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 복잡한 도시를 떠나도 여전히 괜찮은 삶
조여름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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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갈 곳 없이 목줄로 묶인 채 살아간다는 느낌이 가슴을 조여오고 있었다. 평생 이렇게 살 자신이 없었다. (p.17)


저자는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 집으로 내려간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결심했는데 이것은 저자가 할 수 있었던 최대치의 일탈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순탄한 직장인의 삶을 놓고 시골로 다시 내려가야겠다는 비슷한 상황을 겪었어서 너무 큰 공감을 했던 것 같다. 그 이후의 길은 너무도 다르지만. 하하. 


서울, 상주, 의성, 제주까지... 도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삶의 깊이와 폭이 넓어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지역에서 자신의 삶을 옮길 때마다 삶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음을 이야기하는 조여름 작가의 에세이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시골이라고 꼭 농산를 지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전의 내 삶에서 크게 벗어나야 하는 것도 아니다. 회사를 그만둘 때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갈수록 또렷해졌고, 하나둘 내게 맞는 정답을 찾아가는 것 같았다.  (p.76)


개인차가 있겠지만 서울 직장인의 삶을 살다가 시골로 내려왔을 때의 기분. 나는 굉장히 크게. 완전. 최고로. 자존감이 떨어졌었는데.. 저자는 그렇지 않게 느껴졌다. 부러운 마음이 반, 위로의 마음이 반.. 반반의 마음이 잘 스며들었던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밤낮없이 일해도 목표에 가 닿을 수 없는 보통들이 대다수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그 보통들이 너무나 거대하고 아득해서, 감히 꿈꾸지 못한 채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도 있다는 사실을. 보통이라는 버거운 목표를 버려도 내게 맞는 다른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p.105)


여러 고민으로 괴로운 당신에게 한 번쯤 인생의 판을 엎어봐도 나쁠 건 없다고 조심스레 전해주고 싶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3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라는 오마에 겐이치의 말처럼, 도시를 옮기면 이 중 두가지가 저절로 이루어지니까.  (p.182)



나와는 비교할 수도 없게 착착착 길을 만들어 간것 같아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떤 길이든 쉽지 않았겠지만... 나는 내 인생의 판을 엎어보기도 했고(나는 그랬다고 생각함..)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왔다고 생각을 했다. 음. 그에 비해 인생이 참 아름답지 않지만... ㅠㅠ  


아무튼!! 비슷한 부분이 많아 공감 포인트가 많았던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  직장인의 삶의 고단한 이에게, 삶의 단조로움에 피로감을 가진 이들에게, 그저 누군가의 삶에 위로가 되고 응원을 받고 싶다면 잔잔하면서도 도전의 의지를 가지고 싶은 이에게 추천을.. :) 




#작은도시봉급생활자 #조여름 #미디어창비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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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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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고 기적같은 열여덟의 여행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각자 입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은호와 도희. 어느 날부터인가 자꾸만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둘은 그 사람이 동일 인물임을 깨닫게 된다. 도희와 은호가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보려 하지만 접점이 없는데 누가 왜 은호와 도희를 감시하는 걸까. 


단서를 찾아가던 중에 둘은 묘하게도 바다에 가본 기억이 없다는 사실을 찾게 된다. 각자의 이 사실을 파헤쳐보기로 하는데... 12년 전 바다에서 일어난 사고를 찾았고 그 사고는 그 둘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물에 빠진 은호와 도희를 구하고 안타깝게도 바다에서 나오지못한 생명의 은인 '수빈'의 존재를 알게되는데.... 


가족들은 그 사실을 함구하고 있었다. 사건의 전모를 알아내기 위해 그 장소, 바닷가 마을 소소리로 향하게 되는 은호와 도희. 소소리의 사람들은 수빈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사고였지만 수빈의 친구들과 그의 지인들은 도희와 은호에게 살갑게 대했다. 마치 알고지낸 사이처럼. 그리고 수빈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수빈에 대한 미담을 풀었다. 시간이 지났어도 수빈에 대한 마음이 느껴지는 미담들에 수빈이는 정말 누구에게나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뒤에 문장이 똭!!) 



“괜찮은 인생이지 않아?”   (…)

“떠난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모두를 저렇게 웃게 만들고 있잖아.”   

