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꼴라드바리의 예술적 향수 - 세계적인 조향사 니꼴라드바리만의 향수 세계로 떠나는 특별한 여정
니꼴라 드바리 지음, 강연희.유상희 옮김 / 샹다롬에디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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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원작이었던 영화 '향수'를 아주 짙게 기억한다.

화장도 잘 하지 않으면서도 향수 가게는 늘 기웃거리는 나였고

향기에 매료되어 구매는 해도 막상 뿌리지는 못했지만.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똑같은 향수를 뿌려도 개인의 체취에 따라 그 향기가 달라지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세상 신비롭기까지 했다.

이런 향수에, 향기에의 관심은 필자 스스로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관심의 갈래다.

'니꼴라드바리'는 세계적인 조향사의 이름으로 개인 향수의 창시자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책 '니꼴라드바리의 예술적 향수'는 조향사나 향수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알아가고 싶은 마음 하나로 선택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고 사진과 레시피 원재료들의 설명집도 품고 있는, 일종의 어떤 잡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름다운 꽃과 허브, 그리고 다채로운 아로마, 자연에의 기억. 파편.

어떤 한 가지 문장으로 정의하기 힘든 상상 속의 풍경을 내음으로, 그러니까 코로 읽어야 한다면 그것이 바로 '향수'가 아닐까

모든 장이 모두 흥미롭고 향기로운 도서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향수를 뜻하는 퍼퓸이라는 단어는 '연기를 통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만큼 긴긴 역사를 품고

이야기는 로마와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연수와 유향 그리고 몰약 등 평소 자주 듣지 못하던 진귀한 원료들이 아로마의 재료였으며

농업에서 얻을 수 있는 것부터 인도, 이집트, 터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얻을 수 있으며 동일한 품목도 나라마다 수확 방식 따라 그 향기마저도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당연하게도 꽃과 허브는 마치 와인처럼 terroir 떼루아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 같았다.

심지어 장미와 재스민은 수확의 방식 또한 중요했는데 이를테면, 다량 수확, 한 송이씩 수확 등으로 나뉠 만큼 그 채취 과정마저 섬세하다.

그렇게 향수는

고대에 신성시하던 물건을 다수의 시민들 또한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향수가 일반화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과학이 발전하지 않아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절에는

'고약한 냄새'가 사람을 죽인다고 생각해 아름다운 향수를 온몸에 뿌리는 것을 전염되지 않는 방법으로 믿었다는 사람들의 마음은 흥미로우면서도 이해가 되었다. 코로나를 겪은 지금의 우리 역시 공공연히 행해지는 민간요법들을 사용하기도 하기에.

향수도 그렇게 인류 역사에 함께 자리매김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대 로마에서 각별했다고 여겨지는 욕조와 식탁, 그리고 침대에서 사용되면서 향수는 쾌락의 동반자가 되기도 했다 한다.

이처럼 향수의 오랜 근원과 유래된 이야기부터 에센스나 최초의 오드콜로뉴와 같은 위생용품, 요즘의 인센스 스틱과도 같은 향료, 포마드, 포푸리 등 향기와 관련된 꽤나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책속에서 전통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접목을 시도하였던 천재적인 조향사 코티의 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독학만으로 모든 것을 거머쥐었다가 30년 만에 모든 것을 잃었다는 코티.

레망, 시프레, 에메랄드, 파리와 그의 마지막 향수 푸주레 오 크레퓌스퀄까지.

사실 저자는 흥망의 30년이 짧다고 하였지만 필자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향기로 각인되기에 충분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로티가 루브르 백화점에서 깨뜨린 첫 향수 이야기는 흡사 영화 '향수'의 엔딩을 떠올리며 내 기억속에 겹치며 상상되기도 했다.

코티는 세상을 떠나기 전 '유일하게 이루지 못한, 유일하게 꿈꿨던 한 가지가 인동초 향'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인동초는

한국과 일본 중국에만 분포하고 겨울에도 꽃에 따라 잎이 지지 않아 인동이라고 불리는 흰 꽃이었는데 이마저도 내심 궁금해졌다.

또한 음식처럼 향수도 좋은 재료가 중요하다.

