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최면술사 형사 뤄페이 시리즈
저우하오후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홍콩발 추리소설『13.67』로 재미를 본 한스미디어가 야심차게 내놓은 중화권 미스터리 2탄이다. 저자는 중국인 작가인 저우하오후이. 제목에서 유추하듯이 최면술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다. 얼핏 비과학적이고 다분히 미신적인 최면술이란 분야와 논리적, 과학적 분석이 뒷바침되는 추리와의 결합이라니...물과 기름같이 상극되는 두 분야의 융합이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이야기의 큰 흐름은 주인공 뤄페이 형사와 사악한 최면술사인 바이야싱의 대결 구도이다. 거기에 착한 최면술사 링밍딩이 뤄페이의 조력자로 등장한다. 일단 시작은 좋다.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두 개의 사건이 도입부부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 이후부터가 문제이다. 이야기는 일차원적으로 평이하게 진행되고 딱히 매력적인 에피소드가 보이지 않는다.

주범은 바로 메인 플롯의 부재와 사족이다. 이야기를 끌고나가는 중심 줄거리, 즉, 메인 플롯이 당체 매력적이거나 흥미를 불러일으키질 못한다. 거기에 자잘한 에피소드들, 예를 들어, 형사들이 최면술사들을 감시하다 최면에 걸려 놓치는 장면이나 여비서가 미녀 최면술사에 질투를 느껴 설사약을 음료에 섞는 장면등에서는 그 유치한 전개에 실소마저 나온다.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메인 플롯의 부재로 인해 스토리 자체가 심심하고 추리적 긴장감도 별로 없다.

또 하나는 사족, ​즉, 부연 설명이 너무 많다. 각 에피소드마다 지나친 사족이 긴장감을 갉아먹는다. 최면술에 관한 내용에서나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때마다 이야기의 핵심을 비켜가는 너무 많은 부연 설명과 기나긴 대사들이 스피디한 전개를 방해하고 지루함만 증폭시킨다.

​인간의 정신 세계를 마음대로 조정하는 최면술이란 분야를 심도있게 소개한 점이나 그러한 최면술을 추리소설에 접목시킨 시도는 신선하고 좋았으나 그것을 재미난 오락 소설로 풀어나가는 매력적인 플롯 구축에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표지는 강렬하나 내용은 밋밋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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