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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포의 고전시가집 - 고1에서 고3까지 키워드 중심으로 분류한 고전시가집 ㅣ 고집북스 포기하지마 2
강소영 지음 / 고집북스 / 2023년 4월
평점 :
꽃들이 흐드러지는 완연한 봄
크게는 아니었지만 늘 저 너머의 이야기 같던 고전 시가.
마음 구석 한편에 관심만 가지고 있던 중년은 책을 냉큼 선택해 보았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을 대상으로 만든 도서라지만 몸만 커버린 어른에게도 여전히 궁금한 장르이다.
학창 시절 시험에 출제되기 때문에 접했던 것을 제외하면
시 자체의 아름다운 운율이나 심상,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나 감각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고 시집은 특히나 그때에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더 궁금했는데 국포의 수사법이나 읽는 방법은 어른이 되어 보아도 여전히 어렵다.
책의 중간중간 qr Code가 있는 부분은 (17, 41,105,132,192)
'강쌤 영상 꿀팁'이라는 파트가 있는데 이것을 먼저 듣고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
가장 중요한 고 시집을 읽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데 '옛 글자를 읽는 방법, 수사법, 영탄법 등이' 음성 설명으로 학생과 선생님의 대화하는 형식으로 녹음되어 있다. 영상은 5개로 몇 개 안되니 꼭 먼저 듣고, 책을 진행하시길 바란다.
국포의 고 시집은 학창 시절 독서기록장이 문득 떠오르는 앙증맞은 크기로 A4 종이의 딱 1/3 정도 되는 소형 사이즈로 어른 손바닥만 한데
공부하는 학생들이 들고 다니기에 좋도록 고려해 작게 만든 것 같다.
첫 장을 열면 고전 시가의 연표가 먼저 보인다. 고조선 건국 이래 한일 합병 1910년까지의 말 그대로 시가 연표다.
홍건적의 난 이후로 시가가 발생하고 그 이전에는 신화를 비롯 향가나 가요들로 이어져 왔던 것을 알 수 있다.
가물가물하지만 국가의 3 요소가 영토, 국민, 주권인데 그 주권은 언어에 기초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확실히 조선 건국 이후 훈민정음이라는 언어 체계가 창제되고 나서야 비로소 다양한 형태로 시조 가사 시조 등이 발전해 온 것 같다.
나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 있었던 부분은 일반 평민들의 사설시조와 풍자도 재미졌지만
양반들을 상대해야 했던 직업인 여인의 수준 높은 표현이 담긴 황진이의 시조 구절이라든가 당대의 문화에 따라 가문에서 정해준 곳으로 정략 억지 결혼을 해야 했던 여인의 타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허난설헌의 시조 등이었는데,
학생 때는 읽을 수 없었던 사랑과 삶에 대한 내용들이 보이는 것 같아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성 간의 사랑과 한데 두어도 밀리지 않을 애정, 애틋하고도 안타까운 사육신의 절개 짱짱한 시조 '이 몸이 주거 가셔'등은 정말 대단한 신념이 엿보이는 글이 아닐 수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학창 시절의 나로 여행을 떠나보는 고전 시가 집안의 커다란 울림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공부 중인 학생들에게 가장 적당한 책으로 보이지만 평소 고전 시집, 예전에 읽지 못했던 고어 고 시집이 궁금하다면 읽어보아도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이리라 생각하며 글을 줄인다.
좋은 기회를 주신 '고집 북스'에게도 짤막한 감사를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