책에 끌린 것 또한 이런 것들이 이유여서 이 부분도 재미있게 보았다.

에센스를 이루는 60여 가지 기본 향신료 파트는 눈을 떼지 못하고 읽었다.

물론 향기로움의 제조 과정도 궁금했지만 처음 보는 향에 대한 정보와 이름들이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필자는 커피와 와인을 좋아해서 처음 커피와 와인을 공부할 때 한국에서 접할 수 없는 향이 너무 궁금하여 이것들의 감각을 잠깐이라도 느껴보고파 온갖 비싼 키트를 아르바이트비를 탈탈 털어 사기도 했고 대형마트 수입 코너에 가서 사용하지도 않을 향신료를 잔뜩 사기도 했었는데

목서나 몰약, 제라늄, 랍다넘 같은 새로운 것들은 이름 자체로도 미지의 향기가 느껴질 지경이었다.

와이너리에서 새로운 와인을 위해 어떤 포도 품종을 배합할지 어디에 보관하여 숙성할지 고민하듯,

와인 소믈리에가 다양한 세상의 음식과 와인의 페어링을 고민하듯,

조향사는 좀 더 많은 갈래 안에서 향기들의 블랜드를 고민하게 될까? 굉장히 섬세하고 예민한 직업일 거라 생각되었다.

하지만 조향사들마다의 기억이 그 재료가 되기도 할까? 상상도 되었다.

다양한 모든 경우의 수를 차마 글이나 머리로 나열해 볼 수도 없을, 아주 많은, 무궁무진함이 내재되어 있을 것 같은 새로운 카테고리였다.

현대인에게도 지친 몸의 피로를 씻어내는 일은 여전히 힐링의 한 형태다.

가정에서는 샤워와 반신욕이,

여행지에서는 온천과 아로마로.

마침 책을 읽던 즈음 한 백화점에서 나눠주었던 작은 종이에 담긴 베르가못 향기를 어렴풋이 기억한다.

아주 익숙하지만 어딘지는 모르는 어떤 산속에서 작게 피어난 야생화를 지나칠 때 느꼈던 장면인지,

요즘은 향기를 맡으면 정해진 1가지 재료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장면'을 느낀다.

다양한 향의 섞임이 아마도 그렇게 느끼도록 제조되는 것도 같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향기들 속에 살고 있다.

책을 통해 모르고 있었던 혹은 내안에 잊고 있었던 궁금증들이 한껏 피어올랐고

처음 들어보는 향수 보석, 아로마, 향수 오일 등의 새로운 것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원재료의 소개와 제조 방법에 이어 나만의 향수 비누에도 도전해 볼 수 있도록 수많은 레시피까지 과감하게 수록되어 있었다.

물론 요즘은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도 웬만한 레시피는 많고

또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어 나만의 레시피를 업로드하고 공유하는 그야말로 방대한 자료의 홍수 속에 살고는 있지만.

스스로의 인생에서 40여 년을 조향, 향수를 연구하고 희귀 향수를 탄생시키고 대중화에 현재까지도 기여하는 한 사람의 책을 마주하는 이 감정은

꽤 벅차다.

누군가의 평생을 단 몇 시간, 며칠에 느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감사하고 또한 감격할 일인지

매번 책을 읽으며 감사하고 감사한다.

늦게 도착한 가을, 서평은 끝나지만 책의 음미는 계속될 것 같다.

평소 다양한 향기를 맡는 일이 행복하시고

다채로운 향기를 뿜어내는 홍차나 커피의 시간을 좋아하며

그 향수를 만들어내는 향기들은 어디에서 왔을지 궁금했고,

한번씩 향수를 선물하더라도 어떤 느낌의 향기를 전달하고 싶은지 알고 싶었던 그대들에게 분명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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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관계의 기술 -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 적당한 거리를 만드는 명쾌한 방법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 지음, 신혜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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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아직도 끊임없이 마음을 다스리는 자기관리, 관계 관련 심리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 분야가 어렵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사건들이 일어나는 나날에 어쩌면 스스로를 지키고 싶었던 것인지

책의 제목을 보고 먼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기존에 읽어온 인지심리학자, 심리학자, 심리치료사, 작가 등의 책을 보아왔는데 미국 심리치료 최고 전문가라는 소위 타이틀을 보고 한 번 더 궁금해졌습니다. 우리와 분명 다른 문화권에 있는 나라지만 그러기에 오히려 끌렸달까.

