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잠깐 연극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과 달리 연극 배우가 무대가 아닌

드라마나 영화를 찍으면 '배신자'가 되던 시절입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선입견은 없어진 듯 보입니다. 먹고 살아야죠.

 

2. 어떤 공연이었는데 극중이야기 입니다. 소설가지망생 둘이 등장하는데

둘은 절친이었습니다. 세월이 어느 정도 흘러 서로 연락이 없었나 봅니다.

방송국 앞 카페. 한 사람은 잘 나가는 방송작가, 한 사람은 아직도 소설가를

꿈꾸는 그냥 주부로 만났네요. 주부가 방송작가에게 한 말은 '배신자.'

물론 지금은 아니죠.

 

3. 예술가나 문학하는 분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편견은 고지식하다입니다.

그런 분들도 있지만 안 그런 분들이 더 많죠. 연령이 내려갈수록 고지식의

농도는 덜해지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의 고질적 선입견을

가지고 읽었습니다. 문학 중 문학이라 할 수 있는 시인에 관한 이야기니까요.

드라마 영화에서 등장하는 시인은 모든 것을 뒤로하고 시와 술에만 몰두하잖아요.

개인적으로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만..이책의 시인들은 그들과 좀 다르네요.

그러나 시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못지않아 보입니다.

 

4. 출판에 어떠한 사명을 갖고 있거나 그 누구에 뒤지지 않는 열정, 패기,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쩌다 이 판에 들어왔고, 어쩌다 운영을 하게 됐고,

이 판에서 먹고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어쩌면 사기꾼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네요. 시인들에게 시는 어쩌면 종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철학하시는 분들 중 시를 종교와 동등하게 여기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여기서도

어떤 분에게 그런 뉘앙스를 받기는 했는데..헤헤.

근데 출판은 저에게 종교까지는 아닙니다. 열망과 욕구는 있으나 추앙하지는 않죠.

시는 추앙해도 아름답지만 출판은 추앙하면 추해집니다.

 

5. 제 기억 속에 시인들은 가난합니다. 최소한 부자 시인은 못 본 것 같아요.

그래도 그들은 시를 놓지 못합니다. 저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오래 된 꿈은 

아니지만 1년에 한 종을 내더라도 출판을 하다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런지는

설명이 안됩니다. 밥은커녕 빚만 느는데 말이죠.ㅎㅎ

 

이분들의 시처럼 저에게 출판은 한 편의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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