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보우 미스터리 - Goledn Age Mystery 02
이스라엘 장윌 지음, 한동훈 옮김 / 태동출판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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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대인 작가 이스라엘 장윌이 1892년에 발표한 밀실 미스터리의 고전으로 "역대 밀실 추리소설 BEST 10"을 꼽으면 늘상 순위권에 드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영국 런던 보우가의 12월초 안개낀 아침, 미망인 여주인이 운영하는 하숙집에서 젊은 노동 운동가가 자신의 하숙방에서 목이 베인 피살체로 발견된다. 여주인과 퇴역 형사가 문을 부수고 들어간 당시의 상황은 문과 창문 그리고 빗장이 모두 안쪽에서 잠기고 걸린 그야말로 완벽한 밀실 상태. 과연 범인은 범행후 어떻게 탈출했을까.

자살과 피살의 양쪽 가능성에 대한 검시관의 세밀하고도 논리적인 분석과 공표를 시발점으로 이 불가해한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발하고...밀실 살인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독자들의 다양한 추리와 의견이 신문 투고란에 답지한다. 

그 와중에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되고...진범의 유무를 둘러싼 퇴역 형사와 현직 형사의 자존심을 건 추리 대결과 검찰측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펼쳐진다. 그리고 밝혀지는 밀실의 실체와 뜻밖의 판결...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작가가 준비해놓은 놀라운 반전이 독자를 기다린다.

영국 런던의 노동 운동등 당시 시대상에 대한 익살과 풍자가 극의 분위기를 밝게 띄우고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신변잡기식 에피소드가 때론 몰입과 집중을 방해하지만 그러한 낡고 고리타분한 부분들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밀실 미스터리로서의 추리적 재미와 짜임새가 좋다.

작가는 이 작품을 단 2주만에 집필했다고 한다. 1841년『모르그가의 살인』으로 시작한 밀실 미스터리의 계보는 1892년『빅 보우 미스터리』를 거쳐 1907년『노란방의 비밀』로 이어진다. ​밀실 트릭의 범주가 비밀 통로, 열쇠 복제, 교묘한 비밀 장치의 사용등 물리적 트릭에 머물 때『빅 보우 미스터리』는 특유의 독창성과 대담한 발상,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논리적으로 완벽한 밀실은 없다. 물리적 트릭이 숨어있지 않는 한 그 대부분은 심리적 밀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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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사적 잭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4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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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공계 미스터리의 전설『모든 것이 F가 된다』의 모리 히로시의 S & M 시리즈 제4탄. 이번 작품에서는 사이카와 & 모에 콤비가 대학교 공학 시설물에서 발생하는 연쇄 밀실 살인사건에 도전한다.『시적 사적 잭』은 유명 록가수가 발표한 노래 제목인데 가사가 연쇄살인을 암시한다는 점, 첫 두 명의 여대생 희생자가 그의 열혈 팬이었다는 점에서 인기 록가수는 경찰의 추적을 받는다. 

이 작품에는 여러개의 밀실이 등장한다. 늘상 그렇지만 밀실이 가져다주는 야릇한 미스터리적 쾌감이 좋다. 하지만 형성된 밀실이 주는 호기심에 비해 밝혀지는 밀실의 진상이 건축학적 재료와 공법에 의한 공학적 밀실인지라 책으로는 잘 이해가 안돼 조금은 답답하다. 드라마나 애니가 있으면 당장이라도 찾아서 그 밀실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

 

아마추어 탐정역의 모에는 숙부인 경찰 본부장의 막강한 배경을 등에 업고 사건 현장을 제집 드나들듯 돌아다니며 각종 단서와 수사 상황을 채집한다. 늘상 사건에 무관심한듯 하며 한발 비켜나있는 안락의자 탐정격의 사이카와 조교수는 그러한 모에로부터 사건 현황을 청취하고는 예리한 분석과 비상한 추리로 사건의 진상에 다가간다. 그야말로 찰떡 궁합 콤비이다. 이번 작품에는 사이카와에 대한 모에의 적극적인 구애가 펼쳐지는데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발전할지 (범인이 누구인지 만큼) 궁금하다.