“수빈이는 잘 살았어. 너희는 그것만 기억하고 떠나면 돼.”  (p.114~115)



일상에 생각하지 못한 지난 일을 마주하고 소소리에서 진실을 찾아냈던 은호와 도희. 그리고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수빈의 단짝이었던 나은. 나은의 시점에서의 이야기는 마음 한 구석 어딘가 짠했다. 후회와 그리움이 진했기 때문이려나. 나은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수빈의 선택을 탓하지도 은호와 도희를 책망하지도 않았다. (마음이 천사인 사람들만 등장한 것 같은 기분...ㅎ) 



모든 사람은 존재 자체로 유일하고, 한 사람이 꾸리는 삶은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나는 즉시 다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었다. 은호와 도희를 지켜보며 나는 자주 떠나간 수빈을 떠올렸다. 짧게나마 그가 누렸던 청춘을 회상하고, 함께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더 누리지 못한 시간을 아쉬워했다. 곧잘 서글픈 기분에 빠져들기도 했다. 하지만 모난 마음의 화살이 은호와 도희에게 향하는 경우는 없었다. (p.183)



"사람들은 이상하게 죽음이 친절하다고 생각해. 먼 훗날, 천천히 찾아와 줄 거라고. 사실은 이미 굉장히 가까이 다가와 있을 수도 있는데……." (p.188~189)



바닷가 마을을 찾아가는 은호와 도희의 모험은 상상으로 이어진다. 한 편의 청춘 드라마를 보는 것 같기도 했고 세심한 상황 묘사와 몰입되는 전개가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은호와 도희가 과거를 찾아가는 여정이 과연 괜찮을까. 읽는 내내 걱정이 되었다. 저러다 큰일이 나면 어쩌나, 혹시나 소소리 마을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으면 어쩌나 하고.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때문에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는 은호와 도희가 과거는 과거로 잊고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열어주는 마음들이 참 좋았던 소설이었다.  




#너의여름에내가닿을게 #안세화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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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길 잘했어
김원우 지음 / 래빗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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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는 빛>, <내부 유령>, <좋아하길 잘했어> 세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좋아하길 잘했어』


평범한 일상이었다가 문득 낯선 상황을 마주하는 '나'가 등장하는 세 편의 소설. <당기는 빛>에서는 천재 과학자 안미래가 타임머신을 발명하고 그를 통해 미래의 기억을 얻게된다. 연구소에 감금된 초능력 소녀를 구하기 위해 정체 모를 조직에 파견된 '나' <내부 유령> 그리고 개의 사랑이 우주의 팽창과 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에 반려견 복실이를 보내야만 하는 '나' <좋아하길 잘했어> ...



<당기는 빛>도 <내부 유령>도 좋았다. 표제작인 <좋아하길 잘했어>는 조금 더 인상깊었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현재의 나에게 적잖은 용기를 주는 것 같았던 이야기들. SF적인 요소를 제외했다면 아마 굉장히 감성적인 소설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 씨. 우리는 실패했어요."
그리고 실패를 반복할 것이다. 그래서 그 실패를 끝이 아닌 과정으로 만들 것이다. (p.86) _ <당기는 빛>


"난 요즘 옛날 생각을 많이 해. 그러다 보면 문득 그게 그냥 회상이 아니라 내가 과거로 돌아가는 상상이라는 걸 깨달을 때가 있어. 과거의 한 장면을 떠올리다가도 내가 그때와는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거야. 옛날에는 과거에 집착하는 게 한심하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내가 그렇게 되어버렸네. 정말 한심하지?" (p.230) _ <좋아하길 잘했어>


요즘은 모든 게 내가 세상과 벽을 쌓은 결과였다는 생각마저 들어. 만약 내가 세상을 노려보고 있었다면 세상이 이렇게 잔인한 방식으로 내 삶을 파괴할 일은 없었을거라고. 걱정하지 마.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며 자책하고 있는 게 아니야. 그리고 세상은 어떤 식으로든 나를 괴롭혔을 거야. 이 세상은 엉망이고 나아질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아. 고장 난 건 핸들인데 사람들은 자꾸 바퀴만 고치려고 들어. (p.278~279) _ <좋아하길 잘했어>

읽으면서 어딘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지 조금.. 아주 조금 더디게 흡수했지만 꽤 인상깊었던 김원우 작가의 작품 『좋아하길 잘했어』 :D


#좋아하길잘했어 #김원우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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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노랑나비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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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소녀와 아흔 살 할머니가 나누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그 여름 노랑나비』


주인공 중학생 채고은. 고은은 한창 예민한 중학생인데 한 방에서 외할머니와 지내야한다. 부모님의 부탁으로 일주일 동안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같은 공간을 나눠써야한다니! 고은은 불평불만에 툴툴거렸지만 어느 날 문득 소녀로 돌아간 할머니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는데... 


