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평점 :
품절




추억돋는.. 따뜻한 이야기 『나의 돈키호테』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간 솔. 서울에 있다가 대전으로 오니 재미없는 것투성이다. 서른의 솔은 무대를 내려온 배우라 생각하며 남은 인생 2막에 대해 고민한다. (이 부분에서는 솔과 예전의 내가 비슷해서 놀라웠다. 사람 사는게 그렇지뭐... ㅎ)


제구실하며 살려다 보니 어느새 망가져버렸고, 제구실 따위 못 하게 됐다. 스스로 멈춰버린 일주일. 그 시간은 쉼표가 아니라 마침표였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바쁘게 돌아갔다. 마치 길가의 쓸모없는 돌멩이가 된 기분이었다. (p.13)


'돈키호테 비디오'는 어릴 적 친구들과의 아지트이자 추억의 공간인데... 스스로를 돈키호테라 부르는 가게 주인 '돈 아저씨'.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너그러운 인물이다. 돈 아저씨가 있는 '돈키호테 비디오'에서 솔을 비롯한 몇몇 친구들은  함께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대화도 나누고 떡볶이도 해먹는 등.. 편안하게 머물다 가는 공간이었다. 돈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꿈이 있다면 세상에 힘차게 나가기를 응원했다. 그랬던 아저씨가 없어졌다. 돈 아저씨의 아들 한빈은 솔에게 아빠의 행방을 찾아달라 도움을 요청하고 그렇게 인생 2 막을 유튜브에서 시작하기로 결심한 솔. 지금은 없어진 돈키호테 비디오의 자리에서 유튜브 스튜디오로 활용하여 그 시절에 보았던 영화와 책을 소개하기로 한다. 더불어 돈 아저씨를 찾는 영상을 찍기로 하는데... 


본격적으로 유튜브 영상을 업로드하며 솔의 인생도 다시 시작되고 그렇게 돈 아저씨를 찾는 여정도 시작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고, 응원을 많이 받게 되는 솔. 유튜브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돈 아저씨와 인연을 찾을 수 있었고.. 그들에게서 돈 아저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좋은 인연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인연도 있었다.  


우리가 그동안 인터뷰해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사람을 연결한 거야. 돈 아저씨 학창 시절 친구 영상을 보고 학원 동료가 자기도 인터뷰하겠다고 나선 거고, 그동안 쌓인 콘텐츠를 보고 오늘 출판사 동료도 인터뷰에 응한 거잖아. 그냥 과거가 아니라 아저씨에 대한 정보들이고. 서사는 쌓여야 하는 거야. 이걸 보고 아저씨의 현재에 대해 말해줄 사람이 나올 거라고 나는 생각해. (p.185)



돈 아저씨를 찾는 여정이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었다. 때문에 돈 아저씨와 솔 그리고 한빈이 어떻게 재회할까 엄청 기대되고 궁금했는데.. 너무 생각하지 못한 장면으로 재회하게 되어서 조금 당황하기도 했고, 허무하기도 했고...ㅋ 돈 아저씨가 솔을 못 알아봐서 2차로 당황하고.. 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엄청 반가워하는 돈 아저씨의 표정은 글자 밖으로도 느껴질 만큼 생생했다. :D 


돈 아저씨의 영향을 받아 시작했다고 과언이 아닌 솔의 인생 2막. 비록 피디를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왔지만..  솔이 다시 영상 관련으로 인생이 시작되는 희망이 좋았다. 역시 해오던 분야가 있으니까 시작하는 데에는 고민과 생각이 많아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작하고 나면 기똥차게 해내고야 마는 솔이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말이 맞아. 돈 번다고 일이 아니잖아. 보람도 있고 가치도 있어야지. 맞아. 내 인생에 그 아저씨 찾는 게 보람이고 가치야. 엄마가 이해 못 할 수도 있지만 나 중학교 시절 외로울 때 그 아저씨가 보여준 영화며 같이 감상 나눈 책이며 그런 게 날 견디게 해줬어. 서울 가서도 그런 취미로 살았고 결국 직장도 그쪽으로 잡게 됐잖아. 엄마도 내가 방송 피디 된 거 좋아했잖아." (p.253)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도 참 복받은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솔이의 진솔한 생각이 와닿았던 페이지의 문장!   





