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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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By Margaret Atwood

심란하다.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그레이스의 유죄 여부는 알 수가 없다. 그녀는 30년에 달하는 억울하거나 혹은 당연한 수감생활 이후 종적을 감춰 버렸고, 나는 이 흡입력 강한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것을 조금 어려워 하고 있다. 유죄 여부를 떠나서도 다양한 생각이 든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그레이스 체포 당시만 해도 아직 이중인격이라는 정신질환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가, 그녀가 석방될 때에는 상당히 활발하게 연구가 되고 있었다. 마가렛 애트우드가 풀어내고 있는 이 이야기로만 판단하자면 그레이스 마크스는 이중인격이었을 가능성도 확실히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레이스에 관한 증언들이 여럿 엇갈리고 서로 충돌하는 가운데, 그녀가 그렇게 똑똑했다면 그 마저도 말 그대로 연기였을 수도 있겠다. (연기 였다면 심령의 씌인 상태, 정도로 연기를 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이중인격으로 인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해서, 그 범죄의 무게가 가벼워지는가도 또다른 쟁점이다. 정신병에 의해 행해진 범죄는, 책임의 크기가 과연 덜한 걸까, 범죄를 저지르고자 했던 의지의 무게는 과연 다른걸까. 그럼 우리는 그에 관해 어떻게 조치를 해야하는가. 생각과 고민, 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운데 이 책은 정말 잘 써진 소설이라고 밖에는 말하지 못하겠다. 흡입력이 정말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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