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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77
고든 코먼 지음, 이철민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3년 8월
평점 :

청소년문학 거장 고든 코먼의 백 번째 작품!
우리만의 비밀 공간, 지하벙커 요새 『안전가옥』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한 마을의 다섯명의 소년들. 이들은 숲속을 거닐다가 지하 벙커의 입구를 발견하게 된다. 이 친구들이 발견한 지하 벙커는 냉전 시대에 그 시대 부호가 대피하기 위해 만든 지하 벙커였던 것인데.. 비상 식량은 물론 전력 시설, 가전제품 등 많은 것들을 갖추고 있었다. 다섯 명의 소년들은 이 곳을 자신들만의 아지트로 정하고 이 곳의 존재를 철저하게 비밀로 하기로 한다.
아지트가 생긴 소년들. 씨제이, 에반, 미첼, 제이슨, 리키. 이 친구들은 저마다의 사연이 있었는데..
는 엄마가 재혼으로 새아빠가 생겼지만 분노조절장애가 있어 씨제이와 씨제이 엄마에게 폭력을 일삼는다. 저지른 일에는 금세 반성하고 후회하며 사과하지만. 늘 용서하는 엄마와는 달리 씨제이는 늘 두렵고 미운 존재이다. 정말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는 말이 증명되는 새아빠와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씨제이. 엄마도 이해가 되지 않는 씨제이는 이런 사실을 친구들에게는 절대 비밀로 한다.
은 부모가 알콜중독과 마약 중독으로 인해 재활원에 들어가는 바람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다. 에반의 형 루크는 그런 현실에 반항하듯 불량배 예이거 무리와 어울리게 되자 에반은 형과 사이가 좋지 않다. (책을 읽다보면 루크가 예이거와 친하게 지내게 된 계기를 알게되는데..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전적으로 루크 입장에서 이해해봤을때. )
은 강박장애가 있는데 말도 늘 날이 서있고 굉장히 상상력이 기발한 친구이다. 병원에 치료를 받았었지만 엄마가 다니던 회사에서 실직하게 되면서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져 치료를 중단하게 된다. 미첼은 밤마다 어딘가로 향한다. 이 역시 친구들에게는 비밀이다.
은 부모님이 이혼 소송 중이라 엄마집과 아빠집을 번갈아 다니면서 생활하는 친구다. 체격도 좋고 저넬이라는 똑부러지는 여자친구가 있다. 하지만 지하 벙커의 존재를 철두철미하고 똑부러지는 여자친구에게 비밀로 하려니 제이슨에게는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는 전학 온 친구! 영재 학교에 다닐만큼 똑똑한 친구다. 네 명의 친구들 사이에 합류해서 그런지 리키를 보는 나머지 네 명의 눈치가 썩 좋지는 않지만.. 똑똑한 리키는 눈치가 빠른듯하다. 씨제이의 곤경에 처한 상황을 그간의 관찰로 알게 되는 리키. 미첼에게 이야기하며 씨제이를 도와주기로 하는데 다른 요새 멤버 에반과 제이슨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기로 한다.
아. 근데. 친구들이 씨제이를 도와주는 건 좋지만... 이제껏 비밀로 했는데.. 친구들이 모든 걸 알게된 사실만으로도 곤란할지도 모를.. 씨제이의 입장은 어떡하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새아빠의 폭력이 주는 고통보다는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자신의 민낯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밝혀지면 엄청 괴로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뒤에 같은 생각을 했던 씨제이의 마음을 볼 수 있었다. (흐엉)

정말 다양한 사연들이었다. 주변에서 충분히 목격할 수 있고, 혹은 내가 겪을 수 있는 그런 일들. 고통스럽기도 하고 얼른 벗어나고 싶은 일들을 겪고 있는 그런와중에도 십대인 다섯 명의 이 친구들의 우정이 정말 돋보였던 것 같다.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도우려하고. 전학생인 리키마저 그런 우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어른들 몰래 유지시키고 싶었던 비밀 공간이 다섯 친구들의 안식처가 되기도 했는데.. 그들만의 공간이 없어지더라도 친구들이 있어서 덜 아쉽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이런 친구들이 있다면 뭐든 재밌었을 것 같다. 즐거웠을 것 같고. 물론 함께 있는 모든 시간이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친구들과의 추억, 행복했던 기억은 가지고 있을테니까.
■ 책 속 문장 pick
씨제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가족이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데, 내 추측이 맞다면 녀석에게는 오히려 가족이 걸림돌인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건,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으며 철저한 고립감을 느끼고 있었을 씨제이의 딱한 처지였다. (p.201~202)
우리 모두 너를 도와주고 싶어 해." 리키가 말했다. "나야 다른 친구들만큼 너와 오래 알고 지내진 않았지만, 너만 괜찮다면 우리 집에서 묵어도 돼. 40년 묵은 소고기 스튜보다는 우리 아빠가 해 주는 요리가 더 맛있을 거야." (p.215)
벽 뒤로 숨었던 나를 드러내는 건 무척 두려운 일이었다. 녀석들은 결국 이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 내게 잘된 일이라 생각할지 몰라도, 솔직히 나는 벽을 허문 녀석들이 미웠다. 내게 있어 친구들에게 민낯을 내보이는 괴로움은 마커스에게 얻어맞는 고통과는 견줄 수 없는 그 이상의 아픔이었다. (p219)
어린아이에게 자신만의 은밀한 공간이 생긴다는 게 얼마나 특별하고 얼마나 드문 일인지 그들이 어찌 알 수가 있겠는가? 부모의 이혼, 난폭한 계부, 낯선 곳으로의 이주, 저조한 학교 성적, 자식을 버리고 떠난 부모 등 가혹한 현실에 저마다 상처를 입고 신음하는 우리를 요새는 따뜻이 품어 주었다. 그랬다. 우리에게 요새는 탈출구이자 피난처였고 마음의 안식처였다. (p.289)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들 전개가 굉장히 촘촘하다. 하지만 또 섬세하고. 고든 코먼 작가의 책은 처음 접한 것 같은데. 너무 좋았네!! 기회가 되면 조금씩 찾아 읽어 보고 싶다. 이번 책이 100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우와!! 처음이 너무 기념적이다. ( 영광이에요! :D )
청소년 친구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이런 일, 저런 일. 누구나 겪을 수 있고 혹시나 힘든 상황이라면 너무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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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