미국의 심리치료는 어떨까? 하는 생각도 문득 스쳤습니다.

책을 읽고 난 지금 '나를 지키는 관계의 기술'의 제목을 다시 써 보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족 안에서', 나를 지키는 관계의 기술.

책의 절반 이상은 가족 안에서의 '나를 지키는' 것을 위한 이야기라 느꼈습니다.

인간관계를 이루는 것 중, 아주 많고 많은 관계 중에 우리가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며 모두가 가지고 있으며

그 끈을 끊어내기가 가장 어려운 것인 관계 중 하나가 바로 '가족'이라고.

그렇게에 가장 많은 문제 또한 있으리라는 자연스러운 납득도요.

책의 형식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여타 도서들이 비슷한 형식을 취해왔듯

실제 내담자의 사연을 소개하고 심리 치료를 위해 사회에 통용되고 있는 용어에 대한 설명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등 이해를 돕는 그런 글 형식을 취합니다.

예시를 통한 이해를 추구한다는 점은 심리학 저서에서 거의 대부분이 채택하는 형식이라 낯설거나 거리낌은 없지만

수년간 심리학과 관련 카테고리의 대다수의 도서가 늘 비슷한 형식으로 출간되고 있기에 필자의 경우 항상 뭔가 기대라도 했던 사람처럼 심드렁한 마음이 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룹 심리 치료 전문가인 저자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Nedra Glover Tawwab)는 어린 시절 자라난 환경은 우리가 고를 수 없지만

가정이 아닌 밖에서의 건강한 만남은 우리가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음을 강하게 말합니다.

스스로에게 그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 분명 있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렇게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 책을 골라 펴 든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변화할 가능성을 충분히 안고 있으리라 여겨졌기에.

책에서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의외로 '모델링'과 '바운더리'라는 방법이었습니다.

개인의 삶에서 4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무의식과 의식 속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나의 작은 방법이

이렇게나 저명한 심리 전문가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라는 것도 놀라웠고 의외로 효과가 좋다는 부분도 저에게는 신선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해온 행동 방법인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하는 작은 다짐들도 자세히 보면 '모델링'의 한 형태라고 느껴졌습니다.

모델링 부분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좋은 사람을 선택하는 일에 공을 들여라'

아마 이미 모두 하고 있는 일일지도 누구나 알법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명한 전문가들이 모두 입 모아 이렇게 말합니다.

필자의 경우 최근 인생 전반에 걸쳐 생각하고 있는 강하고 중요한 이슈였기에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말은 참으로 간단하지만 인연과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이것이 '하면 된다'로 만 통용되는 일은 또 아니기에

참으로 뻔하고 당연하게도 생각을 바꾸는 일이 가장 먼저였습니다.

영화 인셉션에서도 누군가의 마음에 심어진 한 가지의 '기억'은 생각보다 강력함을 시사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그 잘못된 믿음과 마음은 스스로와 주변의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하고요.

모든 책에서 모두 강조했지만 익숙함에서 오는 부정적인 마음이 먼저 앞서 나를 가로막았고

사회 관계 속의 실패, 그리고 그 실패의 반복은 단 한 걸음도 나 자신을 나아지게 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책 또한 역시 첫걸음, 마음먹고 주변을 바꾸는 일을 도모하기를 권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역사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수상하리만치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겪는 일은 꽤 흔하며 그 역사가 오래된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인간성 자체를 부정 당하는 일 또한. 그리고 그것은 생각보다 가족사에서 시작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나는 주변을 떠 올려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내 가족 또한 떠 올려봅니다.

놀랍게도 내가 하고 있던 행동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인 '바운더리를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확실히 사람은 책을 통해 선례를 답사할 수 있고 스스로를 다시 다듬어 새로운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음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이런 부분에선 미약하나마 힘을 얻습니다.

안전하게 거리를 만드는 법.

