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들은 정원에 남겨두었다> 가족의 개념과 성소수자의 이야기, <다른 세계에서도> 임신중지와 낙태법에 대한 이야기, <라이파이> 만화 라이파이 속 발차기가 인상적이었고, <부태복> 탈북민 의사와 지방병원 의사의 이야기, <컨프론테이션> 법조인인 '내'가 사랑을 하고 이별하는 이야기, <눈빛이 없어>는 가장 인상적이었던 소설이만 사실같은 사건을 다룬 영화의 장면이 지나가는 듯한 이야기, <너를 따라가면> 간호사 정혜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5·18사건, <참 站> 윤리성..... 뭔가 다소 무겁게만 느껴졌던 이야기...

 

다채로운 8편의 단편 소설. 작가의 상상력, 필력이 굉장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사실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마음이 그냥 좀 무겁게 느껴졌... (표지가 한몫한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사회적인 이슈들을 소설 속에 담았는데.. 읽다보면 알만한 사건들을 너무나 차분하게 담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놀랍기도 했다. 각각의 소설 전부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여덟 단편중 <눈빛이 없어>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어떠한 사고가 딱! 떠오를 만큼의 그런 내용을 담은 이야기에 먹먹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신입에 대한 그들의 미안함이 너무나 느껴졌고, 그 마음 또한 무거움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그날 이후로, 저 친구 눈빛이 없었어. 제정신이 아니었지. 어디 저 친구뿐이었겠나." (p.212) _ 눈빛이 없어

 

기억이란 대부분 그렇게 망실되어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마련이지만, 어떤 기억은 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오랜 세월을 견디다 한순간에 깨어나버리고는 한다. (p.214~215) _ 눈빛이 없어

 

 

 

 

 

■ 책 속의 문장

사람은 누구나 오류를 낸다. 오류를 줄이려면 객관적 지표가 필요하다. 검사를 안 하고 놓치기보다는, 하고 나서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는 편이 백번 낫다.

부태복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기계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불신했다.   p.112 _ 부태복

 

나는 불현듯 오를레앙에서의 한 시절을 떠올렸다. 프랑스 아이들과 말을 튼 후에도 투명한 구체에 갇힌 듯, 잘해봐야 그들 사이에서 두더지나 청설모같이 아담하고 신기한 동물일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을, 누구에게도 티 내지 못했던 고립을, 그리고 그로 인한 외로움을, 언젠가 도래할 끝을 기다리며 견뎠던 그 시간들을.   p.165 _ 컨프론테이션

 

 

어떤 장면들은 또렷이 기억났는데 이상하게도 되살아난 기억마다 의문문의 꼴을 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그때 그 사람은 정말 컷소를 정비하고 있었떤 것이었을까. 애초에 난간 아래를 수직으로 응시하던 그는 정말 땅에 핀 꽃을 내려다보았던 거이었을까. 이런 식으로.   p.216 _ 눈빛이 없어

 

당신이 없는 그곳에서도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분명 다르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 다른 세계에서도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은 분명 굳건할 것임을 당신이 이해하는 날이 오기를 (p.70) _ 다른 세계에서도

 

 

현실에서 잊고 잊혀지며 사는 문제들을 소설에서 끝없이 질문하고 끝없이 의문하게 만드는 이현석 작가의 첫 소설집 『다른 세계에서도』 .. 사회적인 문제들을 이야기를 소설로 만나게 될때마다 나는 그 사실들에 너무 외면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괜한 미안함이 들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 한켠에 묵직함을 남겨놓은 것 같다.

현실을 마주해볼 수 있게, 소설로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준 이현석 작가의 다음 시선이 궁금하다.. :D

 

 

 

 

#다른세계에서도 #이현석 #자음과모음 #단편소설 #단편소설집 #2020년제11회젊은작가수상작 #시대반영 #현실 #추천도서 #도서지원 #자모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프닝 건너뛰기 트리플 2
은모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관계'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표제작인 <오프닝 건너뛰기>를 포함해 <쾌적한 한 잔>, <앙코르> 이렇게 총 3개의 단편과 에세이 한 편이 실려있다.

 

결혼은 하였지만 과정을 생략하고 결혼한 신혼부부의 이야기 <오프닝 건너뛰기> .. 주인공 수미와 경호는 결혼생활에서 서로 다름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이들의 결혼 생활. 처음보는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오프닝을 건너뛰는 수미.. 다시 처음부터 재생시키는 경호.. 영상을 보며 지난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경호.. 흠.. 아무튼 이들은 서로에게 불만이 생기지만 평생 같이 해야 할 관계임을...

