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초콜릿 사건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앤서니 버클리 지음, 이동윤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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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건, 여섯 개의 추리

여섯 명의 아마추어 탐정이 하나의 사건을 추리한다.

과연 누구의 추리가 가장 진상에 접근했을까.

정말 독특한 플롯의 흥미진진한 고전 추리소설이다. 왕실 변호사, 여성 극작가, 여성 소설가, 추리작가등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범죄 연구회 회원 여섯 명이 경찰도 손놓은 미해결 독살사건에 도전한다. 사건은 시제품 홍보차 유스터스경에게 배달된 초콜릿 상자로부터 시작된다. 이 초콜릿 상자가 마침 부인과의 내기에 져서 초콜릿을 사가야하는 같은 클럽 멤버인 벤딕스에게 양도되고, 이를 여러 개 먹은 벤딕스 부인은 초콜릿에 들어있는 다량의 독(니트로벤젠)으로 인해 살해된다. 정작 범죄의 타겟은 무사하고 엉뚱한 사람이 희생된 것. 과연 벤딕스 부인은 애꿎은 희생자일까 아니면 정말로 벤딕스 부인을 노린 범인의 고도의 계산된 범죄일까.

당시 담당 경감을 초빙해서 자세한 수사 상황을 청취한 여섯 명의 범죄연구회회원들은 회장을 필두로 제비를 뽑아 일주일 후에 매일 순차적으로 자신의 추리를 발표한다.​ 각 회원은 독극물, 동봉된 편지지, 타이프라이터, 유스터스경의 여성 편력 포함한 사생활, 벤딕스의 재산 상태등을 기초해서 그들만의 수사와 추리를 정립해 간다. 한 회원이 자신의 추리를 피력하며 범인을 지목하면 다음 발표자가 그 추리를 뒤엎으며 새로운 추리와 범인을 내세운다. 각 회원이 발표할 때마다 사건의 진상과 범인의 정체가 계속해서 바뀐다. 반전의 연속이다.

이 작품은 플롯의 특성상 수사의 단서가 공평하게 독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독자가 탐정과 동일한 선상에서 추리에 동참하기 어렵다. 단지 각 아마추어 탐정들이 피력하는 그들 각각의 논리적인 추론을 따라가며 지적 유희를 즐기면 된다. 읽는 내내 작가가 (또는 추리소설가가) 정말 머리가 좋구나~ 감탄하게 된다.

여섯 번째 마지막 탐정에 의해 드디어(!) 밝혀지는 사건의 진상과 범인의 정체가 다소 의외적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충격적이거나 강렬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마치 일곱 번째 탐정이 등장해서 그 추론을 반박하고 새로운 가설과 범인을 내세운다면 그 역시 가능할 듯 싶은 모양새이다. 암튼 홍보 문구에도 있듯이 그야말로 지적 추리의 향연을 즐기기엔 그만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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