그 사람을 내게서 밀어내는 일이라기보다 더 편안한 관계이게 해주는 것. 아마 바운더리를 정하는 것은 그런 일 인가합니다.

책에서도, 많은 심리학 도서에서도

모든 관계 속에서의 나의 모습은 과거의 삶 자체가 나를 형성해 왔다는데에 기인하는데,

이런 점을 토대로 개인이 지금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인지하고 나만의 '모델'을 다시 정해서 살아보는 시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디딜 수 있다면.

그리고 이미 누구나 해본 일이지만 우리 한번 그 일을 다시 해보자 하는 마음 또한 말입니다.

모든 심리학자가 똑같은 이야기를 읊고 있다고 하더라도 꽤 잘 읽히고 어려움 없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서평에서 다 다루지 못한 좋은 방법과 대안 그리고 사연은 많지만 책에서 확인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 또 비가 옵니다. 두 번의 우기에도 어려움을 잘 극복하는 한국이 되기를. 그리고 개인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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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디자인 팀은 이렇게 일합니다 - 프로덕트 디자인을 위한 리더십
리처드 밴필드 지음, 김주희 옮김 / 유엑스리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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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디자인을 위한 리더십'

리처드 밴필드 지음 / 김주희 옮김

Design Leadership

디자인과 리더십이 한데 묶인 위의 이 영 문장에서 팍 끌렸던 것 같다.

나는 이미 동년의 디자이너들이라면 큰 기업에서 관리직에 종사 중이거나 여전히 활활 타오르는 현역으로 뛰고 있거나

어쩌면 새로운 회사를 차려 CEO로 거듭난 디자이너가 많을 10년 차 디자이너다.

이런 중년의 디자이너인 필자는 꿈만 같은 스타트업 사례들을 접하면 여전히 한켠이 떨리곤 한다.

이 떨림이 책의 끌림으로 이끈 게 아닐지... 주저 없이 책을 펼쳤다.

저자 소개를 간단하게 하자면 그야말로 수백 개의 고객을 상대하고 있는 '리처드 밴필드'의 프로덕트 디자인 기업 '프레시 틸트 소일'의 CEO 이자 공동 창립자의 도서다.

책은 제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점도 마음에 든다.

제목만 휘황찬란하고 내용은 생뚱맞은 도서를 너무 많이 접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책 '스타트업 디자인 팀은 이렇게 일합니다!'는, '사람'과 '문화'에 대해 강조한다.

좋은 사업과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한 Tip이, 그 노하우가 궁금한데 '문화'라니. 의아할지도 모르겠지만

참 많은 부분에 동감하며 읽었다. 나 역시도 기업의 문화는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는 문화를 이루는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만들어 내는 창립자들로부터 전해져 내려온다. 는 것도.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만남.

성공에 다다른 종국의 기업의 모습도 이런 것이 아닐까.

그리고 간과할 수 없는 포용과 다양성.

성공한 리더들은 언제나 문화를 큐레이팅하고 소통하는 데 적극적이라고 말한다.

팀이 행복해지면 긍정적인 문화가 형성된다.

요리사가 기분이 좋으면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새로운 사람이 투입되면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는 작은 그룹이나 큰 그룹이나 마찬가지다.

사람은 그 자체로 큰 영향이기에.

이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공간이 문화라면, 그 파급은 어마어마하다.

책 '스타트업 디자인 팀은 이렇게 일합니다'라는 여러 장에 걸쳐 조직의 결속력과 힘이 이윤을 추구함에 있지 않고 '동기'에 있음을.

'문화'라는 강력함 자체가 도구가되고 동기가 됨을 차곡 차곡 들려주었다.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장이 있다.

리더는 자신이 내면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결정해야 하며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따르게 됩니다.

스타트업 디자인 팀은 이렇게 일합니다

책의 좋은 항목을 다 나열 할수는 없겠지만 몇가지 담아본다.

우선 리더 자신이 스스로 그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비전과 지침이 정해지면 리더가 문화를 모니터링하고 비전에서 벗어나면 그 방향을 다시 잡아 주어야 한다.

물론 책에서도 말하듯 디자인 리더가 모든 접점에 있거나 문화가 흔들릴 때마다 바로잡아줄 수는 없다.

