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기쁨 1 - '신의 물방울' 저자 아기 다다시
아기 다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와인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가끔 비오는 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을 때가 전화를 걸면서 글라스에 한 잔 따라 마시는 와인의 맛은 너무나도 아릿하다. 언제부터인가 와인이라는 것은 나에게 슬며시 스며들었다. 비록 비싸고 유명한 와인은 마셔보지 못했지만 달콤한 와인 한 잔이면 내 가슴을 다 쓸어내려주는 듯 했다. 아직 와인을 안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점점 나도 와인에 이처럼 미쳐가겠지,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마셔볼 수 있겠지, 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쓰기 전의 만화책 <신의 물방울>은 언제고 읽어 보고 싶었다. 재미있고 거기다 와인에 대한 내용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었다. 그러나 왜인지 만화라는 장르에 흥미가 없던 나는 언젠가 읽을거야, 라는 생각으로 차일피일 미뤄두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다가 이 <와인의 기쁨>이라는 책이 나온다는 소리에 기대를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색달랐다. 물론 만화를 그리거나 소설을 쓰던지간에 그 분야에 대해서는 정통해야 그리거나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아주 간단하고 알기 쉽게 정리해 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를 들어가며 그에 따른 와인을 나열해주며, 듣는 나는 그 재미가 쏠쏠하다. 마셔 본 와인은 그 중에 단 하나도 없었지만 작가의 묘사력에 나도 지금 그 와인을 같이 마시고 있는 듯한 느낌. 그만큼 쉽게 다가갈 수 있게 쓰여진 책이라는 것이다. 특히나, 만화책의 장면도 보여줄 때는 왜 내가 만화책을 먼저 보지 않았던가, 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내심, 만화책을 후에 보게 된다면 와인들에 대한 느낌을 더 잘 알면서 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안도했다.

아기 다다시, 그의 남동생과 함께 와인을 즐기는 남매. 집 한 칸을 빌려서 대형 셀러로 사용하고 있는 그들. 여름에는 그 와인을 위한 적정 온도를 만들기 위해 에어컨을 하루종일 틀어서 전기세만 80만원이 나온다는 그들. 그렇지만 내심 그들이 부러웠다. 물론 그만큼을 유지할 수 있는 그들의 경제력도 그랬지만 무엇보다도 유명하고 맛있다는 와인들을 많이 접해본 그들의 경험이 더 부러웠다고 할 수 있겠다. 어차피 둘 다 똑같은 말이긴 하지만. 

와인, 다가가기 어려운 듯 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즐기면 한없이 쉬워지는 와인. 그러나 그 속에는 그저 술이라는 느낌보다는 숙성정도나 수확을 하는 시기 등 복잡한 요소들이 그 와인 1병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 그 1병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나 와인을 수확하는 장소인 산지, 사소한 에티켓까지도 정확하고 깊게 설명하고 있진 않지만 이 정도면 와인에 대해서 한 발 들여놓았다는 느낌이 물씬 들게 느껴지는 책, 와인, 그 오묘하고 매력적인 느낌 속으로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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