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화집, 허브
이소영 지음, 정수영 감수 / 유어마인드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20년 전 청원 인터체인지 부근의 상수허브랜드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허브가 신기한 외래식물 같은 느낌이었다. 이제 전국 방방곡곡 허브랜드가 없는 곳이 없고. 화원 군데 군데 허브는 토종 식물보다 더하게 넘쳐난다. 허브가 일상화가 되다시피했고 화분마다 이름표가 꽂혀 있기도 하지만,봐도 봐도 갸가 갸인 듯한 와중이기에 <세밀화집, 허브>는 제목 만으로도 충분히 반갑다.

 

<세밀화집, 허브>로 말하자면 책 뒷 표지에 있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허브 식물종의 식별을 위한 세밀화 모음집'이란 설명이 딱 정확하게 하겠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이용해 온 전통 허브를 포함하여 다양한 종의 허브를 직접 수집, 관찰, 기록한 도감. <세밀화집, 허브>는 식별을 위한 도감이다. 시원한 사이즈의 판형과 색을 쓰지 않고 펜으로만 그린 담백한 식물 그림 30종이 펼쳐져 있다.

 

전체모습, 잎, 꽃, 암술, 수술, 씨방, 꽃받침, 종자를 따로 그리고 배율을 표시해놓은 생물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쪼그리고 관찰하던 식물을 눈 앞에 크게 낱낱을 볼 수 있으니 편하고 속이 시원하다. 외에 학명 과명 영명이 소개되어 있고, 간단하지만 매우 쓸모있는 해설도 곁들였다. 허브식물의 얼굴마담 겪이라 할 수 있는 '로즈마리'가 라틴어인 '이슬(Ros)'과 바다(Marinus)'의 합성어로 '바다의 이슬'이란 뜻이며, 원산지인 지중해 연안 바다의 바위틈에서 자생하는 것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단다. 로즈마리가 비틀리면서 자라는 듯한 수형이 태생에서 비롯되었던 것이었다. 바질의 원산지가 인도이며, '향기가 나는'이란 뜻의 그리스어 동사에서 이름이 유래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스위트바질을 주로 재배 이용한다던지 하는 깨알 정보들이 반갑다. 그리고 타임은 우리말로 백리향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즐겨마시는 카모마일티가 국화과인줄 이렇게 큰 그림으로 잎과 꽃을 보니, 딱 보니 알겠고, 세이지는 종류가 많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요즘 부쩍 재배되는 남미 쪽 세이지가 아닌, 유고의 달마틴 세이지가 품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고급정보까지 체크한다.

 

처음 휘리릭 보았을 땐 색이 없으니 뭐가 뭔지 구별이 더 안된다 싶었는데, 자꾸 보니 오히려 색에 현혹 되지 않고 차분히 형태를 볼 수 있어 더 좋았다. 세이지의 경우 전체식물은 커먼 세이지를 그려 놓았지만, 잎은 핫립 세이지와 파인애플 세이지를 그려놓아 비교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마지막에는 컬러 인덱스가 있어 색을 입힌 식물들이 열람되어 있기도 하다. 우아함으로는 티테이블 위에 얹혀있어야 할 것 같은 책이지만, 사이즈나 용도가 어울리지 않고, 주방 한켠에 두고, 틈날 때 마다 본다면 요리에 입혀지는 허브의 향기가 더욱 새로울 것 같다. 그렇다고 주방용 책은 아니지만, 허브 식물을 알아가기에 더한 책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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