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꼿꼿이 치켜들고 있는 다족류 벌레와 모습과 흡사해 삼벌레고개라 불리는 삼악동.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니, 주인공 은철과 원의 시선으로 보는 어른들의 이야기. 『토우의 집』
우물집 둘째 아들 은철이네 집에는 '안 원'의 가족이 세들어 산다. 은철과 원은 마을의 비밀을 알아내는 스파이가 되기로 하는데... (뭐지, 이 귀여움은...ㅎ) 이 둘의 스파이 활약 리스트를 보면... 또 귀엽다.. 동네 사람들의 이름을 알아내기기도 하고 괴상한 씨가 부르는 노래에서 들리는 개발기술 대란.. (feat.귀밝이술) ㅋㅋ
"아가야, 이 양반이 괴상하게 불러서 그렇지, 개발기술이 아니라 귀밝이술이란다.""기발기술이요?"(…)"귀밝이술은 귀를 밝게 하는 술이야. 귀가 잘 들리게하는 술. 정월대보름에 먹는 술이지."원도 똑같이 귀를 가리키며 입술을 보아 물었다."귀 발 귀 술?""그렇지.""아, 참 재미있는 말이네요. 귀발귀술. 귀발귀술." (p.64~65)
"아가야, 이 양반이 괴상하게 불러서 그렇지, 개발기술이 아니라 귀밝이술이란다."
"기발기술이요?"
(…)
"귀밝이술은 귀를 밝게 하는 술이야. 귀가 잘 들리게하는 술. 정월대보름에 먹는 술이지."
원도 똑같이 귀를 가리키며 입술을 보아 물었다.
"귀 발 귀 술?"
"그렇지."
"아, 참 재미있는 말이네요. 귀발귀술. 귀발귀술."
(p.64~65)
은철과 원의 시선으로 같이 보다보면 병아리같고.. 그냥 좀 귀엽다.. 이런 귀여움을 뒤로하고...전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잔잔하다. 그런 잔잔함 속에 위태로움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은철은 형의 금철이 때문에 크게 다치게 된 사건.. 버릇을 고치겠다며 다소 무리하게 벌주는 원이 모습이 상상되어 안쓰럽기도 했고..
"직장이 있으면 뭐 하니? 여기저기 뜯기는 데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 뜯겨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이런 사정 모를 거야.""뜯기는구나.""뜯기지. 뜯겨도 이만저만 뜯겨야 말이지." (p.82~83)
"직장이 있으면 뭐 하니? 여기저기 뜯기는 데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 뜯겨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이런 사정 모를 거야."
"뜯기는구나."
"뜯기지. 뜯겨도 이만저만 뜯겨야 말이지."
(p.82~83)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작고 소중한 스치기만하는 월급의 존재감을 이야기하는 어른들의 말은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무서운데 멈출 수가 없어요. 저놈들이 멈추지 않으면 우리도 멈출 수가 없어요." (p.269)
갑자기 양복입은 사내들이 원의 아빠 덕규를 데리고 가서는 죽음으로 돌아온 덕규(인혁당 사건 모티브..) .. 그로인해 마음이 무너지는 원이네 가족.... 그 고통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겠지만은... 원의 엄마(새댁)의 무너짐에 나도 무너짐.... ㅠ
잔잔하던 일상의 흐름에 맞닥뜨리는 고통의 순간들. 평화로운 삶을 거부한 적도 없는데. 일상속에 생겨난 예고없는 고통들은 너무나 힘겹다.
■ 책 속으로
"(…) 가족끼리 돕고 살아야지 뜯긴다니.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괜찮겠지."원은 무슨 소린지도 모르고 새댁의 괜찮겠지 괜찮겠지 하는 추임새에 맞춰 무거운 발걸음을 한 발짝 한 발짝 떼놓았다. (p.86)
"(…) 가족끼리 돕고 살아야지 뜯긴다니.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 괜찮겠지."
원은 무슨 소린지도 모르고 새댁의 괜찮겠지 괜찮겠지 하는 추임새에 맞춰 무거운 발걸음을 한 발짝 한 발짝 떼놓았다.
(p.86)
"애들이 있으니 제가 살아 있기는 해야겠지요?""그런 말이 어딨어? 어떻게든 견디고 살아야지.""뭐든 다 빼앗아 가는 세상이에요.""그래도 자식 보고 견뎌야지. 살다 보면 살아져." (p.301)
"애들이 있으니 제가 살아 있기는 해야겠지요?"
"그런 말이 어딨어? 어떻게든 견디고 살아야지."
"뭐든 다 빼앗아 가는 세상이에요."
"그래도 자식 보고 견뎌야지. 살다 보면 살아져."
(p.301)
어린 스파이들은 회복할 수 없이 망가진 것들 때문에 울었다. 일 년도 안 된 지난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울었다. 이 모든 일이 어른 그들에게 지나치게 억울하고 가혹해서 울었다. (p.272~273)
어린 스파이들은 회복할 수 없이 망가진 것들 때문에 울었다. 일 년도 안 된 지난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울었다. 이 모든 일이 어른 그들에게 지나치게 억울하고 가혹해서 울었다.
(p.272~273)
삼벌레고개의 어린 스파이들의 성장통.. 고통에 관한 고백.. 잔혹하기도 했고.. 먹먹하기도 했던 『토우의 집』
권여선 작가의 책은 구입해놓고 표지독서중인 책들.. 얼른 꺼내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반성해)
(아- 개정판 표지. 책과 잘 어울리고. 색감도 예쁨.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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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