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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한 달 살기 - 한 권의 책을 한 달 동안 읽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지희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21년 1월
평점 :

내가 만약 책이라면. 한두 번 펼쳐지고 잊히는 것이 아니라 한 달 내내 밑줄 그어지고 더럽혀지고 눈물과 웃음을 받아 내는 책이라면. 꽤 기쁘지 않을까. 책은 사물일 뿐이지만 좋아하는 존재를 존중하고 아껴주고 싶은 마음은 어떤 생명을 대할 때와 다를 바가 없다.
책은 보통 한 번 읽고 나면 그 뒤로 다시 보게되는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뜻하지 않게 큰 울림을 받아서 다시 읽어야겠다, 다시 읽게 될 거라는 책이 한 권씩은 있을까..?
책을 읽고 읽은 그 책에 대한 얼마만큼의 애정이 생길까..?
만약 한 달 동안 딱 한 권의 책만 읽으라면 나는 어떤 책을 선택하게 될까..?
그렇다면 한 권을 깊게 읽을 수 있을까...?
제목만으로 여러 궁금증이 들게 한 『책에서 한 달 살기』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아하는 책은 가끔씩 다시금 펼쳐 보기도 한다. 완전하게는 아니지만 최초에 읽을 당시 표시해둔 플래그잇 위주로 다시 읽어보는 편인데.. 읽을 때마다 다른 문장의 깊이와 느낌... 저자처럼 읽어도 책이 주는 깊이와 울림은 매번 조금씩 다를테지.. 궁금하다.. 한 달동안 한 권의 책에서만 살게되면 어떤 느낌일지..... :D
직장을 그만두고 프랑스에 가서 여행하듯이 남편과 밴으로 이동하며 생활하는 저자는 짐을 최대한 줄이기로 한다. 그 중에 외국에서는 새로운 책을 사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의 책으로 한 달 동안 한 권의 책을 읽어보기로 한다. 한 달 동안 한 권의 책이라....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소란」,「글쓰기의 최전선」,「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아무튼, 비건」,「대리사회」,「사라지는 번역자들」,「안녕, 동백숲 작은 집」,「심신 단련」,「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저자가 각 한 달이라는 기간동안 머무른 책들이다. 각각의 책들에게서 깨달은 마음들을 보고 있으면 덩달아 나도 든든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건 책들에게 남긴 책의 역할.. (역할이라 해야 맞을까... 음.... 표현의 부재..)
'친구로 남을 책' , '봄으로 남을 책' , '선생님으로 남을 책' , '문학으로 남을 책' ... 등등.. 그렇게 저자만의 방식과 느낌으로 읽은 책들에 대해 남겨주니 나중에 읽을 때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언급된 11권의 책 중에 읽은 책은 없.. 심지어 소장하고 있는 책은 딱 한 권... 언젠가 다 읽어볼 수 있기를... )
사실 책을 많이 구입하는 편인데... 어느 순간.. 구입한 책들이 점점 쌓여가게 되었다. 읽으려고 구입했지만 미루게 되는 일이 허다한.. 그러니까 읽는 책보다 사는 책이 더 많은 지경에 이르게 된 나의 책장.. (책 사는 재미가 얼마나 좋게요... 탕진잼...) 물론 감사하게 받는 책들도 너무 많지만.... (감사합니다 ♡)
책을 그냥 완독하는 것에 의의를 두는 그냥 읽어내기 바쁜 나의 독서량... (뭐, 그렇게 많이 읽지도 않지만..) 읽은 책에서 본 인상깊었던 문장을 어디선가 보면 어느 책에서 보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은 때가 많아졌고... 그래서 내가 책을 깊이있게 읽지를 못하고 있다는 건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는데.. 『책에서 한 달 살기』 이 책을 읽고 보니 앞으로는 조금 더 천천히 온전하게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습관이 당장 변화되지는 않겠지만 정말 앞으로는 그래볼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겠다.. :D
■ 책 속으로..
책은 읽는 동안 즐거우면 된다. 기억나지 않는다고해서 그날의 독서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이 아닌 다음에야 굳이 내용을 외우고 있을 필요는 없다. 마치 여행처럼 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될 뿐, 보고 들은 것을 모두 습득하고 기억해 둘 의무는 없다. (p.8)
책은 참 신기하다. 읽을 때마다 다른 생각을 하게 한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을 여러 번 읽는 게 고역인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알고 있어도 좋아하는 부분을 자꾸 반복해서 접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p.25)
형태는 의무를 띠고 있지만 내게 한 달 살기는 결국 즐거움이라는 걸 깨달았다.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는다. (p.26)
책 한 권이 가져다주는 고요에 감탄하곤 한다. 음악이나 텔레비전 소리 곁에선 책에 잘 집중하지 못하는 편이지만, 가끔 어떤 책은 주변의 모든 소음도 잡아먹을 만큼 묵직한 소리를 낸다. (p.45)
내 곁에 책이 아니라 사람 하나하나가 더해지는 기분이다. 그것도 아주 든든한. (p.125)
책하고만 살면 좋겠다.. 사람이 없어도.. 소리가 없어도.. 그래도..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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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