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의 문신가 스토리콜렉터 73
헤더 모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북로드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아우슈비츠의 문신가]
by Heather Morris

바르샤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혼자 북라이트를 켜고 끊임없이 눈물을 닦아내며 읽었다. 가볍지 않으리라는 것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라는 것도 미리 알고 읽기 시작했지만 너무 버거웠다. 이 내용이 실화를 기반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가끔씩은 진심으로 몸 속 깊은 어디선가부터 구역질이 올라오기도 하고, 안도의 한숨과 미소가 같이 섞여나올 때도 있었다.

살아남는 다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것. 언제 붙잡혀 죽을지도 모르면서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먹을 빵과 어렵게 구한 식량을 나누어 주는 것. 내가 아니면 다른 이들이 잔인하게 그 일을 대신하지 못하도록 평생 죄책감에 시달릴 일을 머리 위에 내 친구의 시체가 타서 만들어진 재를 뒤집어쓰고 오열도 못하면서도 해야하는 것. 내가 마음을 다해 지키고 싶었던 아는 사람들, 그리고 모르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 랄레는 언어능력과 기지로 많은 이들에 비해 수용소에서 조금 더 편하게 지낼 수는 있었지만, 그로 인해 늘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고 어떻게든 그가 가진 것들을 조금이라도 더 나누려 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아우슈비츠나 비르케나우 같은 수많은 수용소에서 그저 그들이 특정 민족으로 태어난 것만으로 죽었다. 가스실에서 질식해 죽고, 작업장에서 지쳐 죽고, 트럭에서 질식해 죽고, 기차에서 감염되어 죽고, 걷다가 얼어죽고, 그저 거슬려서 총맞아 죽고. 아우슈비츠를 어떻게 가야할지, 가서 내 스스로가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랄레가 러시아 군에서 몰래 빠져나와 기차역에서 자기도 모르게 팔목의 숫자가 보였을 때, 그리고 그걸 본 역장이 그에게 자신의 아내가 만들어 준 샌드위치와 커피를 건넸을 때, 역장도, 랄레도, 그리고 나도 울었다. 함부로 위로를 건넬수도, 감히 동정할 수도 없지만 함께 마음이 찢어지는 것이었다고 감히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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