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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로버트 판타노 지음, 노지양 옮김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03/pimg_7197561743178426.jpg)
서른다섯, 젊은 소설가가 남긴 죽음과 삶의 이야기.
서른다섯의 소설가인 그는 악성 뇌종양으로 자신의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갑작스럽게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그는 살아왔던 대로 살기로 하고 그중 언제나 해왔던 글쓰기는 역시 놓지 않기로 한다. 삼십 대 중반 소설가가 남긴 생의 마지막을 기록한 일기 형식의 픽셔널 에세이.
뇌종양 진단을 받고 죽음은 항상 곁에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살면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보고 꺼내볼 만한 내면의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시간, 존재, 종교, 과학, 역경... 등 철학적인 주제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그러니까 생의 지금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되고, 하루의 지금이었던 순간을 돌아보게 된다.
죽음 앞에서 이토록 처절하지만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을까.. 죽음을 마주하고 삶의 철학을 이렇게 내뱉을 수 있을까.. 내가 만약 시한부라면 나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어쩌면 내내 두려워만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죽음을 종종 겪어서 그런가. 언제부터인가 죽음에 대해 생각을 문득.. 자주 하게 된다. 나의 삶의 끝이. 나의 인생의 끝이 어떻게 마칠지도 궁금해지기도 하고. 막상 죽음이 내 앞에 있다면 어떠한 생각을 하며.. 나의 끝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인생의 지금을 잘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책 속에는 많은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었지만 갑자기 마주한 죽음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의연하고 담담했다. 내면을 들여다보며 깨닫는 과정을 읽다 보니 괜스레 마음에 홍수가 나버렸... ㅠㅠ
어쩌면 심오하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깊이 있는 진솔함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며 읽어간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 책 속 문장 Pick
누군가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아마도 인생이 이미 그 사람을 죽였다 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만약 죽음에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미처 준비하기 전에 죽음이 당신을 죽일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결국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하게 될 것이다. (...) 어느 누구도 이 두 가지에 준비되어 있지 않고 준비되어 있다고 해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P.16)
모든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면 결국 잊히는 것이다. 그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고 이삼십 년이 흐른 뒤에 잊힌다. 어떤 이들은 천 년 정도는 기억된다. 어떤 이들은 그들에 관한 어떤 기억이 형성될 기회를 얻기도 전에 잊힌다. (...) 우리의 모든 성공과 아름다운 순간들은 우리 각자의 실패와 처참한 순간들과 함께 결국에는 잊힐 것이다. 이 세상의 끝처럼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궁극적으로는 이 세상의 진짜 끝을 만나게 될 것이다. (p.90)
아주 짧은 순간순간, 수만 가지 이유로, 인생은 굉장히 명징하게 보이고 의미로 흘러넘치기도 한다. 그러다가 거의 정확히 같은 시간만큼 아주 짧은 순간, 인생을 살아야 할 모든 이유와 위안이 사라지기도 한다. (p.159)
우리는 이 삶이 언제라도, 내일 당장이라도 끝나버릴 수 있음을 안다. 그리고 정말 내일 끝나버린다면 정도는 다르겠지만 오늘 내가 하루를 보낸 방식에 화가 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일 어제와 다르지 않은 하루, 며칠 전과 똑같은 하루를 살아간다. 어쩌면 내일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살면, 오늘 하루를 평소보다 더 망치게 될지도 모른다. (p.181)
담담하게 담은 죽음과의 동행 그리고 기록.. 공감 파티였던 이 책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 나의 마지막이 나의 끝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조금은.. 정말 아주 조금은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막상 끝을 마주하면 지금의 마음이 언제그랬냐는듯 없어질지도 모르겠지만... ㅎ)
죽음을 마주했을 때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지 말고.. 살고 있는 지금을. 주어진 지금의 시간을. 감사하며. 잘. 살아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우리의 삶은 어떤 미래에 대한 상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가지고 있으며 진짜로 빛나고 있는 바로 지금을 위한 것이다. 우리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뿐이지 않을까. 나의 자아와 모든 시공간을 딱 한 번만 지나가는 이 시점의 나. 이것이 내가 믿는 전부다. (p.91)
개인적으로 이 책 너무 좋았다.. 추천추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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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