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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 시대를 뛰어넘어 인간을 토론하다
마크 트웨인 지음, 노영선 옮김 / 이가서 / 2020년 9월
평점 :
’사람은 기계‘라는 주장을 하는 노인과 이를 반박하려는 젊은이 사이의 소크라테스식 산파법 문답이 책의 내용이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싶었는데, 결론부분에 가서야 마크 트웨인이 하고싶은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감이 잡히는 듯.
마크 트웨인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는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장난기 많은 사람이었다고 읽은 기억이 난다. 아마도 자기주장을 할 일이 있을 때는 직접적으로 치고들아가기 보다는 냉소적인 풍자를 이용하는 편이었을 것만 같다는 느낌.
이 책에서도 말미에는 근거없는 선민의식에 사로잡혀서 혹은 정부에서 내세우는 주장대로 비판없이 따르며 마냥 활기에 넘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을 근원에서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나가기 위해서 마크 트웨인이 펼친 논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먼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로 시작하여, ‘인간은 기계’라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을 펄친다.
‘인간은 자유의지가 아니라 교육받은 대로, 인간관계에 좌우되어, 외부적인 영향에 의해서 행동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결코 동물보다 우등한 것은 아니다’
‘인간이 물질적인 열망이나 돈으로 조종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 모든 것들도 정신적인 만족을 위한 것이다‘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것은 환경보다는 개개인의 기질이 중요하며, 정치적 혹은 종교적 믿음 조차도 기질은 변화시킬 수 없다’
‘대다수의 기질은 꽤 동등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이것이 국민으로 하여금 국민의 정치적 종교적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배우고 상황에 만족한 채 그것을 좋아하고 마침내 그러한 것을 선호하게 한다‘
뭐, 이런 과정을 통해서 기계적으로 주어진 입력값에 따라서 자신이 속한 종교와 국가를 최고로 여기고 무비판적으로 지지하게 되는 인간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지.
다소 무리가 있어보이는 주장으로 시작했지만,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삐딱하게 어깃장을 놓고싶었던 작가의 견해였다면 이해못할 것도 없다는 느낌이다. 실재로 그는 제국주의 비판활동, 여권 신장 운동, 노예제도 폐지에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낸 사람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활기차게 생활하는 사람들을 일깨우려고 이런저런 노력 다 해봤으나 결국 허사였으니, 젊은이 너도 헛고생에 고민하지 마라 하는 당부로 마무리하는 호기로움에는 정말, 마크 트웨인의 빈정댐과 냉소가 한가득 묻어나는 듯 하다. 원문 옮겨본다.
Nothing can do that. Everything has been tried. Without success. I beg you not to be troubl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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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로마인, 페르시아인, 이집트인, 러시아인, 독일인, 프랑스인, 영국인, 스페인인, 미국인, 남미인, 일본인, 중국인, 인도인, 터키인. 수천 가 지의 미개하고 개화된 종교와 고안될 수 있는, 강력한 정부에서 힘없는 정부에 이르는 모든 종류의 정부까지 이 모든 각각의 국민이 다른 것은 무시하면서 자기네 국민만이 유일하고 참된 종교와 합리적인 정부 조직을 가지고 있다고 알고 있지.
각각의 국민은 어찌 보면 바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에 전혀 의구심을 갖지 않은 채 자기네만의 상상속의 최고를 자랑스러워하고, 자기네가 하나님의 선민選民임을 완벽하게 확신하고 온전한 자신감으로 전쟁이 일어날 때는 하나님을 불러 지휘해줄 것을 바라며, 하나님이 적의 편에 가게 될 때는 놀라게 되나 습관적으로 그러한 것에 타당한 이유를 붙여 이해를 하고 다시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네. 즉 한마디로 자기네 종교가 어떠할지라도, 자기네의 지배자가 강력하든 힘이 없든 인류 전체는 언제나 만족하고 끊임없이 만족하며 영원히 만족하고 행복하며 감사해하며 자랑스러워한다는 것이네.
인간이란 무엇인가 | 마크 트웨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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