가장 구실을 못 하며 괴로워하던 즈음에 매일 비디오방에서 영화를 봤단다. 현실을 잊기 위해. 그런데 그 영화 속에 진짜 현실이 있고, 세상을 뒤집을 힘이 있더구나. 어떤 영화는 나를 완전히 녹아웃시킨 뒤 정신 차리라고 물까지 뿌려주었어. 언제까지 누워만 있을 거냐고. 좌절에서 벗어나 현실 속에서 꿈꾸라고 외치고 있었어. (p.315)



오오. 그 영화 제목이 뭔가요. 궁금한데. :)  돈 아저씨에게 현실을 잊을 수 있게 가장 큰 영향을 줬던 건 영화였던 듯싶다.  나는 그게 책이려나. 그게 무엇이든 누군가에게 하나쯤 가지고 있다면 행복한 일이 아닐까..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 을 인상 깊게 읽어서 『나의 돈키호테』에도 기대가 많았다. 기대 이상으로 더 좋았다. 돈 아저씨와의 우정이 미소 짓게 만들었고, 그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게 했고.. 편안하고 따뜻함이 가득한 『나의 돈키호테』 .. 


전작 『불편한 편의점』을 재밌게 읽었다면 이 책 또한 재미나게 읽으리라는...!! 이번 작품이 개인적으로 조금 더 좋았다. :D 




#나의돈키호테 #김호연 #나무옆의자 #장편소설 #소설추천 #도서제공


*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평점 :
품절


추억을 소환하게 되는 힐링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승과 저승을 잇는 카페 퐁에서 당신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19년의 묘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난 고양이 후타. 살면서 따뜻한 인간들의 품에서 살아왔지만 저승에서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들뿐이다. 최소한의 생활비와 간식비는 직접 마련해야 한다는. (왁. 이게 무슨 소리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후타. 그러다 임무를 완수하면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는 공고를 붙인 '카페 퐁'에 들어가게 되는데... 


카페 퐁의 점장 니지코 씨. 인간은 물론이고 고양이들과도 소통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퐁은 다리라는 뜻이고, 니지는 무지개라는 뜻으로 미루어 카페 퐁은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특별하고 신비로운 장소인 셈인데.. 평범한 외관을 지닌 카페 같지만 이곳에 있는 고양이들은 저승에서 온 전령사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카페에 방문한 손님들이 보고 싶은 상대에 관한 사연을 엽서에 적어 우편함에 넣으면 니지코 씨가 엽서들 중 하나를 선별하여 소원을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것이 바로 고양이 배달부의 임무. 의뢰인의 상대는 이승에 있을 수도 반대로 저승에 있을 수도 있는 점이 특이하다.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은 이와 만날 수 있게 해 주는 선물 같은 기회. 시간과 정성으로 두 사람의 마음을 이어 주어야 하는데... 후타는 기억력이 짧은 데다 잠이 많은 고양이다. (아이쿠) 다섯 번의 임무를 완수하면 특별한 보수를 얻게 되는 후타는 모든 임무를 완수할 수 있으려나...?


후회라는 마음의 통증은 타인에 대한 상냥함을 낳는다. 니지코 씨의 흔들림 없는 강인함과 애정이 내게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p.213)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꿈을 이룬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딸,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떠난 아이를 그리워하는 부부, 헤어진 연인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여자, 학창 시절 상처를 준 선생님에게 보란 듯이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남자, 의절했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보여주는 중년의 딸이 마주하는 과거의 아픔.... 먹먹함이 밀려오는 저마다의 사연. 그리고 인간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시선이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것 같으면서도 아끼는 마음이 보였다... 


"인간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해. 세상은 훨씬 단순한데."  (p.138)


"인간은 원래 쓸데없는 일로 고민하잖아. 괜한 일로 걱정할 시간에 현재를 마음껏 즐기면 좋을 텐데." (p.174)



후타는 전하고 싶은 이에게 마음을 이어주는 행위가 작고 소중해 보였다. 혼을 품어와서는 원하는 상대에게 찾아가 꼬리 끝을 닿으면 혼이 옮겨가는데.. 그러면 전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다.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빠르게 해야 함..  (아니, 너무 고양이스러운데...ㅋㅋㅋㅋ) 그리고 후타가 만나고 싶은 사람.. 후타의 이야기는 짧지만 여운이 길었다.. 


다섯 편의 에피소드에서 고양이들의 돋보이는 매력에 퐁당 빠져버렸다. 고양이를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다가도 각각의 사연들에는 괜히 코끝이 찡...  영원히 볼 수 없는 존재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카페가 있다면 무조건 가볼 텐데.... 


