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관계의 기술 -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 적당한 거리를 만드는 명쾌한 방법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 지음, 신혜연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3년 8월. 아직도 끊임없이 마음을 다스리는 자기관리, 관계 관련 심리 서적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 분야가 어렵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사건들이 일어나는 나날에 어쩌면 스스로를 지키고 싶었던 것인지

책의 제목을 보고 먼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기존에 읽어온 인지심리학자, 심리학자, 심리치료사, 작가 등의 책을 보아왔는데 미국 심리치료 최고 전문가라는 소위 타이틀을 보고 한 번 더 궁금해졌습니다. 우리와 분명 다른 문화권에 있는 나라지만 그러기에 오히려 끌렸달까.

미국의 심리치료는 어떨까? 하는 생각도 문득 스쳤습니다.

책을 읽고 난 지금 '나를 지키는 관계의 기술'의 제목을 다시 써 보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가족 안에서', 나를 지키는 관계의 기술.

책의 절반 이상은 가족 안에서의 '나를 지키는' 것을 위한 이야기라 느꼈습니다.

인간관계를 이루는 것 중, 아주 많고 많은 관계 중에 우리가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며 모두가 가지고 있으며

그 끈을 끊어내기가 가장 어려운 것인 관계 중 하나가 바로 '가족'이라고.

그렇게에 가장 많은 문제 또한 있으리라는 자연스러운 납득도요.

책의 형식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여타 도서들이 비슷한 형식을 취해왔듯

실제 내담자의 사연을 소개하고 심리 치료를 위해 사회에 통용되고 있는 용어에 대한 설명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등 이해를 돕는 그런 글 형식을 취합니다.

예시를 통한 이해를 추구한다는 점은 심리학 저서에서 거의 대부분이 채택하는 형식이라 낯설거나 거리낌은 없지만

수년간 심리학과 관련 카테고리의 대다수의 도서가 늘 비슷한 형식으로 출간되고 있기에 필자의 경우 항상 뭔가 기대라도 했던 사람처럼 심드렁한 마음이 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룹 심리 치료 전문가인 저자 네드라 글로버 타와브(Nedra Glover Tawwab)는 어린 시절 자라난 환경은 우리가 고를 수 없지만

가정이 아닌 밖에서의 건강한 만남은 우리가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음을 강하게 말합니다.

스스로에게 그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 분명 있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렇게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 책을 골라 펴 든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변화할 가능성을 충분히 안고 있으리라 여겨졌기에.

책에서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의외로 '모델링'과 '바운더리'라는 방법이었습니다.

개인의 삶에서 4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무의식과 의식 속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나의 작은 방법이

이렇게나 저명한 심리 전문가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라는 것도 놀라웠고 의외로 효과가 좋다는 부분도 저에게는 신선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해온 행동 방법인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 하는 작은 다짐들도 자세히 보면 '모델링'의 한 형태라고 느껴졌습니다.

모델링 부분에서 저자는 말합니다.

'좋은 사람을 선택하는 일에 공을 들여라'

아마 이미 모두 하고 있는 일일지도 누구나 알법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명한 전문가들이 모두 입 모아 이렇게 말합니다.

필자의 경우 최근 인생 전반에 걸쳐 생각하고 있는 강하고 중요한 이슈였기에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부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말은 참으로 간단하지만 인연과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이것이 '하면 된다'로 만 통용되는 일은 또 아니기에

참으로 뻔하고 당연하게도 생각을 바꾸는 일이 가장 먼저였습니다.

영화 인셉션에서도 누군가의 마음에 심어진 한 가지의 '기억'은 생각보다 강력함을 시사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그 잘못된 믿음과 마음은 스스로와 주변의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하고요.

모든 책에서 모두 강조했지만 익숙함에서 오는 부정적인 마음이 먼저 앞서 나를 가로막았고

사회 관계 속의 실패, 그리고 그 실패의 반복은 단 한 걸음도 나 자신을 나아지게 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책 또한 역시 첫걸음, 마음먹고 주변을 바꾸는 일을 도모하기를 권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역사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수상하리만치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겪는 일은 꽤 흔하며 그 역사가 오래된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인간성 자체를 부정 당하는 일 또한. 그리고 그것은 생각보다 가족사에서 시작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나는 주변을 떠 올려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와 내 가족 또한 떠 올려봅니다.

놀랍게도 내가 하고 있던 행동이 책에서 제시한 방법인 '바운더리를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확실히 사람은 책을 통해 선례를 답사할 수 있고 스스로를 다시 다듬어 새로운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음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이런 부분에선 미약하나마 힘을 얻습니다.

안전하게 거리를 만드는 법.

그 사람을 내게서 밀어내는 일이라기보다 더 편안한 관계이게 해주는 것. 아마 바운더리를 정하는 것은 그런 일 인가합니다.

책에서도, 많은 심리학 도서에서도

모든 관계 속에서의 나의 모습은 과거의 삶 자체가 나를 형성해 왔다는데에 기인하는데,

이런 점을 토대로 개인이 지금 현재의 모습 그대로를 인지하고 나만의 '모델'을 다시 정해서 살아보는 시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디딜 수 있다면.

그리고 이미 누구나 해본 일이지만 우리 한번 그 일을 다시 해보자 하는 마음 또한 말입니다.

모든 심리학자가 똑같은 이야기를 읊고 있다고 하더라도 꽤 잘 읽히고 어려움 없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도와주는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서평에서 다 다루지 못한 좋은 방법과 대안 그리고 사연은 많지만 책에서 확인 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 또 비가 옵니다. 두 번의 우기에도 어려움을 잘 극복하는 한국이 되기를. 그리고 개인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