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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안과
변윤하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12월
평점 :
거울을 통해 닿을 수 있는 공간 『보름달 안과』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주인공 은후는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기분 나쁜 느낌이 들어 주변을 살펴보다가 갑자기 까마귀가 아버지의 유품인 손거울을 낚아채 날아가 버리는 일이 생긴다. 까마귀를 쫓아가던 은후는 낡은 창고에 다다르게 된다. 손거울을 찾기 위해 까마귀에게 손을 뻗으며 거울만 돌려주면 뭐든 하겠다고 하는 순간! 화려한 금빛 장식의 거울과 부딪히고 어디론가 빨려들어가는데...
도착한 곳은 묘하게 까마귀와 같은 느낌의 도선생과 그의 보조 미나가 있는 '보름달 안과'이다. 안과이지만 이 곳에서는 환자가 살아온 인생,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것, 직업을 알아내고.. 눈을 보며 사람의 아픔을 파악하고 영혼의 색과 영혼의 무게를 차트에 기록해놓는다.
(오오- 영혼의 색이라니.. 영혼의 무게라니.. ) 정말 다양한 사연을 가진 환자들이 오게 되는 이 곳, 신비한 '보름달 안과'.
"기회를 주기 위해서지. 새소년이 그들에게 설명해. 당신의 가장 내밀한 욕망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겠냐고. 그들이 동의하면 사라가 이곳으로 길을 안내해." .. (…) "죽기 전,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린 사람들에게만 새소년이 찾아가." (p.53)
(오오- 약간 '마이데몬' 같았어...)
손님을 데리고 오는 까마귀, 진료는 보는 도선생, 아버지에게 학대받다가 도선생에 의해 구원된 미나 그리고 돌아가신 아빠의 꿈을 반복적으로 꾸며 그리워하는 은후. 동갑내기 시우, 비밀스러운 새소년, 바사의 약국, 홀로그램 바다 등 판타지한 배경과 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전개로 시선을 사로잡는 『보름달 안과』
미나는 눈이 보이지 않았던 아이인데 '눈을 뜨고 보게 된 첫 번째 사람을 죽이게 될 운명'이라는 예언을 받고 아삐에게 늘 학대를 당했다. 아빠에 대한 증오와 자신을 구해준 도선생에 대한 충성, 고마움의 마음이 대비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증오 덕분에 살아야 하는 목적이 있었던 미나... 미나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반대로 은후는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리움이 큰데 은후의 엄마 또한 남편을 그리워하지만 미워하는 마음이 있는데 은후도 그렇고 그 마음의 전개가 어딘가 약해서 다소 아쉬움이.. 영혼의 색, 영혼의 무게를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초반에만 잠시 언급되었을 뿐.. 소재는 신선했지만 다소 아쉬운 전개이지 않았나... ㅠㅠ (너무 기대를 했는가봅니다...)
■ 책 속 문장 Pick
까마귀가 울면, 불행한 일이 생긴단다. 아빠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불행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 기분 좋은 불행도 있단다. 살다 보면, 인생이 참 그렇기도 해. (p.64)
"어떤 사람에게는, 증오가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끈이 되어주기도 해." (p.169~170)
"미운 사람을 밉다고 말하는 것도 용기라고 생각해요. 자기 마음도 모른 채 지나가는 사람도 많거든요." (p.180)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건, 운명이기 때문이야.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했을 뿐."
"그러니 떠난 자들에게 연민을 줄 필요도 없어. 남은 자들은 계속해서 살아가야 해." (p.244)
전작 「그림자 상점」에 비해 조금 아쉬운 마음이 없지않아 있지만.. 호흡이 빨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보름달 안과』 .. 그래도 재밌었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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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리뷰어스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