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 끌레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가방을 둘러메고 집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바람결에 스치듯 저 끝까지 뻗은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갑자기 멈추고 싶은 순간이 있다. 숨을 들어마시고는 참는다. 찰칵, 경쾌한 소리. 셔터를 누르고 싶은 바로 그 순간. 사진은 여행의 기록이기에 앞서 그 찬란한 시간과 공간을 담고 싶은 나의 욕망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압도하지 않는 글을 써내려 간다는 건 어쩌면 더욱더 감미로운 이야기다. 사진을 찍는 그라서 그럴까. 작가이기에 앞서 여행을 다니고 그 곳에서 찍은 사진을 펼쳐놓고 써내려간 그의 글들을 읽다보면 경이로움보다는 친근감이 든다. 거기다가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칼로 주욱 그어서 책에 있는 사진들을 방의 한쪽 벽면에 걸어놓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만큼 사진과 글에 대한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곳에 가면 누구나 다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셔터만 눌러대도 그림이 되는 그러한 곳이 있기도 하니까. 하지만 이런 사진을 찍고 글을 쓴 작가에게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건, 그를 사진작가라고 부를 수 있는 건 바로 이거다. 그 사진을 찍기 까지 발품을 팔아 걸어가고, 오르고 순간의 호흡을 참고 프레임 안에 그 모습을 담아내려는 노력. 그 노력이 사진을 대신하고 사진이 그 노력을 대신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노력에 따른 여행길이, 그 이전에 여행을 떠나기 위한 용기가 없었다면 사진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열정을 보여주며 그 결과물인 이 책을 들고 열정을 온몸으로 느껴본다.  

그 곳으로의 초대. 한참동안 멍하니 바라보면서 이 곳에 가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고 다시 주저한다. 여행은 용기있는 자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새삼 느끼게 된다. 누구나 다 여행을 꿈꾸지만 여행을 하는 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꿈꾸고 있는 그 곳. 당장 내일이 될지도 모르는 그 여행을 부추기는 이 책을 읽으며, 그 날을 꿈꾼다. 언제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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