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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옳다
길리언 플린 지음, 김희숙 옮김 / 푸른숲 / 2015년 11월
평점 :
재밌다. 섬뜩하다, 오싹하다 그리고 어리둥절하다. 이 90쪽도 안되는 짧은 단편을 읽은 뒤의 감상이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나를 찾아줘』의 작가 길리언 플린의 단편이다. 2015년 에드거상 최우수 단편작으로 선정될만한 충분한 재미와 임팩트가 있는 소설이다.
난 사실 여성 작가의 스릴러물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필치가 박진감넘치고 선굵은 스릴러적 전개를 방해하고 때론 주변인물에 무게를 둔 곁가지가 많아 내 미스터리 취향과 잘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리언 플린, 그녀는 예외이다. 파격적인 소재에 화끈한 스토리, 강렬한 반전등 그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짧은 단편인만큼 주요 등장인물은 달랑 세 명. 전직 매춘부이자 현직 가짜 점쟁이인 화자인 나, 사회 지도층 계급의 성공한 직장인 수전 버크 그리고 그녀의 의붓아들인 열 다섯 살의 마일즈. 100년도 더된 오래되고 음습한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들,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엄마와 의붓아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갈등하고 방황하는 주인공.
어쩌다 그녀는 이 저주받은 가족간의 갈등에 휘말리게 됐을까. 과연 누구 말이 진실이며 누구를 믿어야 할까. 그녀의 판단과 선택은 언제나 옳을까. 아니다. 그녀는 그녀의 판단과 선택이 언제나 옳다고 믿고 싶을 뿐이다. 진실은 어두운 심연 깊숙히 숨어 있다. 이 섬뜩한 이야기는 진실을 드러내지 않은채 마무리 되고 그것이 묘한 여운을 던져주고 어쩔수 없이 책을 다시 읽게되는 힘이 있다. 어두운 그림자가 깊게 드리운 오래된 저택을 배경으로 모자간의 팽팽한 심리전과 거기에 얽혀 최종 선택을 강요받는 주인공의 갈등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짧지만 강렬한 작품이다. 순전히 분량이 짧아서 별 네 개만 준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