 

수미는 경호에게 애처로운 마음이 들었으나 한편으로는 부부란 서로가 만나기 전에 겪은 아픔마저 끝없이 달래주어야 하는 사이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p.45) _ 오프닝 건너뛰기

 

 

결혼을 하지 않고 연애만 하는 포옹이상의 스킨십은 하지 않는 남자 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쾌적한 한 잔> ..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 교사 은우. 자신의 불완전함에 누군가를 만나는게 어려워지게 되는 때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은우는 다시 잔을 들고 칵테일을 한 모금 삼켰다. 쾌적한 맛이 났다. 요란하고 뜨거운 충동의 반대편에 위치한 듯한 맛이었다. 크고 단단한 얼음이 뿜어내는 냉기에 중심을 내주어야만 성립하는 맛이기도 했다. 자신이 견뎌낼 수 있는 온도와 머물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가늠해보면서 은우는 기다란 유리잔 표면에 맺힌 물방울에 손끝을 가져다 댔다. (p.84) _ 쾌적한 한 잔

 

 

해외여행에서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 함께 여행하며 지난날 연애를 떠올리는 두 여자의 이야기 <앙코르> .. 세영과 가람.. 여행지에서 캐리어를 분실한 가람. 세영이 그녀를 보곤 도와주게 되고 함께 여행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되는 세영..  한국으로 돌아가 세영과 가람은 연락하고 지낼까... 함께 듣기로 한 음악은 무엇일까... 궁금증이 남은 앙코르... :D

 

 

돌이켜보면 세영은 그 당시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아직 어느 정도는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음에도 그녀와의 연애에 온 마음과 정성과 시간을 쏟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모순적이게도 그러한 시절을 겪고 나서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이후에는 일상에서 일이 차지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절대적인 비중을 점유하는 바람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볼 여유가 없어졌다.

사실 세영은 자신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까맣게 잊고 살다시피 했다. 그러니까 이번 여행까지는. 그러다 돌아갈 날만을 앞둔 이 순간 그간 잊고 있었던 감정이 생생히 되살아난 것이었다. (p.134~135) _ 앙코르

 

 

결혼을 비롯한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함을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은 세 편의 소설.. 자신이 유지할 수 있는만큼의 편견과 선입견의 거리들.. 낯설지만 낯설지않은.......

 

 

대답을 미루는 수미에게 경호는 잘 기억해두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 영화에서 주인공이 말하기를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가 생애 첫 번째로 하는 경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라 하더라고 전했다.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는 데 성공하고,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나고, 첫사랑에 빠지는 강렬한 순간들이 기억 사이사이에 기둥처럼 솟아올라 구획을 만드는데, 처음 접하는 경험과 자극이 드물어지고 빤한 일상만 반복하다 보면 긴 시간이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되어서 점점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는 것이었다.   p.51 _오프닝 건너뛰기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참 많죠."

"네." 가람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남들 눈에는 저도 어딘가 한 군데쯤 이상해 보이겠지만요" 하고 덧붙였다.   p.119 _ 앙코르

 

생각해보면 단편 소설 속 메세지를 발견하는게 다소 어려웠던 것 같다. (읽는 내공 부족한 1인) 저자의 작품 중에서 「꿈은, 미니멀리즘」,「안락」만 읽어보았는데.. 또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지.. 그래야겠지..

세 편과 에세이를 읽고 책의 끄트머리에 있는 해설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니까요..... ☞☜



 

TRIPLE ① 호르몬이 그랬어

TRIPLE ② 오프닝 건너뛰기

 

세 편의 소설이 한 권에 모이는 방식을 통해 작가는 일반적인 소설집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여러 흥미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으며 독자는 당대의 새로운 작가들을 시차 없이 접할 수 있다는 트리플 시리즈. 세 번째도 너무나 기대된다!!! :D

 

 

#오프닝건너뛰기 #은모든 #자음과모음 #단편소설 #트리플시리즈 #호르몬이그랬어 #트리플시리즈두번째 #단편소설집 #인간관계 #관계 #공존하는삶 #도서지원 #자모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송경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도일보 송가을 기자의 고군분투 취재일기.

 

1부 경찰팀

2부 법조팀

3부 탐사보도팀

 

3번의 소속팀이 변경되고 소속되어 있는 동안에 보고 들은 에피소드들. 물론 소설이므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은 현직 기자이며 작가가 만든 허구이다. 하지만 현실과 한국 언론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실적인 사건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성매매하는 곳에 잠입하여 남자친구를 찾으러왔다고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송가을 기자. 이런저런 정보를 캐내려 연기를 하고는. 남자친구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곳에서 본 적이 있냐는 말에... 눈물을 쏟으며 뒤돌아나오는 비참한 기분의 송가을.. (비참한 기분이라니..... 말 하지않아도 알겠는 그녀의 눈물...) ...

 

그리고 법정에서 만난 중학생들의 사연.... 정말이지... 법정안에서의 모습과 밖에서의 모습이 너무 다른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던... 진심... 토할 뻔했는 사건.... 중학생이지만 악하다, 정말... 분명히 저런 친구들 현실에서도 존재할 것 같은 생각에 오싹해지기도 했다... 우워.. 실감나는 그 기분..

