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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형 6일 전 ㅣ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조너선 래티머 지음, 이수현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6월
평점 :
『처형 6일 전』은 무척 독특한 소설이다. 살인죄로 기소되어 감옥에서 전기의자에 앉을 날만 기다리던 사형수가 처형 6일을 앞두고 갑자기 누명을 벗게해달라는 요청으로 진범을 찾아나서는 줄거리도 독특하고, 그러한 이야기를 하드보일드 기조에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가미한 정통 추리 방식으로 풀어가는 점도 독특하다. 거기에 6일내에 진범을 찾아내야한다는 긴박한 상황을 무척이나 여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로 전개하는 점도 독특하다.
아내 살인죄로 기소된 웨스틀랜드는 모든 정황과 물증이 자신을 범인으로 가리키자 결국 감옥에 갖혀 체념의 심정으로 죽을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처형 6일을 앞두고 "당신은 결코 살인자가 아니다"란 편지를 받고는 한줄기 빛을 발견한다. 그즉시 유능한 변호사를 섭외하고, 변호사는 주인공인 크레인 탐정을 대동한다. 그리고 탐정은 6일이라는 촉박하고 제한된 시간속에서 진범찾기에 돌입한다.
밀실 트릭, 사라진 권총의 행방, 약혼녀를 가장한 의문의 전화, 진범의 정체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추리적 요소도 풍부하고, 특히 마지막 장에서 탐정이 사건 관계자 전원을 모아놓고 수수께끼를 하나씩 풀어내며 범인을 지목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고전 추리소설의 전형을 보여준다.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건조한 문체에 추리는 진중하고 스릴러적 감성도 보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풍자와 해학 그리고 성적 코드를 곁들인 작가의 어메리칸 조크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미국식 유머를 그리 선호하지 않는 나로서는 냉온탕을 오가는듯한 진지와 코믹이 섞인 분위기에 때론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어쨌든 이 정도의 긴장감 넘치고 추리적 완성도도 괜찮은 매력적인 소재의 하드보일드풍 소설을 작가가 약관 20대에 썼다는 점은 높게 쳐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