마음에 담아두고 늘 그리워하고 풀지 못할 것 같던 상처들은 고양이 배달부의 활약으로 회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가 시메노 나기의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작품에서도 등장했던 고양이. 이제 시메노 나기 작가=고양이가 생각날 듯.. ㅎ  전작도 좋았고 이번 작품도 역시 좋았다. 마음의 수분이 몽글몽글 피어오를만한 힐링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  :D 



#퐁카페의마음배달고양이 #시메노나기 #다산북스 #놀 #책추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구려 1 - 떠돌이 을불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구려, 이제는 소설이 아닌 진실로 우리 곁에 다가온 김진명 『고구려』 첫 번째!! 



13대 서천왕의 서거, 장자 상부가 14대 봉상왕으로 뒤를 이었으나 그 위치에 있을 그릇이 못되는 왕으로 인해 위태로운 고구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되는 『고구려 1: 미천왕 떠돌이 을불  .. 상부는 서천왕의 동생인 안국군 달가를 역모죄로 몰아 그를 죽인다. 한편 을불의 아버지 돌고는 늘 남들 앞에 나서지 않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한 발짝 뒤에 있는 인물이었다. 그것은 모두 아들을 위한 일이었는데.. 돌고는 상부가 자신을 어찌할 거라는 처지를 예측하고 아들 을불을 떠나보낸다. 불길한 느낌이 들지만 을불은 아버지의 뜻에  따랐고 결국 돌고의 희생으로 을불은 살아남게 된다. 도망자 신세가 된 을불은 다루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귀한 인연을 맺는다. 특히 '여노'와 맺은 인연에는 이 두 사람이 만들 앞으로의 이야기가 너무 기대되었다. 


"사람 사이의 믿음이 꼭 사귀어온 세월을 따르는 것은 아닐세. 평생을 사귀어도 마음 놓고 말 한 마디 못할 사람이 있고 찰나에 스쳐도 인생을 통째로 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네. 자네는 내게 그런 사람이네."  (p.156)


여노 뿐만 아니라 주아영, 주 대부, 소년 평강, 무예를 알려준 양운거, 그의 딸 소청... 등등 많은 인물들과 얽힌 그들이  을불과 이뤄낼 고구려의 모습이 기대된다. 궁금증 폭발하는 1권 엔딩... 어서 2권으로... ㅋㅋ



무예의 세계는 심원한 것일세. 국적이나 신분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아. 나는 자네가 고구려 사람이라고 해서 경원하지 않는데 나보다 젊은 자네가 그런 것에 얽매여서 되겠는가? 세상을 좀 더 넓은 눈으로 보아야지.   (p.92)



을불. 역시 왕손은 왕손이었다.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달랐다. 생각의 깊이도 다르고 상황의 대처도 유연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넓은 시야. 엄지척.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 마다 그가 내놓는 지혜에 감탄...!!  :) 아니, 그런 상황에서도 그렇게 대처할 수 있단 말이야?!!  


그리고 한 번 펼치기 시작하면 손에 놓을 수 없다. 등장인물들이 많아 메모하면서 읽었는데.. 와.. 굉장하네.. (글씨가 꼬불꼬불해서 공유하지 못...ㅠㅠ)  고구려 역사는 드라마로도 잘 보지 않았는데.. 책으로 보는 고구려는 재밌었다. (역시 김진명 작가님!!!)  쏙쏙 들어오는 전개와 긴장감이 더해지니 다음 이야기가 너무나 기대된다.  :)  


1권을 시작으로 드디어 『고구려』 세트를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읽은지 좀 됐는데.. 기록이 늦...)  개인적으로 꼭 읽어봐야지 하고 벼르고 벼르던 김진명 작가의 『고구려』 .. 사실 제대로 읽고 싶어서 완결이 되면 읽어봐야지 했었던 책이다. 감사하게도 이렇게 읽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D  다시 한 번 이타북스 출판사에 감사드리며.. 7권까지 차분하게 읽어보겠습니다!  :)  그리고 2025년 10권 완결을 기대합니다..! 



#고구려 #김진명 #고구려1 #이타북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엘자의 하인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강지영 작가의 성장 소설 『엘자의 하인』



주인공 양하인은 도시 개발 이전의 파주의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열두 살의 하인에게는 가장 역할을 하는 엄마와 살림을 하는 아빠 그리고 치매를 앓고 있는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하인의 집에 세들어 살 집을 알아보고 있는 모녀가 등장하는데.. 바깥채에 세들어오게 된 모녀는 시내 술집에 출근하는 혼혈인 스텔라와 그녀의 딸 엘자이다. 하인과 동갑인 엘자는 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피부마저 하얗다. 엘자는 작년에 죽은 하인의 강아지 컴온과 똑같이 생긴 강아지를 데리고 왔는데 똑같이 생긴 것도 놀라운데 강아지의 이름이 하인이다. 