책 중간쯤부터 어렴풋이 범인의 윤곽이 드러나지만 범행 동기는 전혀 감이 오질 않고...밝혀지는 동기는 선뜻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이 역시 공학적인 마인드로 이해해야 하나.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되는 부분 (그 집에 누가 있었나?)도 꽁꽁 숨겨놓다 마지막에 가서야 풀어놓는등 독자와의 공정한 추리 대결에서 조금은 불친절한 면도 보인다.

어쨌든 밀실이 만들어진 경위와 실체, 의외의 범인과 동기, 두 주인공의 철학적, 공학적인 밀당등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고 재밌게 읽었다. Think like a Lawyer란 말이 있다. 철저히 변호사적 사고로 생각하고 행동하란 뜻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Think like an Engineer라 하고 싶다. 그만큼 이공계적 마인드로 작품을 이해하라는 말이다. 등장인물부터 사건의 발생과 무대 배경, 그것을 해결해가는 두 콤비의 추리적 사고와 관련 공학 지식등 철저히 이공계적 마인드가 지배하는 완벽한 이공계 미스터리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평범한 대학 캠퍼스보다 좀 더 독특한 배경과 신선한 소재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S & M 시리즈中 기출간된 삼성관의『웃지 않는 수학자』, 올해 출간 예정인 가보의 미스터리를 그린『봉인재도』와 밀실 탈출 마술사가 등장하는『환혹의 죽음과 용도』가 특히 내 시선을 잡아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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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옳다
길리언 플린 지음, 김희숙 옮김 / 푸른숲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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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섬뜩하다, 오싹하다 그리고 어리둥절하다. 이 90쪽도 안되는 짧은 단편을 읽은 뒤의 감상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나를 찾아줘』의 작가 길리언 플린의 단편이다. 2015년 에드거상 최우수 단편작으로 선정될만한 충분한 재미와 임팩트가 있는 소설이다.

난 사실 여성 작가의 스릴러물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필치가 박진감넘치고 선굵은 스릴러적 전개를 방해하고 때론 주변인물에 무게를 둔 곁가지가 많아 내 미스터리 취향과 잘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리언 플린, 그녀는 예외이다. 파격적인 소재에 화끈한 스토리, 강렬한 반전등 그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짧은 단편인만큼 주요 등장인물은 달랑 세 명. 전직 매춘부이자 현직 가짜 점쟁이인 화자인 나, 사회 지도층 계급의 성공한 직장인 수전 버크 그리고 그녀의 의붓아들인 열 다섯 살의 마일즈. 100년도 더된 오래되고 음습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들,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엄마와 의붓아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방황하는 주인공. 

어쩌다 그녀는 이 저주받은 가족간의 갈등에 휘말리게 됐을까. 과연 누구 말이 진실이며 누구를 믿어야 할까. 그녀의 판단과 선택은 언제나 옳을까. 아니다. 그녀는 그녀의 판단과 선택이 언제나 옳다고 믿고 싶을 뿐이다. 진실은 어두운 심연 깊숙히 숨어 있다. 이 섬뜩한 이야기는 진실을 드러내지 않은채 마무리 되고 그것이 묘한 여운을 던져주고 어쩔수 없이 책을 다시 읽게되는 힘이 있다.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드리운 오래된 저택을 배경으로 모자간의 팽팽한 심리전과 거기에 얽혀 최종 선택을 강요받는 주인공의 갈등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짧지만 강렬한 작품이다. 순전히 분량이 짧아서 별 네 개만 준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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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관 - 밀실 살인이 너무 많다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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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술트릭의 대가" 오리하라 이치의 데뷔작으로 단편집이다. 1988년『다섯 개의 관』이란 제목으로 나왔으나 이후 두 개의 단편을 추가해서『일곱 개의 관』으로 개정, 1992년에 출시되었다. 오리하라 이치는 <도착 시리즈>, <~자 시리즈>,『그랜드맨션』등으로 대표되는 서술트릭과 호러 서스펜스물인『침묵의 교실』,『이인들의 저택』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이다. 하지만 데뷔작은 다르다. 작가의 출발점은 본격 추리소설, 그것도 밀실 트릭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거기에 유머와 패러디를 곁들였다. 작가가 이러한 방향의 데뷔작을 쓰게된 경위는 작가 후기에 잘 나와 있다. 그야말로 친구따라 강남 간 케이스다.

