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재밌는 책입니다.
인문, 철학, 편지 쓰는 법, 시, 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소개되고 쓴 사람, 만든 사람, 소장했던 사람 등을 유추하기도 하고
현대로 넘어와서 헌책방 노하우, 고서 전문 경매 풍경 등
읽을 거리, 볼 거리가 넘칩니다.
생각해보니 서양에 비해서 동양은 작가라고 불릴만한 사람들이
딱히 없네요. 우리가 아는 성현들은 작가라기 보다는 자기의 분야가 있고
깊은 사고와 연구를 통해 또는 필요에 의해 스스로 글을 썼다고
생각됩니다. 하긴 서양도 작가라는 직업이 생긴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지만요.
저작권도 없으니 그냥 필사하면 되는 것이고.. 우리는 베낀다라고 얘기하는데..
항상 그런거는 아니지만, 책을 읽다보면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는데요.
이 책에서는 우리 고전소설이 천편일률적이라는 편견을 깨게 됐구요.
요즘에 우리는 시를 안 읽는데 한자문화권이라 그런가 과거에는 모든 것이
시로 통했다는 사실은 새삼 기억에 남네요. 갑자기 시가 읽고 싶어집니다.
또 너무 흔해서 값을 매길 수가 없는 고서들은 역으로 그 당시에는
베스트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는 새로운 재미였습니다.
저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우리에게 읽을 만한 고전이 없다는 것은 그 시대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고
지금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마치 옥을 다듬듯이 발굴하여 갈고
닦고 다듬으려는 노력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