리더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투자는 회사의 모든 이들이 이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화는 살아 숨 쉬는 것이며

사람과 문화를 연결하는 일이라는 것.

잊지 말아야 할 개인의 성숙함.

결과도 중요하지만 결과와 함께 일한 동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싶다 말한다.

'함께 일한 동료들을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 이 사람이 참 좋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팀이나 문화 자체가 아니라

'관리자와의 관계'다.

세부적으로 어떤 사람들을 채용하는지

어떻게 관리를 해왔고 해나가는지

균형 찾기와 내보내기,

수습이라는 제도 등의 장단점까지도.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고 좋았던 말은

처음에는 우리가 공간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공간이 우리를 만든다!

스타트업 디자인 팀은 이렇게 일합니다

보이지 않는 이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의 힘

문화의 힘 이 것으로 디자인(프로젝트, 일)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의 운영도 디자인이라는 프로젝트 자체도.

리더십이란 팀의 일원으로 여겨지면서도 리더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는 내려놓아라'

참 안되는 항목 중에 하나였다.

관계에서도 디자인에서도, 하지만 주기적으로 이런 외침과 가르침을 만난다는 건

그만큼 생각처럼 잘되지 않으면서 아주 중요한 사안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했다.

2023년 6월 개인적으로 필자에게는 조금 특별한 여름이 될 것 같다.

이 책이 좋은 밑거름이 될거라 믿는다.

보다 나은 나의 실수를 위하여, 라는 목에 걸리는 문구를 삼키며

오늘도 귀한 사례를 짧은 시간 안에 접할 수있는 책을 만남에 감사를 전하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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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포의 고전시가집 - 고1에서 고3까지 키워드 중심으로 분류한 고전시가집 고집북스 포기하지마 2
강소영 지음 / 고집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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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흐드러지는 완연한 봄


크게는 아니었지만 늘 저 너머의 이야기 같던 고전 시가.


마음 구석 한편에 관심만 가지고 있던 중년은 책을 냉큼 선택해 보았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을 대상으로 만든 도서라지만 몸만 커버린 어른에게도 여전히 궁금한 장르이다.



학창 시절 시험에 출제되기 때문에 접했던 것을 제외하면


시 자체의 아름다운 운율이나 심상,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감각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고 시집은 특히나 그때에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더 궁금했는데 국포의 수사법이나 읽는 방법은 어른이 되어 보아도 여전히 어렵다.



책의 중간중간 qr Code가 있는 부분은 (17, 41,105,132,192)


'강쌤 영상 꿀팁'이라는 파트가 있는데 이것을 먼저 듣고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


가장 중요한 고 시집을 읽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데 '옛 글자를 읽는 방법, 수사법, 영탄법 등이' 음성 설명으로 학생과 선생님의 대화하는 형식으로 녹음되어 있다. 영상은 5개로 몇 개 안되니 꼭 먼저 듣고, 책을 진행하시길 바란다.



국포의 고 시집은 학창 시절 독서기록장이 문득 떠오르는 앙증맞은 크기로 A4 종이의 딱 1/3 정도 되는 소형 사이즈로 어른 손바닥만 한데


공부하는 학생들이 들고 다니기에 좋도록 고려해 작게 만든 것 같다.



첫 장을 열면 고전 시가의 연표가 먼저 보인다. 고조선 건국 이래 한일 합병 1910년까지의 말 그대로 시가 연표다.


홍건적의 난 이후로 시가가 발생하고 그 이전에는 신화를 비롯 향가나 가요들로 이어져 왔던 것을 알 수 있다.


가물가물하지만 국가의 3 요소가 영토, 국민, 주권인데 그 주권은 언어에 기초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확실히 조선 건국 이후 훈민정음이라는 언어 체계가 창제되고 나서야 비로소 다양한 형태로 시조 가사 시조 등이 발전해 온 것 같다.



