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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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과 저승을 잇는 카페 퐁에서 당신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19년의 묘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난 고양이 후타. 살면서 따뜻한 인간들의 품에서 살아왔지만 저승에서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들뿐이다. 최소한의 생활비와 간식비는 직접 마련해야 한다는. (왁. 이게 무슨 소리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후타. 그러다 임무를 완수하면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는 공고를 붙인 '카페 퐁'에 들어가게 되는데... 


카페 퐁의 점장 니지코 씨. 인간은 물론이고 고양이들과도 소통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퐁은 다리라는 뜻이고, 니지는 무지개라는 뜻으로 미루어 카페 퐁은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특별하고 신비로운 장소인 셈인데.. 평범한 외관을 지닌 카페 같지만 이곳에 있는 고양이들은 저승에서 온 전령사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카페에 방문한 손님들이 보고 싶은 상대에 관한 사연을 엽서에 적어 우편함에 넣으면 니지코 씨가 엽서들 중 하나를 선별하여 소원을 이루어지도록 한다. 이것이 바로 고양이 배달부의 임무. 의뢰인의 상대는 이승에 있을 수도 반대로 저승에 있을 수도 있는 점이 특이하다.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은 이와 만날 수 있게 해 주는 선물 같은 기회. 시간과 정성으로 두 사람의 마음을 이어 주어야 하는데... 후타는 기억력이 짧은 데다 잠이 많은 고양이다. (아이쿠) 다섯 번의 임무를 완수하면 특별한 보수를 얻게 되는 후타는 모든 임무를 완수할 수 있으려나...?


후회라는 마음의 통증은 타인에 대한 상냥함을 낳는다. 니지코 씨의 흔들림 없는 강인함과 애정이 내게 그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p.213)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꿈을 이룬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딸,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떠난 아이를 그리워하는 부부, 헤어진 연인과 다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여자, 학창 시절 상처를 준 선생님에게 보란 듯이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남자, 의절했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보여주는 중년의 딸이 마주하는 과거의 아픔.... 먹먹함이 밀려오는 저마다의 사연. 그리고 인간을 바라보는 고양이의 시선이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것 같으면서도 아끼는 마음이 보였다... 


"인간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해. 세상은 훨씬 단순한데."  (p.138)


"인간은 원래 쓸데없는 일로 고민하잖아. 괜한 일로 걱정할 시간에 현재를 마음껏 즐기면 좋을 텐데." (p.174)



후타는 전하고 싶은 이에게 마음을 이어주는 행위가 작고 소중해 보였다. 혼을 품어와서는 원하는 상대에게 찾아가 꼬리 끝을 닿으면 혼이 옮겨가는데.. 그러면 전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다.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빠르게 해야 함..  (아니, 너무 고양이스러운데...ㅋㅋㅋㅋ) 그리고 후타가 만나고 싶은 사람.. 후타의 이야기는 짧지만 여운이 길었다.. 


다섯 편의 에피소드에서 고양이들의 돋보이는 매력에 퐁당 빠져버렸다. 고양이를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다가도 각각의 사연들에는 괜히 코끝이 찡...  영원히 볼 수 없는 존재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카페가 있다면 무조건 가볼 텐데.... 


마음에 담아두고 늘 그리워하고 풀지 못할 것 같던 상처들은 고양이 배달부의 활약으로 회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가 시메노 나기의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작품에서도 등장했던 고양이. 이제 시메노 나기 작가=고양이가 생각날 듯.. ㅎ  전작도 좋았고 이번 작품도 역시 좋았다. 마음의 수분이 몽글몽글 피어오를만한 힐링 소설을 찾는다면 추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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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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