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너, 왜 그렇게 연기했어?

B  그냥요..

A  ???

 

A는 질문이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해가 안되니까요.

B는 대답할 게 없습니다. '그냥'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이외의 답은 스스로도 알수 없으니까요. 스스로도 노력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자기도 잘 모릅니다.

그냥 몸이 시키는데로 했으니까, 뇌는 몸이 시키는데로 신경들에 전달했을 뿐입니다.

예전에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꼬마 장금이의 대답이 생각나네요^^

 

책을 만들면서도 그렇습니다.

어떤 책이 잘 나갈까? 무슨 내용이 공감이 될까? 그럴려면 어떻게 만들어야하지?

제목은? 장정은? 편집은? 마케팅은? 어느 독자층에 호소해야 하나?

책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에는 무수히 많은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담당자들은 그 모든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 모든 질문에 명확하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다고 봅니다.

대부분은 구체적이지 않은, 보편적인 대답을 내 놓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잘못은 아니죠. 거기까지가 한계인 겁니다.

사실 모든 학문이 답을 계량화하려고 노력합니다. 모든 사람이 숫자만 보면 알 수 있게.

현재로써는 불가능합니다. 미래의 어느 날은... 가능할 수도.

그런데 그 미래의 어느 날에도 질문들이 생겨날겁니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많은 질문들이...

 

어쨌든.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의 차이가 있든없든 한계가 존재하죠.

대부분은 우리가 알고싶어하는 것은 그 한계 밖에 있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그것은 흔한 말로 '감'이라고 표현하게 됩니다.

그것이 순수 우리말 '그냥'입니다.

 

왜 네시간의 책은 그러냐?(칭찬의 말로 ㅋㅋ) 물으시면,

저는 이렇게 명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냥요"^^

무책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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