 

그 외의 사건도 재밌게 넘겨보았다. ㅎ 사람들의 마음이 아니지.. 현실이, 내 마음이 얼마나 오염된건지... 읽어도 전혀 위화감 없는 사건들... 어딘가 씁쓸한 기분은 지울수가 없네... ㅠㅠ

 

현직 기자 송경화 작가의 소설 데뷔작인『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각각의 에피소드는 충분히 재미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시트콤같은 느낌이 깔려 있었던 것 같고.. 하지만 사실 송가을 캐릭터 자체에 매력을 느끼진 못했다. (드라마화 된다고 해서 조심스레 적어봄....) 에피소드 그러니까 송가을이 취재한 사건에만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뭐랄까.. 송가을의 취재 에세이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그런 느낌을 바탕으로 현시대의 모습들을 툭툭 건드리는 소설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D

 

"죄송한 게 너무 많은 세상에서 좀 덜 죄송하고 싶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를 쓰겠다." (p.360)

 

 

 


 

 

■ 책 속의 문장

 

"이제 마무리 단계니까 너 혼자 남아서 마지막 현장 마저 취재하고 올라와. 현장검증 처음이지? 유족들 보고 눈물 날 수 있는데, 거기서 같이 우는 게 좋은 기자는 아니야. 그 모습도 꼼꼼히 취재해서 담는 게 좋은 기자야. 우느라 눈 흐리지 말고 똑똑히 봐. 모든 장면을 놓치지 말라고."  P.37

 

"얀마, 송가을. 머리가 있으면 좀 생각을 해봐라. 지 술처마실 돈은 있는데, 애들 빼빼로 사줄 돈은 없었다는 거야? 술 마실 돈은 아깝고 애들 빼빼로 사줄 돈은 아껴야 했다? 이기적인 새끼가 자기 감성에 취해서 헛소리한 걸 가지고 지금 뭔 기사를 쓰겠다고 하고 있어! 정신 차리고, 다른 거 찾아봐!"   P.87

 

내켜 하지 않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물론, 실패해도 좋아. 일단 시도하는 데 의미를 두자고." 실패해도 좋다……. 신문사 입사한 뒤 처음 듣는 소리였다. 보통은 '무조건 해 와' 였다.  P.294

 

 

 


 

 

드라마화 확정이라는 『고도일보 송가을인데요』.. 드라마 속에선 좀 더 활기차고 생동감있는 송가을을 기대해보며... 드라마 시작전에 책으로 먼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D

 

 

 

 

#고도일보송가을인데요 #송경화 #장편소설 #한겨레출판사 #한겨레 #소설 #책추천 #아직독립못한책방 #아독방 #도서추천 #드라마화확정 #원작소설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성부, 달 밝은 밤에 케이팩션 1
김이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신 검험 산파 아란. 어느 날 목멱산에서 발견된 여섯 구의 시신. 시신의 사인은 각기 다르다. 전부 특이점이 오는 시신들.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가득한 죽음 앞에서 아란은 시신을 검험하며 사실을 파헤치는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아란의 아픔과 과거..

 

바꿀 수 있는 게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바꿀 수 없게 됩니다. (p.36)

 

목멱산의 여섯 구의 시신말고도 이따금씩 각기 다른 사건들로 인해 시신이 발견이 되고 그때마다 아란은 검험을 하게 된다. (중간에 하지못하게 되는 일도 생기지만...) 사건들이 얽히고 얽혀서는 도대체 범인이 누구인것인가.. 궁금증을 만들게 되는... 각기 다른 사건들이 일어나지만 그 사건들의 조각이 결국은 하나로 맞춰지는.... (와.. 쫄깃해..)

 

아란은 들리지 않는 시신들의 말을 들으려 애쓴다.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는 동안 자신의 부모를 죽인 범인을 찾고 싶었다. 복수는 결국 다른 이의 세상을 부수는 것이라 생각한 아란은 복수대신 검험을 선택했는데.. 복수가 아닌 처벌을 원했기 때문이다. (아, 뭔가 멋있는 아란.)아홉 살에 부모를 잃은 아란에게 검험 산파의 일은 내내 죽음을 바라보며 죽은 이와 마주하고 있지만.. 죽음의 명확한 이유를 찾아내면서 그 뒤에 보이는 삶을 바라본게 아니었을까..

 

다양한 일을 마주하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본래 살던 곳으로 돌아간 아란..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것과 마주하며 사건의 중심에 있는 범인을 알게되는데...!! 와... 소오름.... 와... 대박... 생각도 못했네....