밀실 트릭은 모든 추리작가의 로망이다. (덧붙여 모든 추리 독자의 로망이기도 하다 ㅋ) 하지만 이미 1900년대 중반부터 많은 평론가들이 "더 이상의 밀실 트릭은 없다"고 공언한 가운데 "밀실 트릭의 대가" 존 딕슨 카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작가는 신인의 젊은 패기로 불가능한 미션에 도전한다. 책 제목은 카의 명저『세 개의 관』에서 따왔고 부제 역시 렉스 스타우트의『요리사가 너무 많다』에서 차용한 느낌이다.

 

수록된 일곱 개의 단편에서 정말 다양한 형태의 밀실이 등장한다. 나사빠진 밀실도 있고 수년동안 굳게 닫혔던 밀실도 있고 철통같은 밀실도 있고 공중에 떠있는 밀실도 있고 어이없는 밀실도 있다. 어찌보면 그 밀실이 생성된 경위가 다소 허황되고 다분히 만화적인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두 조직간의 전쟁에서 한쪽이 로켓포를 장만하자 반대쪽이 강철로 만든 핵 쉘터로 대응하는데 그 철통같은 쉘터안에서 조직의 보스가 죽는다는 식의 만화같은 설정이 그것이다 <불량한 밀실>. 과학적 분석과 현실적 접근법에 기초한 기존의 밀실 트릭 작품에 비해 일부 단편들은 상당히 기발하면서 때론 파격적이다. 

밀실 매니아로서 밀실 소리만 들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늘상 밀실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꿈을 꾸는 구로호시 경감과 그러한 경감을 보좌하는 다케우치 형사가 티격태격, 아웅다웅하는 장면들이 소소한 유머를 선사하며 작품의 감칠 맛을 더해준다. 그렇다고 내용이 한없이 가볍거나 추리가 부실한 것은 아니다. 의문의 살인사건과 함께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다양한 형태의 밀실이 등장하고 두 경찰은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식이지만 나름 예리한 분석과 정열적인 수사로 밀실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사건을 깔끔히 해결한다.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은 <와키혼진 살인사건>이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혼진 살인사건>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계속해서 범인이 바뀌는 치밀한 전개가 일품이다. 마치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할 듯 싶기도 하고『도착의 귀결』에서의 <목매다는 섬>이 연상되기도 한다. 쓰쓰이 야스타카의 <부호형사>를 패러디한 <그리운 밀실> 역시 작중작의 액자식 구성에 <유다의 창>을 연상시키는 기발한 밀실 트릭과 논리적인 전개로 기억에 남는다. 한 편의 무협소설을 보는 듯한 <존 딕슨 카를 읽은 사나이들>은 그 황당무계함이 밀실 트릭과 잘 연계되어 재밌게 읽었다. 또한 <불량한 밀실><천외소실 사건>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전개와 마지막 반전이 마치 향후 <도착 시리즈>의 원형을 미리 보는 것 같아 반가웠다. 앞쪽 다섯 개의 단편들이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난 반면 다소간의 억지스러움과 가벼움이 느껴지는 뒤쪽 두 편은 습작 수준의 애교로 봐줄만 하다.  

비록 경천동지할 정도의 정교하고도 완성도 높은 밀실 트릭이 제시된건 아니지만 더 이상 새로울게 없다는 밀실 트릭의 한계에 신인의 패기로 도전장을 내밀어 다양한 밀실 트릭을 개발하고 거기에 맞는 플롯을 짜느라 고심한 작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러한 밀실 트릭으로 데뷔한 작가가 같은 해에『도착의 사각』을 발표하고 바로 다음 해에 공전의 히트작인『도착의 론도』를 내놓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서술트릭과 호러 서스펜스물로 업종 전환을 한걸로 볼 때 그만큼 작가는 본격 추리작가로서의 재능과 한계를 일찍 깨달은게 아닐까. 이제는 서술트릭의 대가로 알려진 오리하라 이치 매직의 출발점을 지켜본 즐거운 독서, 유쾌한 밀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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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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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미스터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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