아흔 살의 할머니는 일본의 만행을 겪은 시대를 지나왔고 또한 큰 전쟁을 겪으셨다. 불운이 끊이지 않던 그 시절의 이야기. 피난으로 헤어지게된 친구들. 모두가 떠난 마을에 그대로 남아 전쟁을 겪은 막막하고 두려움.. 고은이는 흥미진진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기다렸다. 그러다 고은은 학교 과제의 주제를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찰나 할머니의 이야기 덕분에 방향을 잡아가기 시작한다. 



"할머닌 그 어려운 시절을 어떻게 살았어요?"

"어떻게 살긴! 그냥 살아야지. 그때는 다 그렇게 살았어." (p.99)


전쟁을 겪은 할머니의 이야기는 그대로 아팠다. 어떻게 견뎌냈을지. 글로만 읽었는데도 생생하게 전해지는 그 시대의 모습.. 얼마나 매일매일이 공포였을까.. 수류탄으로 동생을 잃기도 하고.. 친구와도 떨어지고.. 생각만해도 공포감이. 


너무 늙어 아기가 되어버린 외할머니에게도 내 또래의 나이 때가 있었다는 거. 시대와 처한 환경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 실감 나진 않지만 사람은 누구나 늙기 마련이고 나도 언젠가는 외할머니처럼 늙을 거란 거. 이런 생각, 느낌들이 나를 좀 더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p.145) 


고은이와 할머니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 안타까우면서도 흥미진진한 할머니의 이야기에는 빠져들며 읽었던 것 같다.  전쟁을 겪었고, 지금도 전쟁 중인 나라가 있는데... (하.. 정말 이게 뭐야.. 21세기에 전쟁이라니... ㅠㅠ)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권해도 좋을 책. 역사 속의 전쟁도, 지금의 전쟁도 우리는 아마 반드시 기억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좋은 것만 보고 살아도 모자란 세상인데.. 전쟁이 끝나고, 온 나라가 평화로운 세상이면 좋겠다.. 



#그여름노랑나비 #한정기 #특별한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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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야식
하라다 히카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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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작가의 힐링 판타지 『도서관의 야식』



도쿄 교외의 조용한 지역에 이름 없는 수수께끼의 도서관.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만 오픈하는 밤의 도서관이다. 죽은 작가들이 책만 모여 있는 책의 박물관 같은 도서관이다. 밤 열 시 즈음이 되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여 야식을 먹는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현실에 종종 의기소침한 오토하. 예전보다 책을 즐겁게 읽지 못하는 마사코. 책에 대한 열의도 별로 없고 책을 대하는 동료들과 온도차이를 느끼는 미나미. 모두 각자 비밀이 있지만 모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며 밤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일반 도서관과는 다르게 세상을 떠난 작가의 장서들로만 이루어진 도서관. 대출은 되지 않고 오픈 시간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주인공 오토하는 퇴사를 한 뒤 지금의 도서관에서 DM을 받고 일하게 되는데.. 뭔가 독특하게 한 취업이지만 책과 관련되어 이끌려 일하게 되는 오토하. 


"당신이 어려서부터 어떤 책을 읽었는지, 어떤 때 어떤 책과 만났는지, 지금은 어떤 책을 읽는지,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p.27)


그리고 특별하게도 이 도서관에서는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한 야식을 준비하는데 특히 더 책 속에 나온 음식을 야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밤이 되면 함께 야식을 먹는다는 독특한 설정이긴한데 제목처럼 야식이 메인이 아니어서.. 책 제목이 도서관의 야식보다는 밤의 도서관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생각을 해 봄.. ㅎ


"신간 중에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이 자꾸자꾸 나와서요." (p.137)


도서관에 책이 산더미처럼 많다지만, 그렇다고 제 돈 주고 책을 안 산는 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많이 샀다. 수중에 두고 싶은 책이 많았고, 새로운 책도 많이 읽었다. 마음에 든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도 좋아했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리자, 집에 읽지 않은 책이 쌓여만 갔다. 서점에 가거나 남에게 이야기를 듣거나 텔레비전에서 봐서 읽고 싶으면 금방 산다. 그러나 몇 페이지만 읽고 대충 던져두게 되고, 그게 방에 쌓여갔다. (p.158-159)


"……달리 갈 곳이 없으니까. 쓸쓸해서. 여기에 오면 책이 있고 젊은 사람이 있으니까." (p.278)



책과 관련 된 이야기라 그런가 내 마음같은 문장들이 있었다. 다양한 인물들의 에피소드로 잔잔한 힐링을 전하는 『도서관의 야식』 .. 뭔가 낭만적이기도 하고.. 책이 등장하는 소설이라 그 자체만으로 마음이 좋았다.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책 덕분이었기 때문에 내 책장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책을 더 좋아하게 만든다는 누군가의 찬사에 격한 한 표를 던진다.  :D 


#도서관의야식 #하라다히카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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