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어머니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 현실이 불안하십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그런 상황이죠.
몸도 마음도 안정되지 않은 상태. 아들을 둘이나 키웠지만
현재로써는 별 도움이 되지를 못합니다. 주중에 가끔
그리고 주말에 가족들이 모이는데 그때를 아마도 제일
기다리실 것 같네요.
어머니는 노년의 준비를 하지 못하셨습니다.
아니 동년배 분들이 그러셨듯이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갑자기 몸이 불편해지면서 어느새 보통의 어르신들처럼
힘없는 노인이 되버린 것이죠. 워낙 팔팔하신 분이었기에
많이 우울하실 것이고 어쩌면 마음 속에 울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책은 지금 제 나이 때부터 차근차근 늙음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특별한 준비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사례로 보건데
생각해볼 여지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 모두 늙는다는 것은 알지만
좀 동떨어진 감이 있죠. 내 일 같지도 않고, 뭔가를 준비하려 해도 쑥스럽기도 하고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사실 내키지가 않습니다. 아직 젊다는 생각이 강하니까요.
사실 우리는 젊잖아요. 아직은.
그래서 지금의 어르신들이 더욱 짠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시대를 견뎌내고 여기까지 왔는데 어느 덧 젊음은 사라지고
힘없고 병든 몸만 남은 것이죠. 그럼에도 쾌활하고 열정적으로
삶을 누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요.
지금이라도 그렇게 사시면 좋을 텐데 말이죠. 제 어머니 말입니다.
그런 생각이 들수록 저의 부족함을 탓할 수밖에 없습니다.
엄마~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