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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원, 단일하든 다채롭든 - 상상과 과학의 경계에서 찾아가는 한민족의 흔적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0
강인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2월
평점 :
인생명강10-우리의 기원, 단일하든 다채롭든
상상과 과학의 경계에서 찾아가는 한민족의 흔적
강인욱 지음 | 21세기북스
선사시대(역사 기록이 없는 시대), 역사시대(글자로 기록이 남아있는 시대), 그리고 원사시대(기록은 있으나 정작 자신들이 남긴 기록이 없는 시대, 고조선) 이야기를 모처럼 읽고 정리를 해보려니 머리에서 쥐가 난다. 작가는 ‘단군왕검 이래로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단일민족국가의 환상에 경종을 울리며 우리나라의 문화의 뿌리가 어디인지 조명한다. 특히 북방 유라시아를 세 방면으로 구분하여 어떻게 그 문화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고, 어떤 유물로 나타났는지 하나하나 자세하게 사진과 지도 같은 자료를 제시하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단일민족국가라는 사실은 허구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했으나, 학자로서 자세한 증거를 가지고 차근차근 설명을 듣다보니 살짝 혼란스러워진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그동안 오랑캐라고만 배워웠던 흉노나 거란 같은 사람들도 우리나라에 문화를 전파하고 건너와서 어느 순간에 우리나라 사람으로 살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그렇다면 삼국시대를 나누고 국가를 가르는 이 모든 일련의 작업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스럽기도 했다. 뭐, 모르긴 해도 국가라는 것은 또 다른 기준이 있는 것일 테지만.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쩝.
이 책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원이라는 것은 핏줄이 아니다. 적응이다.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이 결국 후손을 더 많이 퍼뜨릴 수 있다. 그럼 그들이 기원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원은 순수하고 우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환경에 잘 적응했나를 가늠하는 기준일 뿐이다.' -236쪽
'계통과 선조는 여권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자신을 이룬 수많은 문화와 혈연이라는 배경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필요한 선조를 택함으로써 현실 속 자신의 삶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133쪽
위의 사실들을 하나하나 밝히기 위해서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 키워드에 따라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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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밝힌 네 가지 키워드: 무기, 금관, 환동해, DNA
작가는 북방 유라시아를 크게 세 줄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고조선의 길: 내몽골 동남부 지역의 샤자덴 상층문화가 발달한 지역. 요하의 하류 유역으로 일찍이 초원과 중국 문화의 교차로 역할. 고조선을 상징하는 비파형 동검문화를 발달시키는 원동력이 됨.
몽골과 시베리아 초원에서 발흥했던 유목민의 기마문화. 흉노가 발흥한 기원전 4세기경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 강력해진 초원문화는 만주 일대에서 선비, 오환 등이 흉노에 복속되며 이 문화를 받아들임. 부여와 고조선의 물질문화에도 영향 줌.
환동해 루트: 동해안을 따라서 은밀하게 발달한 교역 루트. 지리적 조건이 열악해 역사에 남은 기록은 거의 없지만 유라시아의 발달된 문화 중 일부가 이 환동해 루트를 따라서 한반도로 유입되었고, 후에 발해가 성장하는 기반에 됨.
<무기>
청동기:
석기시대에서 넘어오는 청동기는 바야흐로 문명의 발흥이며 상징.
고인돌의 매장문화, 벼농사가 시작되며 사회의 규모를 키워가게 됨.
청동기 제작은 채굴에서 보수까지 적지 않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야 하는 복잡한 공정 -> 지배계급의 상징
청동기의 의미: 기술력, 무기, 제사용품
고조선의 비파형 동검: 유라시아 청동기 기술이 고조선으로 전해짐. 고조선 멸망 후 한반도의 다양한 청동기 문화에 영향을 주어 새로운 국가 건설의 원동력이 됨.
<금관>
거대고분: 유라시아 초원문화의 구심점
초원의 유목민들이 다 함께 거대한 고분에 모여 제사를 지내는 등 조상을 추모하는 문화 다수 존재. 황금유물 발견됨.
사카: 카자흐스탄과 실크로드에 살며 황금문명을 이루었던 유목민들. 기원전 4세기 때 서쪽에서 밀려나 중국의 북방으로 이동. 일부는 만리장성을 따라 중국 북방을 거쳐 이후 한반도에까지 영향. 일본까지 초원문화가 전해짐.
신라
4~5세기의 신라는 북방계 문화의 전성기. 새로운 문화 유입 활발.
신라의 귀족계급들은 자신들이 흉노의 후손이라 표방하며 돌을 쌓은 거대한 무덤을 만듬(카자흐스탄 적석목곽분과 상당히 유사)
흉노의 황금인간에서 시작된 금인 숭배 풍습이 신라 금관에 이어짐.
신라는 제외한 한반도 중앙을 차지한 다른 나라들(고구려, 백제)은 자신들의 선조를 공통적으로 부여라고 생각.
청주 오송 유적지에서 부여계 장검 발견: 부여 계통의 북방계 주민들은 현지에 동화되면서 자신들의 뿌리가 북쪽에 있음을 잊지않고 살았으며, 이들을 기꺼이 받아준 현지 사회가 존재했다는 의미. 이들은 "자신의 계통과 선조를 스스로 선택함"
<환동해>
환동해
북한의 남쪽, 일본의 서쪽, 중국의 동북부, 러시아의 극동이 감싸고 있는 동해 권역을 아우르는 지역.
암각화: 환동해와 시베리아의 연결고리
옥저(부여의 동남쪽, 두만강까지)와 읍루(옥저보다 북쪽)
함경도와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따라 북한을 거쳐 북방 유라시아와 이어지는 환동해 지역 교류의 중심. <= 통일 이후 우리의 역사를 새롭게 닦기 위한 기반
중국 중심의 역사 인식의 영향으로 우리 역사에서 소외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함.
소외된 민족과 나라가 유독 북방에 모여있는 이유: 한국사에 존재했던 남한 위주의 역사관이 원인.
<DNA>
한국어의 기원 찾기? - 순수한 언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한민족은 북방계? 남반계? - 북방계의 유물과 남반계의 유물이 모두 나타난다.
순수 혈동은 존재할 수 있는가? -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생물은 순수함을 만들 수 없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다. 즉, 단일 민족이라는 것은 환상일 뿐, 생물학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순수하다고 믿는 환상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더 나아가 타인을 차별하기 위한 구실로 삼고 다른 사람을 배격하면서 폭력과 학살, 탄압을 자행하기 때문에 위험한 사상으로 금기시 되는 것.
과거 수만 년 동안 우리가 분석할 수 있는 DNA 표본은 극히 일부에 불과. 성급한 판단은 위험
결론
'기원이라는 것은 핏줄이 아니다. 적응이다.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이 결국 후손을 더 많이 퍼뜨릴 수 있다. 그럼 그들이 기원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원은 순수하고 우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더 환경에 잘 적응했나를 가늠하는 기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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