나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 있었던 부분은 일반 평민들의 사설시조와 풍자도 재미졌지만


양반들을 상대해야 했던 직업인 여인의 수준 높은 표현이 담긴 황진이의 시조 구절이라든가 당대의 문화에 따라 가문에서 정해준 곳으로 정략 억지 결혼을 해야 했던 여인의 타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허난설헌의 시조 등이었는데,


학생 때는 읽을 수 없었던 사랑과 삶에 대한 내용들이 보이는 것 같아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성 간의 사랑과 한데 두어도 밀리지 않을 애정, 애틋하고도 안타까운 사육신의 절개 짱짱한 시조 '이 몸이 주거 가셔'등은 정말 대단한 신념이 엿보이는 글이 아닐 수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학창 시절의 나로 여행을 떠나보는 고전 시가 집안의 커다란 울림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공부 중인 학생들에게 가장 적당한 책으로 보이지만 평소 고전 시집, 예전에 읽지 못했던 고어 고 시집이 궁금하다면 읽어보아도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이리라 생각하며 글을 줄인다.


좋은 기회를 주신 '고집 북스'에게도 짤막한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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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진심
이민주 요리, 이지현 글 / 작가와비평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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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제 완연한 봄이다.

와인과 커피를 배우던 시절 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음식을 대하는 마음이 꽤 '진심'이구나 하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술과 어울리는 음식, 서로 잘 어울리는 음식의 페어링. 마리아주. 와인과 커피 등.

요리를 만드는 신선한 재료와 제조 과정, 혹은 지역 특색을 잔뜩 품은 식문화의 모습들은

내가 매일 마주하는 한 끼의 밥상 위에 그릇 하나하나에 담긴 반찬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깃든다.

책은 요리하는 동생과 글쓰는 언니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총 4부에 걸쳐 총 46가지의 음식에 고루고루 담겨 있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래시피에 글맛이 잘 버무려진 음식의 그 '맛'은 각의 래시피와 사진을 시작으로 하나씩 소개된다.

이 감정과 기억으로 분류한듯한 음식의 갈래는

그리움, 위로, 희망, 사랑의 4가지 맛으로 크게 나뉘는데

물김치를 선두로 톳나물 무침, 황태구이, 장아찌같은 한국 반찬과

필자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있는 한국의 음식 전병이나 동죽같은 재료 산지의 내음이 풍겨져 나오는 기억이나 요즘 불거지는 소셜 이슈와도 연결지어 소개되기도 한다. 또한 크림수프, 까르보나라, 퀘사디아, 오징어 먹물 파에야같은 양식과 중식과 같은 다른 나라의 메뉴와 칵테일 같은 술도 있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래시피 모음집이거나 요리맛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쓴 그런 책은 아니다.

동생의 래시피를 담고 각 음식과 맛을 생각하며 쓴 이야기.

하나의 요리가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된다.

하나씩 래시피를 음미하며 이야기를 얌얌 씹다보면,

이렇게 나만의 사연이나 기억의 맛을 부여해가며 나만의 '식탁 위의 진심'도 만들 수 있겠구나 싶었다.

나는 계절이 바뀌어 갈 때 마다 짧아지는 계절의 매력에 한탄이나 슬픔을 갖기도 하지만

짭조름해지는 토마토나 봄에는 꼬옥 만나는 도다리 쑥국, 맛이 가득 오른 과실을 맛볼 때

제 철에 가장 신선한 재료로 만든 한 그릇의 음식을 마주할 때 여전히 가장 크게 변화를 느끼곤 한다.

혹은 그 음식을 처음 같이 먹었던 사람들을 기억하기도 하고.

책 '식탁 위의 진심'은 이 두 자매만의 음식을 기억하는 법같다.

조금 검색하면 바로 튀어나오는 결과값 덕분에 따로 래시피를 외우지 않아도 얼마든지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요즘이지만

좋아하는 로컬의 음식은 노트에 그 래시피를 써오고 있었다.

책을 마주하니 래시피만 메모해 둘 것이 아니라 나의 기억과 이야기도 한켠에 쓰고픈 마음이 들었다.

날짜별로 쓰는 식상한 일기 대신 '음식일기'로 나만의 맛을 기억하는 방법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말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블로그나 인스타 등에 음식과 만난 사람들을 tag하며 저마다 그 기억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금강산도 식후경, 나도 이제 느린 봄의 점심을 먹으며 계절의 이야기를 채우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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