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님의 "9월의 읽을 만한 책"

이윤기 선생의 사망 소식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고 더 좋은 업적을 내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가 딸과 시작했던 셰익스피어 전집 번역 작업도 이렇게 허무하게 종지부를 찍게 되는 군요. 따님 혼자서라도 그 일을 마무리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의 책들을 많이 읽어본 건 아니고, 몇몇 번역본에 논란이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아무튼 그는 열심히 노력하신 분이고 서양문화의 이해에 대한 공헌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데이비드 봄의 책은 <현대물리학의 철학적 테두리>라는 제목으로 민음사 대우학술총서로 번역되었던 책입니다. 오래된 새책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the implicate order'는 보통 '내함된 질서' 혹은 '내포 질서(민음사 판)'로 번역되었는데 '접힌 질서'는 새로운 번역용어로군요. 전 개인적으론 '내함된 질서'라는 말을 좋아합니다만... '접힌 질서'는 잘 와닿지 않습니다.^^ 아무튼 새번역본은 구 번역본보다 나은 점이 있겠지요. 독일어에 문외한인 저로선 '고통'이 '슬픔'보다 독일어 단어의 의미에 더 가까우리란 걸 부정할 도린 없지만, '슬픔'이 이미 한국어에 깊숙히 들어와 있는데 굳이 '고통'으로 바꾸어야할 이유를 이해하긴 힘들군요. '슬픔'은 '고통'이라는 한국어 단어가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독일어의 원의가 무엇이었던 간에 베르테르가 느낀 것은 단순한 '고통'이 아닌 '슬픔'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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