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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평점 :

나만의 은신처를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쿄 하이드어웨이』
여섯 편의 연작 단편소설이 담긴 『도쿄 하이드어웨이』
등장인물 각자의 고민과 갈등, 상처를 가진.. 회사를 중심으로 얽힌 이들의 이야기다. 각자의 문제, 고민,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이 자신만의 은신처를 찾아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완벽하지 않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각자가 찾아낸 은신처에서 용기를 얻는다.
직장 내 갈등, 직장내 집단 따돌림, 가족 문제, 악플, 불면증, 우울증 등 흔히 볼 수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세심하게 다루는 『도쿄 하이드어웨이』 ..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문제들을 다뤄서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
무슨 낙으로 살아? (p.35) 하- 요즘 사는 낙이 없어. 재미도 없어. 왜 이러고 살아? 라는 질문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는데.. 요령없는 성실함이 돋보이는 기리토의 이야기 <별하늘의 캐치볼> .. 정말 쉽지 않다. 쉽지 않아... ㅠㅠ
<숲의 방주> 에서는 집안일, 육아와 일을 함께 하고 있는 에리코의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아니 실제로도 그런일이 비일비재하니까. 여자가 집안일은 물론 육아와 일을 하게 되면 엄마의 할일이라고만 생각할텐데.. 반대로 남편이 그런다? 그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남편이라며 미담이 주르르…... 참놔…
사회도 회사도 공평하지 않다. 그러나 물러서지 말자. 다들, 지지 말자. (…) 어디에 도착할지, 무슨 목적의 항해일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이 방주에 정원은 없다.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방주이기 때문이다. (p.116) _ <숲의 방주>
<전망 좋은 방>은 커피 체인점 점장으로 있는 사십 대 여성의 이야기다. 보통의 절차를 밟지 않고 혼자이길 원하는 어쩌면 조금은 특별한 선택적인 삶을 살고 있는 딸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적잖게 문득문득 고민하는 미래에 대한 공감이 컸던 이야기.
어쩌면 '명찰'을 내세우며 설명하지 않아도 어머니는 이미 다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자신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모든 것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물론 환상이다. 그러나 한없이 변하며 사라지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다 환상일 것이다. 그러므로 스크랩해 모아둔다. 마음에, 기억에 붙여놓는다. 연애 감정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사랑임을 처음으로 알았다. (…) 여기서 계속 애를 써왔구나……. (p.228) _ <전망 좋은 방>
<혹성>에서는 리코의 상처를 알게되었는데.. 납치 당할 뻔한 그런 큰일말고.. 걱정하는 말 뒤의 사람들의 수근거림으로 인한 상처가 더 큰 리코. 그 상처가 자기도 모르게 꺼내지는 날이면 힘들어하는 리코. 아. 그거 너무 잘 알겠는 신경쓰임과 상처... ㅜㅠ ..
도망쳐도 돼. 최근 인터넷을 비롯한 많은 미디어에는 마치 다 이해한다는 듯 이런 말이 넘치고 있다. 힘들면 도망쳐요. 나를 보호하기 위해 도망쳐도 괜찮아요. 그런 말을 태평하게 내뱉는 사람들은 과연 정말 도망칠 수 있을까. 현실 문제에서 도망친다는 건 이렇게나 힘들다. (…) 도망치라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로 도망치나는 말인가. 집에도 학교에도 숨을 데가 없는데. 무엇보다 아무 짓도 안 한 내가 왜 이토록 고통스럽게 도망까지 쳐야 한단 말인가. (p.127~128) _ <몸, 기술, 마음>
부조리한 상황에서 생긴 흉터와 다 이해하고 받아들인 상황에서 생긴 상처의 차이를 가만히 생각한다. 진정한 통증은 몸보다 마음이 받는 것일지 모른다. (p.166) _ <몸, 기술, 마음>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해본 이들이라면 큰 공감을, 사회초년생에게는 현실 예고(??)를.. 맛보기로 미리 조금 들어 볼수 있는 소설이지 않을까 싶은 『도쿄 하이드어웨이』 ..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가진 상처들의 원인을, 상처를 어떻게 극복해나가는 과정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소설이었다.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등장인물들의 고민들, 마주하고있는 현실적인 상황들 .. 거기서 오는 외면하고싶은 마음 등등 이입하게되는 이야기들이 담겨있는 『도쿄 하이드어웨이』.... 이런 현실감있는 이야기들도 참 좋다. 뭐랄까 그냥 좀 동질감이 들어서 위로가 되기도 해서.. 무엇보다 공감이 커서.. 정말이지 시답잖은 것들에 지친 사람들, 빡빡한 삶에 피할 곳을 찾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D
#도쿄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가즈에 #인플루엔셜 #100인의원정대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