 

스포를 하고 싶지 않으니까.. 대략적인 스토리는 여기까지.. ㅎ (근질근질...ㅎ)

 

독립적이지만 씩씩하고 따듯하면서도 당당한 여자 주인공 아란을 중심으로 사극 드라마를 몰입하며 본 듯한 기분.

내내 어둡고 밤인 것만 같은 이야기인 것만 같지만 (노노) 흐름의 끝이 궁금하다면.. 『한성부, 달 밝은 밤에』로 소설 속으로 들어가보기를.... :D


 



■ 책 속의 문장

 

아란은 복수가 아닌 처벌을 하고 싶었다. 자신의 검날이 원수의 목을 찌른다면 마음속 불길에 물을 끼얹을 수는 있어도, 안율의 아비가 살인 겁간범이라는 오명까지 벗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을 셋이나 죽이고도 떵떵거리며 사는 진범 또한 제 죄명으로 지탄받는 게 아니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가 되어 버릴 것이다.

복수할 방도가 없는 이들은, 다른 희생자들은, 그들의 가족은 어찌한단 말인가.

아란은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검험을 포기할 수 없었다. (p.55)

 

 

그래도 아란은 제가 작성한 험장이 언젠가 큰불을 일으키는 불씨가 될 거라 믿었다. 세상을 밝히는 불씨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의 마음에는 불을 지펴줄 수 있겠지. 부모가 살해되던 날, 검험에 동원되었던 산파가 아란의 마음에 꺼지지 않는 불씨를 심어주었던 것처럼.(p.92)

 

 

"고려도, 조선도. 언젠가는 망국이 되어 사라질 이름이야. 하지만 사람은 다르지. 항상 이곳에 있었고, 항상 이곳에 있을 테니까."

"……."

"나는 있잖아. 본 적도 없는 나라를 되찾고 싶지 않아. 지금 살아 숨 쉬는 사람을, 억울하게 죽은 이들을 돕고 싶을 뿐이지. 그게 내가 검험을 하는 이유야." (p.282~283)

 

 

가끔은 그런게 있었다. 직접 보지 못해도, 자세히 듣지 못해도, 찰나의 순간에 아주 사소한 것 하나에서 알아챌 수 있는 것이. 폭력이 할퀴고 간 자리에 남은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피비린내를 풍기기 마련이니까. (p.389)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허청을 죽였다는 거야?"

"근데 그게 참 쉽지가 않아. 지키지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수로 남을 해하겠어. 그런데 방법이 아예 없는 게 아니더라고. 힘이 없어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알아? 직접 상대하지 않고, 저희들끼리 싸우게 만드는 거야." (p.389)

 

 


 


바짝 긴장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어깨에 담 올뻔....ㅎ) 가장 가까운 등장인물들과의 케미도 아주 살짝 엿볼 수 있었고.. 두근두근 로맨스는 없지만... 슬그머니 내맘대로 윤오와의 로맨스를 상상해본다..

 

가독성도 좋았고 스토리가 탄탄하고 생동감있는 전개에 400여 페이지가 순삭...!! :D (아...짱 재밌었어...)

 

 

 

 

 

#한성부달밝은밤에 #김이삭 #고즈넉이엔티 #장르소설 #장편소설 #미스터리소설 #스릴러 #추리소설 #추천도서 #시간순삭 #책추천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연한 것들 (한정판 퍼즐 에디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9
이적 지음, 임효영.안혜영.박혜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싱어송라이터 뮤지션 이적의 그림책.

 

<당연한 것들>은 앞서 저자가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 혹은 상실감 .. 복잡해진 마음을 위로하고자 만든 노래이다. 그 노래의 가사와 그림작가가 만나 탄생한 그림책 『당연한 것들』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너무도 변해버린 일상에 작가들이 보내는 편지같은 그림책.. '당연한 것들'을 들으며 그림과 글을 차분하게 넘겨보았는데.. 울컥.. 눈물이 또르르.. ㅠㅠ

 

음악과 함께하니 그 아픔이 더했던것같다.. 어쩌다 이런 세상을 마주해버렸을까 싶었고.. 지금뿐만 아니라.. 예고없이 또 찾아올수도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보니.. 당연한 것들이 앞으로는 당연하지 않은 일이 더 많아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맘이 더 아프다잉)

 

글과 그림이 너무 와닿아서.. 그때를 기억하게 되고.. 지금을 위로하게 되고.. 앞으로를 기대하게 했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 함께 마주보고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나뿐만이 아닌 모두의 바람이 빠른 시일내에 와주면 좋겠다..

 

당연한 것들이 이렇게 그리워지는 지금... 당연한 줄 알았던 것들이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지는 지금... 얼른 하루빨리 당연한 것들을 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라며...

 

 

 

 

#당연한것들 #이적 #웅진주니어 #그림책 #힐링그림책 #일상을위로하다 #노래하는작가 #마음을위로하는그림책 #도서지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