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서가 2003-09-12  

반가워요
글에서 사람을 읽는다는 것은 참 미욱한 짓인데도,
남의 글을 보면서 글쓴이의 캐릭터를 상상하곤 하는 일이
이젠 아주 붙박인 습관처럼 되어버렸어요.
글과 자신과의 동일성에 대한 집착이
도드라지게 강한 사람이 써놓은 글이 아니고서야,
글에서 사람을 읽으려는 노력은 대개가 부질없는 짓일 텐데 말이죠.

<탐라기행> 리뷰,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 역시 공명, 까지는 아니더라도, 퍽 인상깊게 읽었던 책인데,
홍정님 리뷰를 읽고, 책장에서 부러 꺼내, 이리저리 들춰보기도 했어요.
또 꼼꼼하고 밀도높게 문장문장 이음새 하시는 글쓰기 품에,
무덤덤하고 설핏설핏 써대는 제 글쓰기를 좀 반성도 했고요.
즐거웠어요^^

성정이 그다지 데면데면하지 못해서 알은체를 잘 못하는데,
제 서재에 남기신 방명을 발판삼아 조심스레 쪽글 남겨요.

아, 홍정님, 남은 연휴 즐거이 보내시고,
앞으로도 좋은 리뷰 많이 보게되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홍정 2003-09-12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반가워요.
<탐라기행> 같은 경우는 조금은 혼란한 책인 것 같아요. 여행기로서는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시바 료타로를 좋게만 보기는 어려운 것 같고...(그러면서 별점을 다섯 개나 주다니...이것도 미혹이려나..합니다)
언젠가 님의 게시판에서, '새벽은 위험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대개 회사에서 돌아와 약간의 짬이 생기는 토요일 한밤중에 뭔가를 끄적거리게 돼서, 아무 생각없이 전송을 누르고 다음에 다시 읽어 보면, 부끄럽고 참담했던 일이 부지기수였지요. 때늦은 사춘기는 아닐테고, 이것 역시 밤의 미혹이려니 하고, 못본척 눈을 감고 뛸 수 밖에요..(아아, 비겁하다...-ㅅ-;;)

홍정 2003-09-12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읔, 연휴가 이제 몇 시간 안 남았네요. 나름껏 계획들이 있었건만, 이번 연휴는 노동과 근육통으로...보람찬 하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