"네가 엘자의 하인이 돼야겠다." (p.110)



하인의 시선에서 엘자는 볼수록 묘한 아이였다. 밖에 나갈 때는 언제나 선글라스와 양산, 장갑까지 착용했다. 남들과 다른 옷차림과 어떠한 상황이 닥치면 주문을 외운다는 소문 때문에 마녀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낯선 모녀 덕분에 마을은 소란하다. 스텔라에게 관심이 생긴 동네 아저씨들은 친절이 지나치고, 하인은 물론 많은 소년들이 엘자에게 관심을 갖는다. 하인은 엘자를 도와주고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엘자의 비밀을 알게 된다. 온통 꽁꽁 싸매고 외출하던 엘자는 햇빛에 약한 아이였다. 그런 엘자를 도와주는 하인.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르는 엘자. 하인이 엘자의 양산을 들어주면서 그 둘은 점점 친밀해진다. 이렇듯 삶에 누군가 등장했다면 누군가는 사라지는 법칙에 의해(?!) 하인의 외할머니가 갑자기 사라지는데......  



저주를 부르는 주문이 아니었다. 엘자의 달뜬 열을 내려주는 해열제였고, 아픈 상처를 잠재우는 진통제였다. 순택이가 물에 빠진 건, 푹한 날 썰매장을 연 주인의 과실이었고, 옥선이의 팔이 부러진 건 겁 많고 호들갑스러운 그 애 이모 탓이었다. 섣불리 넘겨짚고 저주라 단정한 내 착오였다. 게으른 배 과수원 주인이 죄 없는 까마귀를 의심한 꼴이었다.  (p.204~205) 



어린 시절이 생각나게 할 만큼 생동감있는 마을의 분위기가 인상깊었다. (옛날엔 그랬지.... 이웃들하고도 잘 지냈지...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쥐....)  제목으로만 봐서는 판타지 소설이 강할 것 같았는데 그보다는 현실적인 소설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양한 캐리터들이 등장하는 만큼 그들의 성장이 돋보였다. 엘자와 하인의 풋풋한 사랑, 어른이 된 그들의 모습에 우리 모두 어린 시절이 있었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모두가 겪고 있는데.. 그게 왜그렇게 새삼스럽던지.. 커보였던 엄마아빠가 작아보이고.. 탱탱하고 맑을 것만 같았던 나도 어느새 칙칙해지고.. (응?)  아무튼... :)   


(아, 근데 똑같은 비주얼이라는 엘자의 개 하인과 사람 하인의 개 컴온의 조금 더 특별하고 재밌는 판타지 설정이 있었다면 그것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자에게 개하인의 목줄을 넘겨받는 순간, 가슴이 짜르르하고 온몸의 관절이 삐걱대는 동시에 소름이 빽빽이 돋아났다. 게다가 지난번 함께 걸었을 때처럼 딸꾹질까지 나와 겨우 삼키느라 볼썽사납게 끼룩대야 했다. 특이할 만한 거라곤 엘자의 장갑 낀 손이 아주 잠시, 눈 깜짝할 사이 내 손에 포개졌다는 것뿐인데 어째서 몸이 주인을 배신하고 제멋대로 노는지 알 수 없었다. 혹시 엘자가 내게 마법이라도 건 걸까. 삼장법사가 오공이 머리에 금고아를 씌워 꼼짝 못하게 했던 것처럼, 엘자 역시 제멋대로 나를 부리기 위해 맘속으로 주문이라도 외웠는지 모른다.  (p.139)


곁에서 할머니가 해준 말이 있었다. 얘, 인생은 말이다, 닥치는 대로 사는 거야. 우는 것만큼 가치 없는 일이 없어. 그땐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p.262) _ <작가의 말 중에서>   ...   가장 좋았던 문장! 인생에 예기치 못한 일이 닥쳐도 울지 말고 강인하게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여러모로 그러지 못한 지난 날들이 떠오르는 문장이었다.



앞서 읽었던 작품들과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는데.. 2013년에 출간했던 작품을 개정한 작품이라한다. 결말만을 바꾸어 썼다는 『엘자의 하인』 .. 결말 너무 맘에 들었음..!!  :D  어쩐지 나는 이 책을 덮고 나니 뭔가 따뜻하고 구수하고 정겨운 사람들을 만나고 온 것 같다.  




#엘자의하인 #강지영 #자음과모음 #한국문학추천 #강지영소설 #소설추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