적 구조로 이해하는 체용론으로 주해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체용론적 해석은 모호하기만 한 도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아울러 도덕경 본문과 감산덕청 주해에 나오는 중요한 철학적 개념에 대한 역자의 명료한 해설과 정확한 번역도 책의 일관성에 큰 도움을 주었기에 역자의 노력을 높이 사고 싶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노자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노자 사상에 한 발 다가서는 데 이 책은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


사족이겠으나, 아쉬운 점을 덧붙여 둔다. 역자는 한자어가 아니라 우리말로 번역하려고 노력하였는데, 우리말 번역이 오히려 이해를 방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한 번역을 한 까닭을 각주에서 상세히 풀어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역자의 다른 책인 <장자, 그 선의 물결>과 달리 이 책에는 감산덕청의 주해에 대해 본격적으로 해설하지 않고 최소한의 해설만 각주로 달고 있는데, 감산덕청의 주해 자체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만큼 자세히 해설하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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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네 대화 편 -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헬라스 고전 출판 기획 시리즈 3
플라톤 지음, 박종현 엮어 옮김 / 서광사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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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저술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공자의 논어처럼 제자들이 스승의 말을 기록해 둔 간접적인 저술조차 없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직접적으로 알 도리가 없으며, 그저 제자 플라톤의 저술을 통해 짐작할 뿐이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기소되어, 재판정에서 변론을 하고, 사형 선고를 받고, 주위의 종용에도 탈옥하지 않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네 개의 대화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에는, 특히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에는 '인간 소크라테스'의 진면목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담대한 죽음을 읽으며 우리는 경건함 마음가짐을 저절로 갖게 된다. 


플라톤이 대략 40세 이전에 쓴 저술을 초기 대화편이라고 하는데, 플라톤의 사상이 완전히 무르익기 전에 쓰여진 것들이라서 소크라테스의 사상이 많이 담겨 있다고 여겨진다. 이 책의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이 이에 해당하며 특히 에우티프론은 소크라테스가 진리를 찾기 위해 사용한 문답법(논박과 산파술)이 잘 드러나서 더욱 소크라테스적인 대화편이다. 


반면 파이돈은 플라톤이 40세부터 60세까지 쓴 중기 대화편에 속하는 것으로 플라톤이 40세 무렵 남부 이탈리아에 다녀오면서 영향을 받은 피타고라스 학파의 사상도 반영되어 있으며, 더구나 플라톤의 이데아 이론의 원형이 담겨 있으니 이 책의 다른 세 대화편과 달리 소크라테스의 영향에서 상당히 벗어난 플라톤적 대화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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